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품목 갈수록 줄어드는 한-미FTA 농산물협상

2007-02-16     원예산업신문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에서 우리 쪽 협상단이 국내 농산물시장 개방폭을 더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수정안을 미국 쪽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7차 협상 이틀째인 지난 12일 우리측은 지난 6차 협상 때까지 우리 쪽에서 민감품목으로 분류한 농산물 235개 가운데 민감도가 덜한 품목을 빼고 ‘개방의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초민감품목’으로 100여개를 골라 미국 쪽에 제시한 것이다.이번 보호농산물 품목수는 세관의 품목분류기준(HS코드)에 따른 수치로 쌀·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사과·감귤·오렌지 등이 초민감품목에 포함됐다.또, 고추·마늘·양파는 여전히 초민감품목으로 분류했지만 미국측은 관심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개방을 하더라도 미국에서 거의 생산되지 않거나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국내 농산물시장에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알려진 이들 품목의 경우 향후 제외될 가능성이 있어, 초민감품목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도 다분하다. 모두 1,531개 품목의 관세철폐 여부와 방식을 다루는 농업분야 협상에서 우리측 협상단은 이런 예외취급 품목수를 처음에는 284개(2006년 9월 미국 시애틀 3차협상)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농산물 시장의 예외없는 관세철폐’를 주장하는 미국측 요구로 지난해 10월 4차 제주협상에서 235개로 줄였고, 이번에 다시 절반 이상 더 줄인 것이다. 이번 한·미 FTA 협상에서 예외품목 농산물이 100여개로 확정될 경우,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맺은 자유무역협정 가운데 가장 큰 폭의 농산물 시장 개방이 이뤄지게 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역대 국가들과의 농산물 예외품목수는 한·칠레 FTA가 413개, 한·싱가포르 484개,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956개 등이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측의 태도다. 미국은 예외품목수를 절반 가까이 줄인 이번 수정안에도 만족하지 않고 있다. 입장차가 큰 품목들이 해결방향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우리측에 있어 농업분야와 같은 의미인 미국측의 섬유산업 분야와 맞물릴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 이에 따라 미국이 섬유분야에서 얼마만큼 양보하느냐에 따라 추가로 개방대상 품목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경우 고추·양파·마늘 등이 추가 제외품목으로 지정될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절대 안심할 수 없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고 있다. 이미 4년전 양파가 쿼터제 형태로 미국에서 수입된 적이 있는데 FTA 협상으로 관세가 낮춰질 경우 국내 시장에서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게 될 것이며, 이들 양념채소류는 향후 중국등 다른 나라와의 FTA 협상시 우리측에 불리한 영향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