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농가 풍요 속 불안 가중
작황 좋아 농산물 가격 하락세 장기화 조짐
올해 태풍 등 자연재해 무발생 등으로 농작물 작황이 좋아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가격폭락에 대한 농가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농산물 소비가 많은 추석이 끝난 10월 중순부터는 농산물 가격하락이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농가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빠른데다가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과일류는 착과량이 많지만 대과 부족으로 추석을 앞두고 대과 가격이 전년보다도 비싼 현상을 보였으나 추석이 지난 후 소비가 둔화돼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올해 태풍이 올 것을 대비해 적과를 평년보다 적게 함으로써 생산량 증가는 물론 품질도 좋질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천안배원예농협(조합장 박성규) 심훈기 상무는 “추석 후에는 과일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추석 이후에 배 소비가 줄어 가격이 지난해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상무는 “배는 최근에 가정용 소비가 없고 제수용품이나 선물용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내년 설명절까지는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문제는 올해 수출물량이 줄어들어 내수 재고량이 많아지면 내년 설에도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배는 신고 15kg 상품기준으로 10일 현재 34,4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600원보다 반값으로 평년가격 31,813원보다는 조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가락시장의 홍로(15kg)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44,600원으로 1주일 전 50,600원, 3일전 49,000원에서 내림세를 유지했으며, 신고(15kg) 가격 또한 10일 기준 34,400원으로 1주일전 37,400원, 3일전 35,800원에서 하락하는 추세다.
충북원예농협(조합장 박철선) 김운행 상무는 “올해 착과량이 많고 대과보다는 중소과 생산량이 늘어 대과는 추석 전날까지도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을 보였다”며 “대과와 중소과의 가격이 차이가 많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락시장의 김갑석 (주)중앙청과 영업부장(경매사)은 “올해 태풍이 없어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과일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달부터 부사를 수확하는데 초기에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겠지만 중소과가 많아 결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신고도 마찬가지다. 국내 경기침체로 사과, 배 가격 하락은 장기화될 수도 있다”며 “내년 설에도 올해 추석과 같이 대과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고추, 마늘, 대파 등의 양념채소류 가격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배추는 농촌경제연구원 관측 결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11%가 증가하고 날씨도 좋아 풍작이 예상돼 가격이 전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고추와 마늘도 풍년으로 인해 건고추 산지가격(상품 600g)이 12,190원에서 5250원으로 폭락했고 마늘가격도 하락했다. 대파 역시 날씨가 좋아 생산량이 늘면서 상품 1kg 기준으로 지난해 2,560원에서 올해 1,460원으로 반값으로 떨어졌고 평년 1,811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