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을 맞으며…
2007-01-02 원예산업신문
정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달력을 바꿔달며 희망을 안고 새로운 영농설계를 마련합시다. 농사일에 쫓겨사는 농업인들에게 해가 가고 오는 일은 대수로울 수가 없습니다. 지난 한해도 사회 곳곳에 불신과 좌절에 시달리며 우리농촌은 열두장 달력처럼 걱정도 열두겹입니다. 시설하우스 단지에선 기름값 걱정, 과원에선 외국산 과일 수입 걱정…. 만성적인 빚걱정은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인심 좋고 먹거리가 풍부했던 넉넉한 곳이 우리의 농촌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농촌은 ‘걱정의 공간’이며, 젊은이들이 떠난 농촌의 빈 곳간엔 근심만이 가득합니다.묵은 해는 지났지만 농업계의 묵은 근심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농업계를 달구고 있는 한·미FTA협상이 올해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FTA협상단이 농업의 중요성을 과소평가, 공산품이나 금융시장을 지키는 ‘카드’로 쓸 수 있다는 불안감을 지울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미국의 쌀시장 개방 요구와 관련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측의 다짐이지만, 이같은 정부의 굳은 약속에도 농업계는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쌀 대신 다른 농산물의 수입문턱을 낮추지 않을까, 걱정은 또다른 걱정을 낳고 있습니다.특히 원예업계에선 과일시장 개방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대표과일인 사과와 배의 품질이 결코 미국산에 뒤지지 않지만, 중저가품 위주로 시장교란이 시작된다면 과수산업은 고사위기를 맞을 것입니다.우리나라 6대과종의 연간 총 생산량은 200만톤을 약간 상회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워싱턴주의 사과 단일품목 생산량만 연 255만톤에 이릅니다. 최근들어 미국 과수농가들은 아시아권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 품종갱신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려 더욱 우려스럽습니다.더욱 무서운 것은 그들의 조직력입니다. 우리농업을 지탱하는 주조직은 종합농협이나, 미국을 비롯한 농업선진국들은 품목별 전문조직이 매우 발달돼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조직화된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방어수단이 우리에겐 없습니다.사실 우리 원예업계는 농산물 수입개방에 대비, 오래전부터 수출시장 개척에 힘써 왔습니다. 과수업계는 배의 대미 수출선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성과는 크지 않았지만 일본시장에 대한 채소류수출도 생산자단체 차원에서 시도되고 있으며 화훼업계는 중국과 미국 등에 중간육성 시설까지 갖추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전망은 밝지 않지만, 올해에도 이같은 농업계의 자구노력은 원예부문을 중심으로 계속될 것입니다.희망을 안고 새로운 영농기법을 도입 고품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농민들은 씨를 뿌리고 병해충과 싸우며 시장개척에 모든 힘을 쏟고 있습니다. 농업선진국들의 시장개방 압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지금, 우리 정부에서도 국제경쟁력을 가출 수 있는 품목별 전문화에 선택과 집중을 하며 새로운 비젼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그리하여 새해에는 한장씩 달력을 떼어낼 때마다 걱정의 두께도 얇아지는 새해가 되길 기원해 봅니다. 올해가 가고 또 새해가 올 즈음엔 농업계에 드리웠던 절망이 희망으로 커지리라 믿어보면서 원예가족 모두에게 금년한해 모든 소망이 이룩되시기를 기원합니다.발행인 박두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