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요의 현장 애로기술(8)

2007-02-26     원예산업신문
■터널공사 옆 나리꽃 생육불량■전라남도 동남부의 남해안과 접한 어느 시에서 나리꽃 시설재배 포장 인근에서 철도 터널공사 중에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하여 나리꽃이 스트레스를 받아 잎이 황화되고 개화가 지연되는 등의 장해가 발생하여 피해가 많다는 농가의 주장에 따라 해당 농업기술센터로부터 이의 원인 규명 요청에 따른 현장기술 지원 사례이다.지난달 16일 농촌진흥청의 전문가 4명은 관련 시농업기술센터 직원의 안내를 받아 문제의 나리꽃 시설재배 하우스를 찾았다.농가의 나리 재배면적은 300평, 지난해 6월 16일 ‘엑티바’ 품종을 정식하여 일부는 수확했으나 아직 개화 지연과 황화·하엽 낙엽 및 고사 등으로 작황이 고르지 못하고 수확이 지연된 상태였다.이의 원인에 대하여 농가는 정식 후는 정상생육을 하였으나, 11월 하순부터 하우스 뒤쪽 10여m 떨어진 곳의 지하 70여m 지점에서 철도선형개량 목적의 지하 터널을 뚫기 위한 발파작업을 시작하면서 그 진동과 소음으로 나리꽃이 스트레스를 받아 잎이 황화 또는 생육이 지연되거나 고사하는 등의 장해가 발생하였다는 주장이다.발파는 지난해 11월 하순부터 7~10일간은 하루 중 새벽 3시와 저녁 8시 등 네 번 정도, 지금은 아침 7시 30분경에 한번 정도 하고 있으며 발파강도도 많이 줄었다고 하나 하우스 내 2중 내피를 고정하기 위한 크립이 아래쪽으로 처져 있는 것이 많았었는데 그것이 발파 진동의 영향이라는 것이었다.한편 하우스 내 온도 등 환경관리 상태파악을 위하여 농가의 난방 관련 작업일지에서 온도관리 부분을 보았다.설정온도는 11월 12일 부터는 7℃로 하여 추운 날만 가동되게 했고, 11월 29일부터는 8℃, 크리스마스 무렵 출하를 위하여 12월 8일부터는 12℃로 높여 가동하였다는 것이다.그러나 12월14일경부터 나리의 아래 잎이 갈색으로 변하여 고사하는 현상이 생기면서 생육이 부진해지자, 이의 원인을 발파작업에 의한 온풍기의 컨트롤러 고장으로 온도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믿고 터널 시공사에 항의한 결과, 당일(12월 22일) 바로 컨트롤러를 교체해 주어 정상 가동되었다고 하며, 고장수리를 한 기술자는 온풍기가 낡은데다 발파작업의 진동도 고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었다.이와 같이 피해농가의 주장과 시설내의 작황을 살펴본 결과 포장의 절반 이상이 황화현상이 발생하였는데, 주로 남쪽이 피해를 받았고 바람막이 언덕이 있는 북쪽은 생육이 정상이었다.황화된 잎에서의 병징은 전혀 없었으며, 뿌리는 끝부분에 약간의 문제가 있었고, 토양 습도는 다소 건조한 상태였으나, 이러한 현상들이 잎을 황화시키는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나리의 겨울재배시 정상생육을 위한 온도관리는 야간 최저온도를 10℃ 이상 유지시켜 주어야 하며, 5℃이하에서는 저온피해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그리고 나리는 주야간 온도교차가 10℃ 이상 되면 생육에 지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잎이 야간에 저온피해를 받고, 주간에 온도가 높이 올라가면 주야간 온도 격차가 10℃ 이상 되어 잎이 황화된 것으로 판단되었다.특히 야간 온도관리에서 농가는 밤에도 7~8℃를 유지했다고 하나 온풍기 컨트롤러 교체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온풍기의 작동불량 등으로 인해 이보다 온도가 낮았을 것으로 판단되었는데 그 근거로써 담장이 있는 북쪽 켠의 나리는 정상생육을 보인 것은 하우스 바로 옆에 바람막이 겸 돌담이 낮에 열기를 받고, 밤에는 그 복사열이 발생함으로서 북쪽은 온도 편차가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남쪽은 앞쪽이 트여 있어 밤에는 온도가 빨리 떨어지고 낮에는 햇빛을 받아 온도가 빨리 오르는 등 온도편차가 심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12월 8일부터는 크리스마스 성수기의 수확을 위하여 설정온도를 12℃로 하여 관리하던 중 12월 14일에 피해증상을 알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시설 내 온도는 온풍기의 컨트롤러 이상으로 나리의 저온피해를 받는 한계온도 이하로 내려갔다고 볼 수 있는데 그 근거로서 지난해 12월 3일, 여수지방의 최저기온이 영하 0.8℃로 내려간 적이 있으므로 이때부터 실제 피해가 시작 되었다고 할 수 있다.예상했던 시기보다 절화시기가 늦은 것은, 진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보다는 품종특성과 더불어 저온 및 관수의 부족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었는데 진동피해는 하우스 북쪽이 더 많이 받았을 것으로 추정 됨에도 불구하고 정상생육하고 있는 것은 이를 증명해 주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단지 하루에 2번 정도 있었던 진동은 나리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주었다고는 생각되나 주 원인은 아니라고 보여졌다. 따라서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요인을 감안할 때 잎의 황변 및 생육지연 등의 주 요인은 저온피해로 추정되며, 이는 온풍기의 노후화와 지하터널 굴착을 위한 발파진동에 의한 온풍기 컨트롤러에 이상이 생겨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