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계통간 홍삼판매 하나로 뭉쳤다

인삼특작부 통합구매 연 20~40억 판촉비 절감

2014-01-20     원예산업신문

같은 농협계통 간 홍삼 판매관련 출혈경쟁을 지양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의욕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농협중앙회 인삼특작부(부장 고병기)의  통합구매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구매사업이란 전국 판매장에서 동일한 농협계통인 11개 인삼농협 및 (주)농협홍삼(브랜드 한삼인) 제품이 과도한 출혈경쟁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각 농협계통에서 개별 판매장에 제품 공급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인삼특작부(통합구매본부)에서 11개 인삼농협 및 (주)농협홍삼 제품을 일괄적으로 납품받아 각 판매장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경기불황으로 인삼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과도한 출혈경쟁이 경영의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으며 통합구매를 실시함으로써 연 20∼40억원의 판촉비용 절감이 기대되고 있다.
인삼특작부는 지난해 말까지 수도권 농협 판매장을 대상으로 전면 통합구매에 들어갔으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방에 대해서도 통합구매사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인삼특작부는 작년 7월 농협유통 직영점과 수원, 성남, 고양 유통센터를 대상으로 통합마케팅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지난달 13일부터는 수도권 농협중앙회 소속 하나로마트를 대상으로 전면 확대했다.
고양과 수원의 유통센터 식자재 매장에도 공급을 시작했으며 하나로클럽 인천점, 서대문점, 신촌점 등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다. 인삼특작부는 통합구매사업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전문직 직원 1명을 별도로 채용했다. 
농협중앙회 인삼특작부 마케팅 담당자는 “현재 수도권 통합구매사업이 체계를 잡아가고 있다”며 “농협간 손실을 감수하는 과당 출혈경쟁은 잡혔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통합구매사업 전까지는 서로 가격을 낮추기 위해 출혈경쟁을 했으나 이제 수도권에서는 더 이상 제 살 깎아먹기식의 할인경쟁이 없기 때문에 각 농협계통은 제품 품질개선과 고객 서비스개선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일 계통 간에 과도한 할인경쟁은 경영압박을 유발해 품질저하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저렴한 원료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악순환은 전체 농협홍삼의 신뢰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인삼특작부의 통합구매사업으로 이러한 우려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각 농협계통은 품질 및 고객서비스로 승부를 해야 한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는 가격이 1∼2만원 저렴한 것보다 안전성이 보장된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인삼농협별로 판매장에 계약·공급하던 것을 단일화시켜 판매장과의 가격협상력을 높이고 인삼특작부에서 공급계약, 가격관리, 물류, 마케팅 등을 통합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업무효율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재 농협가공식품·특산품(식품사업부), 생활물자(상품구매부), 청과·채소(도매사업부), 축산물(축산물판매분사) 등 대부분 품목이 통합구매를 실시하고 있으나 그동안 홍삼·수삼만 미 실시돼 왔다.
인삼특작부는 단기적으로 계통판매장의 판매장 입점·판촉 인력운영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향후 구매, 마케팅, 정산 등을 통합해 나갈 방침이다. 현행 사업체계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계약, 구매, 정산, 마케팅 등을 인삼특작부에서 주관해 시너지효과를 배가시킨다는 것이다.
인삼농협은 제품생산에만 전념하고 인삼특작부에서 판매 및 마케팅을 전담함으로써 (주)농협홍삼의 매출이 2,000억원 이상 도달 시 공동브랜드 사업과 병행해 추진될 예정이다.
인삼특작부는 인삼농협에서 판촉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백화점, 할인점, 대형슈퍼, 온라인쇼핑몰 등 외부 대형유통업체를 위주로 판촉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외부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은 농협인삼 시장의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
인삼특작부는 통합구매 실시를 위해 각 인삼농협 및 (주)농협홍삼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관련 전산시스템도 개발·구축했다. 인삼농협, (주)농협홍삼, 인삼특작부가 함께하는 인삼통합구매협의회를 구성, 설날·추석 및 매분기 정기적으로 협의해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통합구매 사업이 안정화되면 계통판매장 인삼코너의 통합운영방안을 강구하고 인테리어, 집기, 판촉 및 매장관리를 개별운영에서 인삼특작부에 일괄적으로 위탁해 운영 관리한다. 이로써 비용이 가장 많이 소요되는 인건비 및 물류비 절감 등이 가능하다.
2012년 인삼농협과 (주)농협홍삼은 총 1,819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판촉비로 82억원을 사용, 마이너스 13억원의 손익을 기록했다. 통합구매가 활성화되면 인삼농협 상호간 출혈경쟁을 방지해 인삼농협 전체적으로 연간 20∼50%(연간 20∼40억원)의 판촉비용 절감효과가 발생,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인삼특작부는 전국 인삼농협 가공공장의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조합공동사업법인 형태로 통합관리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부진으로 전국 인삼농협 가공제품의 판매율이 높지 않아 각 조합 가공공장의 가동률은 높지 않은 상태다. 이를 조합공동사업법인으로 통합관리 함으로써 가공공장별 특정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가동률을 높일 예정이다. 다양한 가공제품을 하나의 가공공장에서 동시에 생산하는 것보다 각 가공공장별로 특화시킨다는 것이다.
인삼특작부는 인삼농협 가공공장 통합운영을 통해 △가공공장별 특화를 통한 가동률 제고 및 규모의 경제 실현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한 가격 및 품질경쟁력 향상 △계통내 수출창구 및 브랜드 일원화를 통한 매출확대 도모 △인삼농협간 과당경쟁 방지 및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을 목표하고 있다.
전국 인삼농협은 저정성이 약한 수삼을 가공할 수밖에 없어 1차가공을 하고 있으나 제품군이 유사해 계통간 경쟁이 불가피하다. 주요 생산 제품군은 홍삼 본삼, 농축액, 파우치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기존 인삼농협 가공공장을 유지하면서 공동브랜드로도 갈수 있으나 수요확대 관련 한계에 도달, 경영압박이 가속화되고 있어 가공공장 통합운영으로 운영 효율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가공공장 통합운영이 그동안 미진했던 수출창구 일원화 및 공동브랜드사업의 유일한 해결책도 될 수 있다.    
가공공장 통합운영 방식으로는 권역별 단계적 통합과 일괄 통합이 대두되고 있다. 권역별 단계별 통합은 올해 경기권(개성, 경기동부, 김포파주, 안성, 강화), 2016년까지 충청권(백제금산, 충북, 서산), 2018년까지 기타권(풍기, 강원, 전북, 농협홍삼)을 점진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일괄 통합은 단계적 통합 역시 비효율적인 면이 잔존하고 있어 이를 한 번에 제거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인삼특작부는 농협경제연구소에 ‘인삼농협 가공공장 통합운영 추진방안’이라는 용역을 의뢰했다. 주요내용에는 △농협 인삼사업의 내외부 환경 분석 △ 인삼농협 가공공장 운영현황 분석 및 경영진단 △가공공장별 경영효율성 및 품목별 생산효율성 분석, 특화 선정 △인삼농협 가공공장 경영 개선방안 분석 △인삼농협 가공공장 통합운영 실행방안 도출 등이 들어 있다.
농협 인삼특작부 관계자는 “60% 이상의 외국자본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삼공사의 독점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인삼농협 가공제품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중심으로 통합관리를 하면 자연적으로 하나의 공동브랜드로 단일화 돼 경쟁력 향상과 함께 매출확대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각 인삼농협의 상임이사 및 전무로 구성된 실무추진협의회를 발족했다. 실무추진협의회에서는 과당경쟁 방지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일괄통합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 김낙영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장
인삼농협 발전 수출창구 일원화해야
외국 바이어 조합 돌며 장난심해

“인삼농협과 인삼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출창구를 일원화해야 한다. 지금 외국 바이어가 전국 인삼농협을 돌며 단가를 이용해 장난을 심하게 치고 있다. 통합구매사업과 가공공장 통합운영 추진이 수출창구를 일원화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김낙영 (사)한국인삼생산자협의회장(서산인삼농협 조합장)은 “아직 통합구매 사업에 대해서 과도한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출혈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합구매 쪽으로 가야한다고 생각 한다”며 “가공공장도 통합운영으로 가야 하나 각 조합 간에 재고 등 얽히고설킨 면이 있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금 전반적으로 소비침체로 인해 조합이 적자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 많아 오히려 쉽게 통할 할 수도 있다”며 “인삼농협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통합구매와 가공공장 통합운영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