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 수출종합정보관리 시스템 구축

수출전문단지 합격률 상승 농가소득 연 12억원 증대

2013-07-22     원예산업신문

올해 배생산량은 봉지수 공급을 기준으로 32~35만톤까지 전망되고 있어 이는 지난해 생산량의 약 2배 수준에 이른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배 가격 폭락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내수가격 안정을 위해 수출 강화를 위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배 수출확대를 위해 배수출연구사업단(단장 김월수 전남대학교 원예학과 교수)과 전남배산학연협력단(단장 김월수 교수)의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배수출연구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수출전문단지 참여농가의 재배관련 정보수집과 생산이력 시스템 구축이 가능한 스마트폰 어플을 개발했다. 현장에서 수량, 봉지수, 병해충 상황 등을 각 농협직원이 입력하면 관련 정보가 사업단의 ‘한국배 수출종합정보관리 시스템’으로 전송돼 각 산지별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량과 품질 예측이 가능하며 각국 수입바이어와 협상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배 수출종합정보관리 시스템(http://www.kpear.kr)’은 개화시기(전정관리·시비관리·서리피해관리·인공수분), 착과(적정착과량제시·적과·시비요령), 봉지씌우기(신초관리·하계전정·시비관리·수분관리·표토관리), 수확(수확기관리·재해억제방안·수분관리) 등의 정보가 구축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사업단이 추진하고 있는 수출전문단지에는 나주배원예농협 128농가와 안성과수농협 82농가가 참여해 2,662톤을 수출했으며 올해는 아산원예농협 78농가, 평택과수농협 34농가가 추가로 참여해 수출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업단은 앞으로 데이터베이스 능력을 보강해 현재 배수출단지 절반이상에 대해 생산이력관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단의 수출전문단지 참여농가는 합격률이 높아지면서 농가소득이 연 12억원 증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격은 생산량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하나 수출가격은 대체로 적정선으로 유지되고 있다. 나주배원예농협은 2009년 합격률이 50%였으나 지난해 65%, 안성과수농협은 2009년 42%에서 63%로 각각 높아졌다.
지난해 태풍 볼라벤의 여파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내수가격이 상승하면서 한국배의 수출량은 17,988톤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안성과수농협은 2011년 850톤 수출에서 지난해 1,200톤을 수출하는 등 수출량이 41%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안성과수농협이 배 수출물량을 증가시킬 수 있었던 요인은 사업단과 안성시농업기술센터 등이 공동으로 추진한 배수출전문단지 사업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배수출전문단지 컨설팅 수행에는 그동안 전남배산학연협력단이 구축한 인프라(기술전문위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안성과수농협이 추진한 배수출전문단지사업은 정예화된 전량수출농가를 대상으로 현지인 시장 수요맞춤형 생산을 목적으로 개화기부터 3차례에 걸친 수출배 과원관리 현장컨설팅을 통해 추진됐다. 생육적기에 이루어진 현장컨설팅과 안성시와 안성과수농협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수출원물저장고의 가동으로 안성배의 수출합격률은 2010년 51%에서 63%까지 상승해 수출농가의 소득안정화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해외시장에서 강화되고 있는 식품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적인 식품안전성 품질인증기준인 Global GAP를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째 획득했다. 이러한 안성과수농협의 배 수출에 대한 노력은 바이어들로부터도 신뢰를 얻어 안정적 배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수출전문단지 참여농가의 생산량은 봉지수 공급 기준 ha당 27.5톤에서 37.5톤으로 10톤 정도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존의 내수생산 중심의 과원은 대과선호 위주로 운영해 적과를 많이 했으나 중소과 위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적과를 적게 하고 과일 개수를 많이 함으로써 생산량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사업단은 미국 현지의 중소과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중소과의 수출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중소과 가격은 5kg(27~30과) 기준 2009년 8,500원에서 2010년 9,500원, 2011년 10,400원, 2012년 12,500원으로 점점 상승선을 그리고 있다.
사업단은 지난해 태풍으로 수출용 배가 부족한 상황에서 한국 주재 미국 검역관에게 설명해 부패되지 않는 상처과도 수출품으로 인정받는 쾌거를 이뤘다. 바람에 흔들려 발생한 과피 상처과는 미국 현지에 도착해도 부패하지 않는다며 정품으로 인정받아 수출함으로써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앞으로 사업단은 수출용 배의 품위등급을 세분화해 이중 30% 정도의 최상위등급 배는 수출단가를 1.5배 이상 올릴 계획이다. 대만시장에서 일본배가 한국배 가격의 2배 이상을 받고 있는 것처럼 일본배와 비슷한 수준의 배는 따로 선별해 농가소득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사업단은 실시간기상시스템을 개발해 병해충 조기방제를 실현하고 있다. 예찰트랩 또는 습도 등을 고려해 병해충 방제 정보를 각 농협으로 보내면 농협에서 수출농가에게 문자를 발송한다. 실시간 방제를 통해 방제율과 수출용 배 합격률은 올라가고 농약 살포회수는 이전보다 줄어들어 생산비를 절감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수출전문단지에 참여함으로써 GA(지베렐린) 사용을 안하고 추비 살포횟수를 줄여 ha당 750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기존에는 과실비대 목적으로 5월 적과이후, 6월 봉지작업후, 7월 과실비대기, 8월 과실비대기 등 4차 추비를 실시했으나 현재는 6월말 봉지작업후 유박시용, 7월말 과실비대기에 황산가리를 시용하는 등 2차 추비로 시비체계를 개선했다.
사업단은 대만 수출배의 품질을 안정화하기 위해 선과장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대만 배수출 과정에서 배 껍질에 검은 반점이 생기거나 겉에서 보기엔 멀쩡하지만 잘라보면 안에 과육이 상해있는 등 품질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신규 선과장 허가를 엄격히 하고 기존 선과장에 대해서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미선과장에 대해서는 수확기예측시스템을 개발해 시료를 채취, 숙기가 빠른 것부터 순서를 정해 선과장에 입고하고 있다.
올해부터 중국산 동양배가 미국의 중국계 소매매장에서 판매에 들어가면서 우리 수출농가들과 수출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산 배의 가격은 국산 신고 가격의 2/3 수준이어서 기존의 미국 내 중국계 매장 판매는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단은 국산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Global GAP 인증을 통한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Global GAP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주변시설 오염도 등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중국은 아직 우리를 따라오기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미국 주류시장에 안전성 이미지 메이킹을 강화해 안전성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단은 농산물 안전성의 중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수출전문단지에 소속된 전 농가들을 대상으로 Global GAP 인증을 지원하고 있다. 2010년 안성과수농협 58농가 및 나주배원예농협 70농가가 국내 최초로 배 Global GAP인증을 받았으며 지난해는 안성과수농협 35농가, 나주배원예농협 66농가, 천안배원예농협 16농가 등 117농가가 Global GAP 인증을 받았다.
Global GAP 인증으로 미국 내 현지인시장과 거래하는 대형마켓 바이어들과 벤더들이 선호하고 있어 현지인시장을 대상으로 수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업단은 Global GAP 인증을 위해 별도의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1개 농가당 Global GAP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2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나 사업단은 비용절감을 위해 단체인증 시스템을 개발했다.
사업단은 또한 배 기능성연구 관련 동물실험을 통해 비만 억제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적과후 버려지는 유과(개화후 30~50일)에 미백효과를 내는 알부틴 등 생리기능성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것을 밝혀내 고기능성 식품소재를 개발, 농가 신소득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