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농업역사
2006-08-16 원예산업신문
일제치하에서의 한반도 토지이용의 실태와 경작법, 농민의 생활양식 등을 기록한 유고(遺稿)가 일본의 한 교사로부터 한국 연구기관에 기증돼 농업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이는 八女市 출신의 농학자 高橋昇(다가하시노보루, 1892~1946)씨가 일본통치하의 조선반도에서 토지이용의 형태와 경작법, 농민의 생활양식 등을 기록한 약 13,000매 이상의 유고로, 다가하시노보루씨의 장남인 元고교교사 甲四郞(고시로, 81세)씨가 한국의 농촌진흥청에 기증한 것이다.다가하시노보루씨는 동경제대농학부를 졸업한 후 1919년 농촌진흥청의 전신인 조선총독부농사시험장에 부임해 해방때까지 26년간 한반도의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농업을 연구 기록, 1946년 5월 대량의 미발표 원고와 사진, 도판 등을 가지고 일본으로 돌아갔으며, 2개월후 5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달리했다는 것이다. 이후 20년 후인 1966년 장남인 고시로씨가 다가하시노보루씨가 모아 두었던 유고를 발견했다고 한다.고시로씨는 이를 고인이 된 농업경제학자의 권위자인 飯沼二郞 경대명예교수와 공동편집함으로써 발견부터 32년후인 1998년 1292페이지가 되는 대저 ‘조선반도의 농법과 농민’(미래사), 이란 제목으로 세상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조선반도의 농업과 농민’이 출판되면서 농촌진흥청은 몇차례 유고를 한국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해 왔으나 유품으로 남기고 싶다는 고시로씨의 완고한 의지로 무산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기증을 하게된 것은 고시로씨가 지난 6월 다가하시노보루씨의 유고가 전시 보관되고 있는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관을 실제로 방문, 아버지의 사진을 전시하는 전용코너를 보면서 생각을 달리해 이번에 기증하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기증된 유고는 16일 농업과학관에 전시돼 농업인과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한편 이번 유고 인수 방문단으로 고객지원센터 성종환소장, 홍은희 기술위원, 정책홍보담당관실 박형근팀장, 박성일씨가 맡았했다./장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