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비 가로막는 농협중앙회

2014-01-06     원예산업신문

난 소비가 위축되면서 난농가들이 어려움에 봉착, 작목전환까지 고려하고 있는 마당에 농협중앙회가 난농가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다. 농가와 동고동락을 같이 해야 할 농협중앙회가 농가를 위로해주지는 못할망정 아픈 곳을 더 아프게 만들었다.
현재 국내 난산업은 2011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공무원행동강령 개정 관련 3만원 이상의 축하화분을 금지하면서 소비부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그동안 진행됐던 난자조금사업의 중단과 함께 수입개방에 따른 수입난의 대량 국내 반입 등으로 재배농가들은 소득감소로 인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발단은 농협중앙회 인력개발부장이 지난달 17일 2014년 정기인사 등과 관련해 임직원 및 계통 등 내부 간 축하 난·화분·축전 발송 등을 자제해 달라며 중앙회 관련 모든 기관에 공문을 발송하면서 비롯됐다. 공문에서는 “중앙본부에서는 축하 난·화분 등의 출입을 통제하오니 지역본부 이하 각급 사무소에서도 적극 협조하여 주시기 바란다”라고 적시돼 있다.
이에 (사)한국난재배자협회, 화훼단체협의회, 한국화훼농협 등은 중앙회를 방문하고 항의해 농협중앙회장의 사과를 받아냈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도 농협중앙회에 우려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은 하루 만에 철회됐으며 농협중앙회는 3일 뒤 ‘꽃 생활에 적극 참여하여 주세요’라는 공문을 다시 발송했다. 이와 관련 난농가들은 농가는 죽던 말던 식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정부가 축하 화분을 금지하니 알아서 기는 식이라고 개탄했다. 농협중앙회의 화훼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잠시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농협중앙회가 이미 산하의 수많은 관계자들에게 난 선물을 받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난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심어져 소비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이 기회에 난농가의 어려움을 찾아보고 소비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으로 위로해 줬으면 한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