소통 없는 강서시장, 거래 주체별 파국 예고
공사 방치 속 불법거래 ‘횡횡’ … 거래불가 상황 이르러 경매제도 제약 속 기능 상실되는 강서시장
“양파를 소분할 장소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시장도매인에게 사옵니다. 강서시장 관리주체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 20년간 경매 제도를 방치해 파국에 이르게 생겼습니다.”
지난해 연말 서울 강서시장에서 농업전문지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진행한 중도매인 대표들을 이 같이 말하며 더 이상 중도매인을 범법자로 만들지 말고 강서시장 경매 제도의 정상화를 위해 서울특별시가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강서시장의 중도매인들이 시장의 운영주체를 두고 서울특별시에 시장의 운영을 시정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한데에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편파적인 행정이 한몫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중도매인 조합장은 “지게차 충전도 제대로 안 되서 맨날 두꺼비 집이 떨어지고 협소해서 물건도 제대로 보관할 수 없는 곳에서 장사를 하라는 건지 나가라는 건지 이제는 구분도 못 하겠다”면서 “매장은 협소해서 소분작업을 할 수도 없고 도크나 주차장에서라도 하려면 공사가 못하게 달려와 어쩔 수 없이 시장도매인에게 가서 사올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공사가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강서시장에서 소분 장소를 가지고 있는 곳은 시장도매인 공용시설이 유일하다. 경매제 시장에서도 공용시설 사용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또한 이번에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대형트럭 주차장이 다시금 개방됐지만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지난해 대법원 판결로 경매제도 시장과 시장도매인 시장의 분리를 두고 사전에 논의 없이 분리해 지속적인 논란을 만들고 있다.
중도매인 조합 측에서는 대형트럭 주차장은 구매자들이 차량을 세워두고 시장도매인제도와 경매제시장에서 물건을 사 트럭에 싣는 장소인데 일방적으로 경매 제도를 사용하게 못한 점은 매우 유감이라고 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서시장의 소분 장소, 대형트럭 주차장을 두고 시장도매인이 특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중도매인이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약해진 중도매인의 구매력에 도매시장법인이 수집능력도 동반하락 해졌기 때문에 소량의 상품은 시장도매인과의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한 유통전문가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일방적인 행정으로 강서시장을 이끌어가면서 공영도매시장의 고유의 기능을 점차 상실하게 됐음에도 아직도 문제점을 찾지 못하고 탁상행정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 행정편의적인 생각을 버리고 소통과 공감을 통해 시장이 변해 갈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의 노력이 절실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