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개원 60주년 특별인터뷰 - 고관달 원장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화 최선 다할 터”

2013-05-20     원예산업신문

원예특작분야의 최고 연구기관으로 원예인의 권익증진과 산업발전에 기여해 오고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원장 고관달)이 올해로 개원 60주년을 맞았다. 개원기념일을 맞아 현 고관달 원장으로부터 그간의 연구 발자취와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들어 본다.
/편집자 주

- 먼저 개원 60주년을 축하한다. 뜻깊은 해에 원예특작과학원의 수장을 맡고 있는데 소감이 어떠한가?
우장춘 초대 원장을 모시고 원예연구가 시작된 지 60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를 맞았다. 선진 외국에 비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원예특작산업은 세계적 수준에 올랐는데 우리 과학원이 일익을 담당한 것에 대해 영광으로 생각한다.
원예특작과학원의 24대 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우리 과학원을 세계 최고 연구기관으로 발전시키고 또 원예특작산업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에는 원예특작산업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수출용 품종 개발, 기후변화 대응 안정생산 및 미래 대응 고부가가치 신기술 연구에 중점을 두고 매진하겠다.

- 원예특작과학원은 1953년 중앙원예기술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요 연혁에 대해 말해 달라. 
우리 과학원은 1953년 중앙원예기술원에서 시작됐고 초대원장으로 세계적인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가 취임했다.
우장춘 박사는 자본과 기술이 전혀 없는 1950년대 한국농업의 부흥을 위해 일생을 바친 분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생명공학의 기초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셨고, 자가불화합성과 웅성불임성을 이용해 배추, 양파 등의 잡종품종을 육성, 우량종자 확보를 위한 채종지 선정, 감귤재배 도입 등 우리나라 원예산업의 기틀을 마련하신 분이다.  
중앙원예기술원에서 1962년 농촌진흥청 발족과 함께 농촌진흥청 원예시험장으로 기관명을 바꾸면서 본격적인 원예연구가 시작됐으며, 1994년 원예연구소를 거쳐 2008년 직제 개편으로 현재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이르게 됐다.

- 60년이라는 오랜기간 동안 다양한 연구 성과를 도출한 것으로 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연대별로 핵심적인 성과에 대해 말해 달라?
1950년대는 원예연구의 태동기로 채소종자의 자급을 최우선 과제로 하여 1954년 무와 배추의 원종종자 생산에 성공했고, 1955년 채소종자의 자급이 이뤄졌다.
1960년대는 원예품종 육성체계를 구축한 시기로 자가불화합성 웅성 불임을 이용한 일대교잡종 배추 및 양파품종을 개발해 민간종묘 회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등 우리나라 채소종자 산업발전을 위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1970년대는 기간채소 자급화 및 안정생산 시기로, 배추, 무, 고추 등 김장용 기간채소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사과 왜성대목 도입과 복숭아 ‘유명’등 대표 과수 품종육종과 재배기술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1980년대는 원예작물 연중생산 체계를 확립한 시기로, 시설원예 기술을 확립하여 채소의 연중 생산체계를 갖춰 이른바 ‘백색혁명’을 주도했다. 그리고 추석용 빨간 사과인 ‘홍로’품종을 개발했고, 화훼에서는 가시없는 장미대목, 선인장 접목재배기술 등을 개발해 본격적인 화훼 품종 개발의 기틀을 마련했다.
1990년대는 고품질 저비용 생산기술 개발 시기로, 채소, 화훼분야에서 수경재배기술을 개발했으며, 표준 하우스모델 개발로 시설원예의 현대화와 산업화를 촉진시켰다. 또한 채소 공정육묘기술 개발과 정착에도 크게 기여했다.
2000년대는 FTA 등 시장개방 압력이 증대되면서 국제경쟁력이 있는 품종들이 개발되면서 국산품종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 맛이 좋고 수량성이 높은 사과와 배 품종, 수출용 장미, 나리, 국화 등의 신품종 개발, 맛과 기능성이 향상된 채소와 버섯 등을 개발해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했다.
2010년대는 원예산업의 글로벌화 고부가가치 창출 시기로, 국산품종의 해외수출에 역점을 두고 본격적으로 원예산업 분야에서 선진 국가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딸기를 비롯해 장미와 국화 등은 수출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등 우리 품종의 우수성을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  지난 60년 동안 R&D를 바탕으로 한 우수한 성과들이 많이 나왔는데 최근에 이룬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작년 가장 큰 성과를 두 가지만 말씀드리면, 첫 번째로 로열티 대응을 위해 다양한 국산 품종을 육성해 보급한 결과, 지속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딸기의 경우 해마다 국산품종 보급률을 경신 중에 있고 장미, 국화 등도 보급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이제 우리 국산품종이 국제 원예산업을 선도하는 수준에 올랐다는 반증이며, 농산업분야에서도 가장 경쟁력이 높은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지난해 국가에서 연구비를 지원하는 35,000여 과제중 우수성과를 시상하는 ‘국가과학기술 66선’에 우리 원이 3과제나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해양생명 분야 20선 중에서 가장 많이 선정된 기관이다. 

- 그렇다면 앞으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연구방향은 어떠한가?
박근혜 정부의 농정 5대축은 농업인의 소득증대, 복지 농촌건설, 농식품 산업의 신성장 동력화, 농식품의 안정적 공급 및 유통구조 개선이다. 이에 부합한 연구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
우리 과학원의 R&D 방향의 주요 키워드는 수출품종개발, 기후변화 대응 안정생산, 고부가가치 기술 보급으로 농가 소득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지속적인 고품질 국산품종을 개발해 수출경쟁력을 키우고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작목을 연구해 농가소득 증진에 힘쓰고자 한다. 또한 최근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귀농희망자나 도시민 대상으로 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 앞으로 원예특작과학원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향후 계획과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한다?
원예특작산업은 농산업 가운데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의 하나이다. 앞으로 21세기 첨단농업국가 실현을 위해 우리 과학원에서는 IT·BT 등 첨단기술과 융·복합 및 1, 2, 3차 산업을 연계한 6차 산업화 등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키워 나가겠다.
원예특작과학원 60년 저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우리 농업·농촌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중심의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서 우리 농업·농촌의 희망을 열어 가는데 앞장 설 것을 약속드리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장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