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생화 - 복수초

복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의 꽃

2013-12-23     원예산업신문

매서운 추위가 아직 기승을 부리는 겨울의 끝 무렵, 추운 겨울인데도 움츠리지 않고 낙엽을 뚫고 나와 가느다란 줄기 끝에 한 송이의 샛노란 꽃잎을 펼치는 복수초가 우리 꽃 중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소식을 전한다. 남부지방에서는 2월부터 피기 시작하여 4월까지 꽃을 볼 수 있다.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밝아질 만큼 예쁜 꽃인데 왜 복수초란 무시무시한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앙갚음하기 위해 꽃으로 피어났을까? 그러나 복수초는 원래 좋은 뜻에서 유래되었다. 꽃 이름 중의 ‘복수’는 앙갚음을 뜻하는 복수(復讐)가 아니라 복 받고 오래 살라는 의미의 복수(福壽)이다. 이 꽃의 색깔이 부와 영광 그리고 행복을 상징하는 황금색인데서 유래된 이름이다. 따라서 복수초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다. 복수초는 눈을 삭이고 나온다하여 ‘눈색이꽃’, ‘얼음새꽃’, 눈 속에서 꽃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설련화(雪蓮花)’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는 음력 정월 초하루에 새해 인사차 ‘복 많이 받고 오래오래 살라’는 뜻으로 복수초 화분을 선물로 보낸다고 한다.
복수초는 숲속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겨울이 가기를 기다리다가 미처 봄이 오기도 전에 꽃망울부터 땅위로 올려 보내 꽃을 피운다. 봄 마중하러 성급하게 나왔다가 꽃샘추위에 내린 눈을 잔뜩 뒤집어쓰기도 하는데, 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복수초가 눈을 뚫고 나온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복수초는 낮에만 꽃잎을 활짝 피우고 해를 따라 고개를 돌리다가 밤이 되면 꽃잎을 오므리고 잠을 잔다. 한낮에는 노란 꽃잎들을 오목거울로 사용해서 꽃 안쪽의 온도를 높인다. 전파망원경의 접시안테나처럼 열심히 빛을 모으기 위하여 노란 꽃잎들이 태양을 따라 움직인다. 꽃 안쪽은 주위보다 3~5도 더 따뜻하여 꽃가루받이를 하는 곤충이 활발하게 일하도록 해줄 뿐만 아니라 암술도 따뜻하게 하여 씨앗이 맺힐 확률을 높여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