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농협, 원예산업의 새 시대를 연다

“원예, 미래가치산업 … 전국품목농협이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

2023-06-13     권성환

■이기용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

본지가 창간 28주년을 맞아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으로 지난 4월 17일 당선된 이기용 신임회장(인천원예농협 조합장)을 만나 품목농협의 경쟁력 제고 방안과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들어봤다.

▶우선 전국품목농협협의회장으로 당선되신 소감이 어떠신지요.

코로나19 장기화 및 기후변화로 인한 냉해 피해 등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대·내외적인 어려움이 많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원예 산업에 종사하며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굵은 땀방울 거름 삼아 인고의 시간을 오롯이 견뎌내며 대한민국 원예 산업을 어느 국가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자랑스런 역사를 만들어 왔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품목농협이 자리하고 있음을 자부한다. 앞으로 원예 산업의 유구한 역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전국 45개 품목농협 조합장님과 서로 상생을 위한 발걸음을 함께하며 원예 산업에 산재한 각종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품목농협의 밝은 미래를 위해 맡은 바 책임을 다 하겠다.   

▶품목농협을 운영하는데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존재할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현재 품목농협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최근 들어 농촌 고령화와 농업인구 감소, 농지 면적 축소 등의 많은 이유로 조합원이 감소하고 있는 현 실정을 누구보다 몸소 느끼고 있다. 이러한 높은 자격기준이 유지되고 농업인구의 이탈이 이어진다면, 조합원 수는 더 적어질 것이고 때로는 존폐의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 농업은 전반적으로 품질이 좋고 수출 실적도 증가세지만, 지금처럼 고령화된 농촌에서는 발전이 더딜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청년농업인들이 농촌에 새로 유입되어 젊은 바람을 일으키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실행해 나간다면 한국 농업은 더욱 더 발전할 수 있을거라 본다. 
따라서, 청년들이 도시로 이탈하는 것을 막고 농촌으로 돌아올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다면 농촌에 머무르며 농업에 관심을 갖는 청년들이 증가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에 대한 청년농업인의 최소가치를 지켜주며 농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생활안정, 정보공유, 전문교육, 자금지원 등 실질적으로 청년농의 피부에 와닿는 지원책이 우선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농촌 고령화 및 도시개발로 인해 품목농협 조합원이 많이 감소하고 있어 자격기준을 완화해야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농촌 고령화 현상 및 도시개발로 인해 농지가 편입되거나 축소되는 경우가 많아 조합원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조합원 자격 상실의 결과로 이어져 조합원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이는 농업인구 감소로 이어져 노동력 부족 및 농업 경영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대가 변화한 만큼 높은 가입 기준 문제를 농업 현실을 감안해 일정부분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이러한 자격기준 완화는 농협중앙회 및 농림축산식품부와 정책 변경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과거 같으면 기상이변이라 할 만한 기상 현상들이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피해를 입고 있는 품목농협 조합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심해질 이상기후 현상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찬가지로 과수분야의 냉해 피해가 큰 실정이다. 기온 상승으로 개화기가 당겨졌으나, 수정 시기에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고 비도 오면서 냉해를 입은 과수 농가들의 결실율이 지난해 대비 30~40% 밖에 되지 않는다. 점차 심해지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냉해 등 자연재해의 장기적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농가에서도 냉해 방지용 방상팬, 난방기 등 재해 방지 시설 설치도 중요하지만 농작물재해보험 등 범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보상 및 폭 넓은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 

▶최근 CPTTP, IPET 등이 거론되면서 국내 원예농가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수입농산물이 범람하는 때에 원예농가들은 어떠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먼저, 각종 수입농산물 관련 무역협정의 포괄적·점진적 가입 및 철회를 신중히 재검토할 필요성 있다고 생각한다. 피해 당사자인 농업계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일방적인 무역협정의 추진은 결국 우리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 
낮아진 검역기준과 오염된 수입농축산물로 국민의 건강까지 담보로 잡힐 수 있는 국가적인 문제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자국의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국제적 노력에 역행하는 협정은 농수산 생산기반 붕괴가 예상되고 농어촌 지역경제 악화로 이어져 중소 지방도시 소멸을 더욱 가속화 시킬 수 있고 지역별·산업별 갈등과 불신 심화로 국민 갈등도 초래할 수 있어 정부의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  
나아가 시장 개방에 따른 피해가 집중된 농업부문과 산업부문의 무역이익 불균형 해소와 농업인 생존권 보장을 위한 실효적 대책 제시 및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선진국 수준의 식량안보대책 마련과 이를 실행할 국가재정지원계획 수립 또한 필요하다. 아울러, 높은 관세 철폐율로 인한 수입산 저가 농축산물 범람에 우리 원예 농가들은 최고의 우수 농산물 생산 등 농업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수입농산물 증가로 국내 농산물 소비가 감소하고 있어 수출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수출활성화를 위해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한류 등에 힘입은 신선 농산물 수출 시장의 청신호를 발판으로 정부 중앙기관과 농업기술센터 산지 조직체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해외시장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소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안전과 위생 요인을 기본으로 맛과 기능성을 강조한 제품 개발과 목표시장 분석, 전략 등을 수립해 지속적으로 우리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수출 유망 신규 품목 발굴, 수출 농산물 안전성 교육, 분야별 전문가 합동 종합 상담을 추진해 수출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야 되고, 지역의 새로운 특화 품목 육성과 단지 조성에 따른 생산물 판로 확보의 대안으로 수출시장을 확대해 농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수급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다양한 정책 및 재정 지원, 수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계획도 필요하다. 

▶아울러 시장 개방화 속에 품목농협의 전문성 제고가 요청되고 있습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과 품목농협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온라인농산물거래소 개설, 농산물 도매기능 강화를 위한 농산물도매분사를 통합 하는 등 유통 혁신과 스마트 농업 확대 지원 등 디지털 혁신과 전환을 통해 농업인은 물론 소비자까지 웃을 수 있는 농산물 유통구조를 만들어 온라인 중심의 유통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나가는 경제사업 활성화 계획을 준비하고 농협 중심의 책임 판매 비중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끝으로 우리 원예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 방안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원예산업은 식량생산과 공급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 많은 미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에 경쟁력을 키운다면 시장과 가치가 무한한 부분이며,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디지털 농업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농업 확대 방안도 장기적인 발전 방안에 하나가 될 수 있으며, 기능성 식의약 소재, 친환경 소재 등 부가가치가 높은 소재 개발은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이기도 하다. 또한, 경관농업, 도시농업, 치유농업은 고령화 도시화 시대에서 소비자 욕구와 사회적 요구가 많다.
이러한 원예 산업은 부가 가치가 높은 농업 분야로 미래 소비와 시장의 변화를 잘 읽고 기술 경쟁력을 키운다면 그 어느 분야보다 산업적 가치가 큰 분야로 장기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원예 산업의 지위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국품목농협협의회가 미래 신 성장 동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함께 협력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