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국립종자원 종자유통과장

세계속에 우뚝 선 우리의 식량종자 생산·공급 체계

2013-11-04     원예산업신문

지난 9월 3일 미얀마 농업관개부 농업국장이 국립종자원을 방문했다. 우리나라의 볍씨 생산·공급체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이다. 같은 이유로 10월 15일에는 가나의 농업국장도 방문했었다.
예전의 우리가 그랬듯 국가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 중의 하나가 국민들이 굶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식량이 부족하던 1974년에 개발도상국들을 원조하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과 종자 차관(借款) 협정을 맺고 국립종자원을 설립하여  벼, 보리, 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종자를 생산하여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1976년에 벼 종자 927톤(총 공급필요량의 1.9% 수준)을 농업인에게 처음 공급한 이후 37년이 지난 현재는 217천톤(52%)을 공급하고 있으며, 공급하는 품종도 농가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수량이 많은 품종에서 밥맛이 좋고 기상재해에도 강한 품종으로 바뀌었다.
종자원에서 공급하는 벼, 보리, 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종자는 철저한 생산관리와 품질관리를 거쳐 엄격한 기준의 종자검사를 마친 98% 이상의 순도(純度)를 갖춘 고품질의 보증된 종자이다.
이러한 보급종을 재배하면 일반종자에 비해 수확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벼 생산이 가능하여 농업인들에게는 소득증대에 도움이 되고 국가차원에서는 안정적인 식량생산으로 식량안보가 확보된다.
앞서 언급했던 미얀마도 쌀이 가장 중요한 작물로서 전체 경지면적의 60%, 총 곡물 생산량의 97%를 차지하지만 연관 산업이 낙후돼 있어 우리와 같은 보증종자 생산·공급 시스템 구축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러한 대외 여건 속에서 국립종자원은 2009년부터 우리의 우수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농업분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아시아 종자산업 발전을 위한 종자기술 연수’를 실시하고 ‘종자관련 제도·기술 선진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는 미얀마 등 개도국의 요청이 있을 때에는 식량종자 생산·공급체계 구축, 제도 마련, 기술협력 및 인력육성 등 직접적인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불과 40년 전만 하더라도 종자산업에 대해 원조를 받던 우리가 이제는 원조해 주는 나라로 그 위상이 바뀌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