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알레르기, 약초로 이길 수 있다

2015-03-09     원예산업신문

사람의 몸은 면역계라고 하는 외부로부터의 이물질(항원)에 대해 방어할 수 있는 체계를 가지고 있어 감염이나 질병으로부터 보호된다. 면역에는 피부, 점막 등을 비롯한 신체적 장벽이나 식세포의 작용 등 항원에 비특이적인 ‘선천면역’과 항원에 의존적이고 특이적인 ‘획득면역’이 있다. 

면역반응과 관련하여 대부분의 사람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물질이 일부 사람에서는 과도하거나 비정상적인 형태의 면역반응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를 면역과민반응(또는 알레르기 면역반응)이라고 한다. 면역과민반응은 반응기작과 발병시간에 따라 4가지 정도의 형태로 구분되지만 보통은 즉시형 과민반응인 ‘제1형 과민반응’을 의미한다. ‘제1형 과민반응’에 의해 유발되는 질환은 면역글로불린E(IgE)에 의해 매개되는 특징을 가지며,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아토피성 습진 등이 포함되고, 우리나라 뿐 만아니라 세계적으로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기전으로 주요 원인세포인 비만세포의 신호경로가 항원자극에 의해 활성화되고 그 결과 급성 또는 만성 알레르기성 반응을 조절하는 여러 알레르기 유발 매개물질들(히스타민, 사이토카인 등)이 분비되어 알레르기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러한 비만세포 분비를 억제시키는 접근법으로 IgE와 알레르기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인 알레르겐이 수용체-항IgE 항체에 부착하는 것을 억제하거나 부착 후 수용체의 신호전달계를 억제하는 방법이 고려되고 있다.

현재 이러한 면역과민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약물이나 치료요법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알레르기 질환 제어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는 면역과민반응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염증에 의한 증상만 완화시키는 한계가 있고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하는 등 알레르기 증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

그래서 부작용이 낮은 천연물로서 알레르기를 치료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보고된 알레르기 억제물질 중에서 동물실험에서 알레르기 완화 효과가 확인된 식물(혹은 생약)에는 당삼, 소엽, 배암차즈기, 짚신나물, 고삼, 어성초, 자작나무(껍질), 벚나무(껍질), 승마, 개옻나무, 지실, 더위지기, 황금(지상부) 등이 있다. 식물로부터 분리된 성분 중에서는 감잎에서 분리된 페놀성 화합물군, 상백피의 리그닌-탄수화물복합체, 감초의 glycyrrhizin, 18β-glycyrrhetinic acid, liquiritigenine 성분이 있다.

또한 세포수준에서 항알레르기 효과가 확인된 약초로는 꾸지뽕나무, 목과, 생강나무, 머위(엽병), 창이자, 우방자, 백하수오, 시엽, 모단피, 산수유, 지치(뿌리), 상엽, 흑지마, 어성초, 선학초, 고삼 등이 보고되어 있다. 인삼의 사포닌, 대계(개엉겅퀴)의 주성분인 silibinin, 참당귀에서 분리된 성분인 노다케닌 등의 성분도 항알레르기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알레르기반응에 기인한 아토피 피부염 개선효과가 있다고 보고된 약초는 석류, 석곡, 자화지정, 노회, 만형자, 고욤나무(잎), 길경발효추출물, 도라지( Platycodin-D 포함), 오가피, 황금, 오미자, 지실, 오매, 진피, 인진호 등이 보고되어 있다. 천식과 관련해서는 길경, 강활, 미역줄나무(잎, 줄기), 래복자가, 비염과 관련해서는 북강활이 보고되어 있다.

이처럼 단일 식물이 알레르기반응, 아토피피부염, 천식 및 비염에 대해 개선 효과를 확인한 보고 외에도 다수의 논문들이 몇 가지 생약을 혼합하여 제조된 처방 및 복합체를 재료로 사용하여 효과를 확인하여 보고하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항알레르기 효과를 확인한 많은 국내 연구보고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하는 면역과민반응개선 관련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기능성원료는 다래추출물, 소엽추출물, 피카오프레토분말등복합물, Enterolcoccus faecalis가열처리건조분말 등 4가지 정도이다.

따라서, 언급된 바와 같이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데에 비해 실용화되는 경우는 매우 낮아 지속적인 증가를 보이는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실용화 연구가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는 다양한 약초자원을 재료로 하여 항알레르기 활성을 탐색하고 있으며, 현재 다수의 후보자원을 선발하고 동물실험단계의 활성 평가 등 후속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추진된 연구의 결과로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가 우수한 항알레르기 약초 소재의 개발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농진청 원예원 인삼특작이용팀 농업연구관 이승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