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킴이 브로콜리, 잎도 효능 높아
2014-01-13 원예산업신문
드물게 꽃을 먹는 채소인 브로콜리는 아직 피어오르지 않은 꽃봉오리를 식용하는데, 라틴 명사 brachium(가지 혹은 팔의 의미)을 이름의 유래로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큰 원줄기에 마치 나뭇가지가 여러 갈래로 뻗어 나오고 그 위를 아주 작은 꽃들의 무리로 뒤덮은 듯 생긴 브로콜리는 살짝 데치거나, 생식으로 먹을 때 느껴지는 섬유질의 아삭함으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참살이 추구의 소비 트렌드를 뒷받침해 주는 그 영양학적 특성은 여러 과학적 연구 결과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세상에 만병통치의 약이나 농식품은 없다. 다만 브로콜리가 우리에게 알려진 채소 중 여러 가지의 질병관련 예방효과에 대한 임상효과를 증명 받은 몇 안 되는 채소임에는 틀림없다. 걸린 병을 고쳐주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식탁에서 자주 대할수록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채소란 뜻이다.
무엇이든 기본이 튼튼해지면 응용은 저절로 되듯, 우리의 몸도 기초 면역력이 길러지게 되면, 여러 다양한 질병에 대항하는 힘은 저절로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브로콜리를 싫어 한다는 비공식 언급 한마디 때문에 백악관으로 배달된 수 톤의 브로콜리로 인해 나도 브로콜리를 좋아한다는 공식 인터뷰까지 해야만 했던, 아버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일화에서도 보여지 듯, 브로콜리는 건강을 위해 꼭 먹어야만 하는 채소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브로콜리는 여러 녹색채소 중에서도 영양가가 월등히 높으며, 미국에서 선정한 채소의 영양학적 평가에서 16개 채소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다. 푸른 꽃봉오리가 무수히 착생된 브로콜리는 살짝 데쳐서 소스를 곁들여 먹고, 꽃봉오리 근처에 붙어 있는 잎도 케일처럼 식용한다. 품종과 재배지역 및 기후에 따라 다소 편차가 있으나, 생것은 100g당 칼슘 64mg, 철 1.5mg, 비타민 중 카로틴 766μg, B2 0.62mg, C는 98mg 정도가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C, 카로틴, 철분 등은 배추나 양배추보다 월등히 높고 특히, 다이인돌릴메탄 (3,3'-Diindolylmethane), 설퍼라판 (sulforaphane), 셀레늄 (Se, selenium) 등의 생리활성 물질 또한 풍부히 들어있다.
비타민 C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것과 같이, 우리의 세포를 젊게 해주는 항산화 기능성 물질의 대표주자이고, 다이인돌릴메탄이나 셀레늄의 경우 인체 내 세포의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며 동시에 면역력 강화, 항바이러스력, 항세균력, 항암력까지 나타내는 기능성 물질이다. 또한 기능성 황화합물의 대명사격인 설퍼라판의 경우 여러 유형의 암에서 그 생리활성 작용을 보인다고 보고되어 있다. 브로콜리는 주된 식용 부위인 화뢰 외에도, 꽃대, 잎 등에서도 베타카로틴 등과 같은 기능성 물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린잎은 쌈채소로, 다자란 잎은 케일을 대체할 녹즙용으로도 그 맛과 영양학적인 의미가 충분한 건강 채소이다.
불행히도 국내에서 브로콜리의 식용은 주요 가식부위인 꽃봉오리를 잘게 썰고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 정도로 제한되어 있다. 이는 줄기와 잎을 식용하는 것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인식 부족이 큰 까닭인데, 브로콜리 관련 연구자는 물론 일반 재배 농가에서도 소비에 관한 인식전환에 노력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요리법 또한 단순한 데침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초절임, 장아찌의 재료로 활용함은 물론, 브로콜리 건조 분말을 각종 선식, 면류, 과자류의 부재료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브로콜리의 생산은 농가의 소득 증대에, 또한 소비는 일반 국민의 보건 증진에 도움이 되니 이것이 바로 농업이 추구하는 상생(相生)의 도(道)가 아닐까?
■농진청 원예원 채소과 농업연구사 곽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