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 주요 연구성과

원예산물 수확 후 신선도유지 필수

2013-10-28     원예산업신문

수확 후 관리 중 온도가 관여되는 부분은 예냉, 선별시 선별장 온도, 저장 온도, 유통 온도 등이 있고, 수확부터 소비자에게까지 온도를 저온으로 관리하여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을 저온유통시스템(콜드체인시스템)이라 한다. 저온유통시스템에는 원예산물의 증산을 줄여 시들음을 막을 수 있도록 고습을 유지해 준다는 의미가 함께 포함되어 있으며, 고습의 경우 부패균에 의한 부패과 발생이 필연적으로 촉진된다. 따라서 저온유통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다음 농산물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부패과 발생이다. 최근에는 품목 특성에 맞춘 저온으로 저장 또는 유통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통해 얻은 온도, 습도 또는 이산화탄소 등 환경요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산물의 품질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현장에 적용되어 수확 후 손실률을 줄이고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느 장소에서 일어났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여기서는 원예산물을 수확한 후 에틸렌 제어를 통한 상품성 향상과 저장 중 품질 유지를 위한 적정 저장 온도 설정 방법과 더불어 상품성 결정 요인인 부패과 발생 억제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 에틸렌 제어를 통한 상품성 향상
에틸렌은 가장 대표적인 유기화합물로 전세계에서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기체로서 농업분야에서는 재배 시 또는 수확 후 다양한 목적에 이용되고 있다. 재배 시에는 발아촉진, 싹채소의 품질향상, 정아 우세현상 타파, 꽃눈 분화 및 낙엽을 촉진시키고, 수확 후 원예산물에서는 숙성(후숙)을 촉진하거나 노화를 유도한다.
원예산물의 수확 후에 숙성 및 노화호르몬인 에틸렌을 이용하여 상품성을 향상시키거나 에틸렌의 생합성 및 작용을 제어하여 숙성 속도를 지연시켜 저장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수확 후 품질관리의 중요한 한 분야이다. 방울토마토, 참다래, 바나나 등 품목은 경우에 따라 미숙과를 수확한 후 유통 전에 에틸렌을 처리하여 과피색 변화와 당도 향상 등 숙성을 촉진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사과, 자두 등 품목은 에틸렌을 제거하거나 생합성을 억제하여 숙성을 지연시켜 신선함을 유지하기도 한다.
# 에틸렌 처리로 숙성 촉진
수확 후 숙성 촉진을 위해서는 에틸렌을 처리하여 후숙을 촉진하기 위한 온습도 조절 저장고인 숙성실이 필요하다. 후숙 촉진을 위해 처리하는 에틸렌은 세 가지 방법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데, ① 순수한 에틸렌 기체를 사용하는 방법, ② 기체를 포집할 수 있는 지지물에 에틸렌을 고농도로 농축 포함시켰다가 필요시 방출하는 방법, 그리고 ③ 촉매방식을 이용한 발생기에서 에탄올로부터 에틸렌을 발생시키는 방법이다. 현장에서는 이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하여 숙성실 또는 유통 중 출하상자 내부에 처리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순수 에틸렌 기체를 발생시키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개발하여 특허출원 또는 등록했다. 첫째는 화학적 방법으로 에테폰에 강알칼리 물질을 혼합하여 에틸렌을 발생시키는 방법이며, 둘째는 물리적 방법으로 숯을 지지물로 고농도 에틸렌을 농축 흡착했다가 필요시 방출하는 방법이다.
# 에틸렌 생합성 또는 작용 억제
수확 후 숙성 지연을 위해서는 에틸렌 생합성 및 작용 억제, 원예산물 주변의 에틸렌을 제거해주는 방법이 이용된다. 에틸렌 생합성 및 작용 억제제로 각광받고 있는 물질이 1-MCP이다. 1-MCP는 과일 표피에 존재하는 에틸렌 수용부위에 에틸렌 대신 들어가 더 이상 에틸렌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작용하는 물질이다. 우리나라에는 사과(홍로, 후지, 쓰가루), 배(신고, 원황, 한아름), 자두(대석조생, 포모사, 추희), 착색단고추류, 단감(부유), 참다래(헤이워드), 토마토(슈퍼모모따로)에 생장조정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농자재등록이 되어 있다.
원예산물 주변의 에틸렌을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① 오존처리나 UV 조사, 그리고 과망간산칼륨(KMnO4)을 처리하여 에틸렌의 이중결합을 깨뜨려 저장 공간 내의 에틸렌을 제거하는 방법, ② 활성탄, 제올라이트 등 표면적이 높은 흡착제를 저장 상자나 유통용 상자에 넣어서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제올라이트나 규조토 등 다공성 운반체에 활성탄이나 KMnO4를 혼합한 에틸렌흡착제가 여러 형태로 이용되고 있다. 이 중 과망간산칼륨(KMnO4)과 제올라이트를 혼합해 만든 에틸렌 흡착제를 복숭아 수확 후 저장 및 유통 상자에 투입하여 품질 유지 효과를 살펴보면, ‘천중도백도’와 ‘장호원황도’를 각각 20℃와 5℃에 보관할 때 무처리에 비해 경도가 높고 부패과 발생률이 줄어들어 저장 수명이 연장된다.
위와 같은 직접적인 에틸렌 처리나 억제 기술을 투입하여 원예산물 수확 후 상품성을 높이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과일, 채소, 화훼류 등에 대한 수확 후 에틸렌 제어에 대해 다양한 연구와 수확 후 관리기술 단복합 적용을 통해 적정 처리 조건과 효과를 구명할 필요가 있으며, 더불어 처리시 안전성과 편리성을 높여 수확후관리 과정 중 손쉽게 투입할 수 있는 제어 방법들을 개발한다면 농가소득 증대와 고품질을 원하는 소비자의 기호도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콜드체인시스템
원예산물은 수확한 후 포장열과 호흡열을 가능한 빨리 낮춰 줄수록 이후 저장기간 중 신선도 유지기간이 연장된다. 예냉한 원예산물을 저온저장하면 호흡속도가 느려지고 에틸렌 발생량도 적어져 숙성 및 노화 속도가 느려진다. 원예산물의 적정 저장온도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원예산물이 얼지 않는 가장 낮은 온도에서 호흡속도가 가장 느려지게 되어 품질이 가장 오래 유지된다. 둘째, 저온장해가 발생하지 않는 온도이다. 복숭아, 바나나, 망고, 파프리카, 감자 등 몇몇 품목은 얼지 않은 낮은 온도에서 과육갈변, 과육의 스폰지화, 표피 함몰, 검은 반점 형성 등 저온장해 증상을 나타낸다. 복숭아의 경우 5℃이하의 온도에서 저온장해과 발생이 빠르게 진행하므로 그 이상의 온도에서 저장 및 유통한다.
#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 및 품질예측 프로그램
콜드체인시스템이 적용될 때 농산물 주변의 실제 환경이 적합한 조건으로 맞춰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품질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다.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 프로그램은 농산물 저장 및 운송 중에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 환경 요인에 대한 데이터를 무선센서를 통해 모니터링한 후 컴퓨터나 핸드폰을 통하여 관리자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 주며, 비이상적인 환경 조건에 조우시 알려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 품질 저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치는 동안 어느 과정에서 품질 저하가 일어났는지 분석할 수 있는 기초정보를 제공해 준다. 
품질예측 프로그램은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해당 품목이 처해 있는 환경 조건 하에서 품질 변화가 얼마나 일어났는지, 같은 환경으로 유지될 때 향후 품질변화가 얼마나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저장한 농산물의 출하시기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선센서 기반의 환경 모니터링 및 품질예측 프로그램은 선입선출(먼저 입고한 과일을 먼저 출하시키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손실률을 줄일 수 있다.
# 부패과 발생 억제
원예산물의 품목에 따라 적정 저장 및 유통 온도가 적합하게 잘 결정되었다면 그 이후에 신선도를 결정하는 것은 부패과 발생 정도이다. 부패과 발생은 품목과 그 주변의 환경에 존재하는 오염균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 
수확 후 부패과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재배포장에서부터 유입되는 오염균 차단, 선별장이나 저장고, 저장상자 등의 청결 유지, 저장고나 유통상자 내부의 높은 상대습도로 말미암아 촉진되는 부패균 억제, 저장 및 유통 중 숙성 조절(숙성됨에 따라 물러지면 오염균 침입이 쉬워짐), 수확시, 이동시, 선별 중, 그리고 유통 중 물리적 충격에 의해 발생하는 열과나 압상 주의 등 각 단계별로 처리하거나 주의해야할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다.  
이 중 직접적인 살균을 통해 부패과 발생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예가 고습상태인 신고배에서 다발생하는 얼룩과(그을음병)을 억제하기 위한 오존처리(0.3ppm) 및 살균패드 사용 효과, 그리고 포도, 딸기 등 다른 품질 특성 변화보다 먼저 부패가 진행되는 품목에 대해 수확직후 재배포장에서 유입되는 오염균을 단시간에 살균하여 이후 부패과 발생을 줄이는 이산화염소 처리 효과가 있다. 포도는 2~4ppm에서 20분, 딸기는 0.1ppm에서 20분간 처리시 부패과 발생 효과가 가장 좋다.
원예산물 수확 후 적정 저장 및 유통온도는 동해와 저온장해가 일어나지 않는 가장 낮은 온도이며, 예외적으로 저온장해 발생 속도보다 품질 변화가 더 빠른 품목이 있다. 저온장해가 발생하는 몇몇 품목에 대해서는 향후 품종별로 저온장해 발생 온도와 품질 특성 변화 속도를 고려한 적정 저장온도가 설정될 필요성이 있다. 또한 저온유통시스템을 경유하는 중 발생할 수 있는 부패과 억제 방법으로 ① 통기성과 항균성을 갖춘 포장 상자 재질, 속포장 종류, 난좌를 개발하고, ② 수확후 관리 각 단계에서 물리적 충격을 억제할 수 있는 도구나 설비를 갖추고 부드럽게 취급하며, ③ 다양한 살균제에 대해 처리 조건과 효과, 안전성을 구명해야 할 것이다. 저온유통시스템과 부패과 발생억제가 병행된다면 수확후 부패에 기인한 손실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