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화훼농업 존폐 기로

현 관세서도 수입늘어 농가위기 처해

2013-11-18     원예산업신문

한·중FTA에 국내 화훼농업인의 생존권이 걸렸다. 중국에서 꽃 수입량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와 비례해 국내 화훼농가와 생산량, 면적은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중FTA가 화훼농업인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화와 카네이션을 보면 현재 25%의 관세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다. 국화는 2010년 1,454만본이 수입됐지만 지난해의 경우 4,756만본이 국내로 들어왔다. 카네이션은 2011년 잠시 주춤했으나 2012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중국산 꽃이 시장에 풀리는 양과 시기에 따라 국내산 국화는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카네이션은 4~5월에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수입 꽃으로 인해 국내 농가수와 생산량, 면적마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화와 카네이션은 2010년부터 농가와 재배면적이 줄고 있다. 이런 결과가 꼭 수입 꽃에 모든 원인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수입 꽃으로 인해 시장이 불안해지고 농가 소득이 감소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에 문제의 원인을 수입 꽃에서 찾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사)한국절화협회 송학민 회장은 “한·중 FTA가 발효되고 시장이 열린다면 대한민국 화훼농업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중국산에 밀려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할 것으로 보여 자칫 꽃을 포기한 농가가 다른 작목으로 넘어가 다른 작목까지 피해가 발생하는 도미노 현상마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송 회장은 “절화의 경우 25%의 관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FTA 후에 어떨지 예측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대한민국 화훼농업을 살리고 발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화훼를 초민감 품목으로 지정하는 길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1단계 협상을 마치고 이번 달부터 2단계 협상이 시작됐다. 화훼가 일반 품목에 속할 경우 10년 이내 관세를 철폐해야 하고 민감 품목에 속하면 10~20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 반면 초민감 품목에 속할 경우 양허제외, 부분철폐, 계절관세 등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화훼농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초민감 품목에 속하는 길만이 살길이다. 현재 25%의 관세 아래에서도 꽃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송 회장은 “화훼는 초민감품목으로 지정해서 장기적으로 중국과 경쟁하고 이와 함께 국내 화훼산업의 안정과 발전을 기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또한 “우리는 이미 지난해 화훼농업인 생존권 사수 집회를 열었다. 비록 우리 꽃 농업인들이 힘은 미약하지만 화훼농업인의 목숨이 걸려있는 만큼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절화협회는 한·중FTA에 화훼농업인의 생존권이 걸려있음을 직시하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 간담회, 정부기관 방문에 이어 전국규모의 집회도 준비하고 있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