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의 국제경쟁력 제고위한 생산기반시설

2013-05-20     원예산업신문

만감류를 비롯한 월동비가림 온주밀감 가격이 예년 같지 않다. 2012년산 한라봉은 착화불량으로 인해 생산량이 많지 않아 높은 가격에 거래될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가격하락의 연속이었다. 월동비가림 온주밀감 가격도 마찬가지였다. 수입오렌지양이 많아지면서 감귤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감귤농업인 대다수는 여기고 있다. 대도시 시장 정보로는 국내 경제불황으로 판매물량이 감소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수입되는 오렌지 품질수준이 예년보다 매우 향상되었다고도 한다. 국내 만감류와 경쟁하기 위해 고품질의 오렌지가 수입되고 있어 만감류의 당도도 14브릭스 이상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감귤농업인도 있다.
모두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감귤거래가격이 경제불황 등 외부환경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수입 감귤과 품질경쟁력에서 뒤진다면 고민에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중FTA협상이 체결이 되면 여러 가지 품종의 감귤이 수입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외국 감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시설재배 확대를 권장하였지만 그 결과 생산물의 경쟁력이 없다면 시설재배감귤의 운명은 매우 짧아질 수밖에 없을 뿐더러 노지감귤에서는 전혀 희망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제주에서 온주밀감이 재배되기 시작한지도 100여년이 되어 제주 기후환경에 적응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열대과수라서 아열대기후환경에 처하게 되면 품질특성의 발현이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최근 감귤원산지 중국 절강성 온주밀감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원산지 감귤의 품질 수준을 자세히 알 수가 있었다. 제주는 감귤재배북한계선에 위치하고 있어 감귤재배 변방이라고 할 수가 있다. 외관은 감귤모양이지만 내용물 즉 품질은 원산지 감귤과 비교될 수가 없다.
아열대기후환경은 연중 고온이고, 일사량이 매우 강하다. 또한 강우량이 많기 때문에 감귤원이 침수되지 않도록 야산을 계단식으로 개원하여 물 빠짐이 용이한 토양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 비교적 작업이 용이한 산중턱에서는 얕은 이랑을 만들고, 점적관수장치를 하여 반사필름을 멀칭해서 15브리스 이상의 감귤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감귤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관내부로 광이 조사될 수 있도록 독립수로 조성해주고, 생육단계별로 토양수분조절을 달리하고 있다. 이상적인 기후환경에다 고품질감귤 생산기술이 현장에 투입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제주에서는 고품질감귤생산기술이 개발되어 있음에도 생산기반정비가 되지 않아 노력에 비해 그 성과는 미미하다. 폭우에 대비 배수로를 조성해주고, 다공질필름 멀칭 및 점적관수장치를 갖춘 고품질 감귤 생산기반시설을 대대적으로 조성해주는 게 시급한 과제이다.
만감류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저온기에는 냉해방지를 위해 1℃전후의 보조난방을 한다 하더라도 4월 이후에는 천정 자동개페에 의해 아열대기후를 연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후환경에 걸 맞는 재배기술개발이 필요하고, 더불어 장마기 이후 10월까지 하우스천정이 전면 개폐될 수 있게끔 한다면 태풍 내습 시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천정개방에 의해 감귤나무가 노지처럼 일사에 노출되어 광합성작용을 왕성하게 할 수가 있어 수입 감귤과의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천정 자동개폐장치가 보완된다면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될 수 있고, 경쟁력은 저절로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생산기반시설을 갖추면서 품종의 다양화에 의해 가격손실피해를 분산시키고, 다품종 소량 연중생산으로 연중 소득화에 주력하기 위해 수확시기를 앞당기고, 또한 4~7월에 출하될 수 있는 품종선택과 품종별 재배기술 습득에 여념이 없어야 될 것이다. 새로운 품종, 기술이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재배면적에서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어야 할지를 헤아릴 수 있는 안목을 갖추지 않으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현실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농진청 원예원 감귤시험장 농업연구관 김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