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모태펀드 관리기관 변경 중단 촉구

정부, 기존 농금원 관리업무 한국벤처투자 변경 추진 “농업 투자 축소 이어져 농업 경쟁력 약화시킬 것”

2022-12-14     권성환

농업인의 투자유치 역량 강화 목표로 만들어진 ‘농식품모태펀드’의 관리기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기관으로 변경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회장 이학구)가 농식품모태펀드 관리기관 변경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초 농식품모태펀드는 농업에 대한 투자 촉진과 농업인의 투자유치 역량 강화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업무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한국벤처투자로 변경될 것으로 알려져 농업계의 우려가 크다.

농식품모태펀드 외 농업분야에 대한 마땅한 투자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자칫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지난 9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조치는 기획재정부가 7월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의 일환으로 공공기관 간 유사·중복 기능 조정이라는 명분하에 농업계의 의견 수렴 없이 무리하게 추진됐다”며 “이대로면 농식품모태펀드 관리업무가 중소기업진흥, 문화, 관광, 영화, 스포츠 등의 모태펀드 투자를 관리하는 한국벤처투자로 일원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우려했다.

한농연은 “농업 투자는 타 산업과 달리 경영체의 영세성, 높은 투자위험, 투자비 회수 장기화 드 특수성이 존재한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수익성과 효율성 관점에서 접근할 시 농업투자가 필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농금원은 농식품 분야 전문역량을 바탕으로 관계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농업인의 성장을 위한 현장 코칭, 맞춤형 컨설팅, 투자설명회 등 차별화된 투자지원제도를 운영 중에 있다. 농업에 대한 이해와 네트워크가 없는 한국벤처투자로 관리기관이 변경될 경우 농업인에 대한 세밀한 맞춤형 지원이 더 이상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농연은 관리기관 변경은 국정과제 달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윤석열 정부는 농업 미래성장 산업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후계·청년 농업인 3만 명 육성, 디지털·스마트농업 전환 등 농식품 분야 혁신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를 위해 정부 보조·융자와 더불어 금융 투자가 상호 연계해 활성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농연은 “농업과 금융에대한 이해를 동시에 갖춘 기관이 농업정책과 연계해 영파머스 펀드, 농식품벤처 펀드 등 다양한 펀드를 조성하고 관리해야 한다”며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고 한국벤처투자로 관리기관을 변경한다면 정책 목표 달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후환경 변화, 교역환경 변화 및 대외개방 확대, 농업인구 감소 등 농업 환경·여건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만큼 농업 구조 전환을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농업예산 규모가 3% 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농식품모태펀드 관리기관 변경은 농업 투자 축소로 이어져 농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농식품모태펀드 관리기관 변경을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이 촉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