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재배온실 전경. 난방비 급등으로 사용량을 줄일 경우, 화색이 제대로 나지 않거나 개화가 늦어지는 등 상품성 저하가 우려된다.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에 겨울 농사를 앞둔 화훼농가들의 시름이 깊다. 내수소비 침체 등으로 꽃값은 몇 년 째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심각하다. 특히 최대 대목인 내년 졸업시즌을 앞두고 시설장미를 재배하거나, 수출을 위한 양란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농가들은 “급등하는 고유가에 재배를 계속해나갈 재간이 없다”며 “화훼 농가는 원가에서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이 넘는데, 정부의 면세유 공급 효율화나 난방비 절감을 위한 시설개발, 값싼 대체연료 보급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감감무소식” 이라며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이달 초 화훼농가가 시설하우스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벙커C유 한 드럼(200ℓ) 가격은 10만원에 육박하는 9만7~8,000원 선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8000원선)보다 40% 이상 올랐다. 한 장미농가는 “농장 규모를 줄이거나 연탄으로 대체하거나 하는 상황” 이라며 “영세농가들은 기름값 상승으로 인한 생산원가 급등이 결국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걱정했다. 또 다른 농가도 “3,000㎡ 농장의 올해 월 평균 벙커C유 값이 500만여원으로 지난해 360만여 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올 겨울 날씨가 예년보다 더 추워질 거라는데 벌써부터 기름값 걱정에 한숨뿐” 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일수출 장미농가들은 경영비의 30%를 차지하던 난방비가 40%를 넘어서면서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사전계약으로 판매가가 정해지는 수출 관행상 유가 상승분이 가격에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 대규모 유리온실 재배농가의 경우 난방시설을 교체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 이를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면세유 사용 농가부담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 반해, 정부의 면세유 지원방법은 이같은 상황을 반영·보전하지 목하고 있어, 수출유망 화훼산업 육성이라는 정부 외침은 재배농가에 설득력이 없는 상황이다. 배럴당 유가 100달러 돌파가 현실화 되는 등 유가상승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른 화훼농가의 생산원가 부담은 영세농가의 농사포기, 수출화훼 상품성 저하에 따른 수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시급한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김산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