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후도와 농업의 미래
2013-03-18 원예산업신문
기후변화는 도심, 건강, 생활용수 등 국민생활 뿐만 아니라 식량생산 불균형, 작물재배지역의 변화, 병해충과 가축질병의 증가 등 농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어 앞으로의 상황은 결코 녹록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기후변화가 우리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고,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많은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앞으로 100년 동안 지구 전체의 기후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에서 발표한 바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기상청이 한반도와 남한에 대한 미래 기후를 예측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농업에 이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산, 계곡, 평야 등 다양한 지형이 산재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래농업 예측을 위해서 모든 지역의 현재와 미래 기후를 보다 상세하게 나타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 농업용 전자기후도가 개발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농업용 전자기후도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나 기상청의 기후변화 예측자료를 우리 농업환경에 맞게 재구성하여 농장이나 필지단위까지 기후를 상세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30m의 높은 해상도로 제작되었으며 이를 지형도와 결합시키면 농업뿐만 아니라 국민생활과 관련된 미래의 많은 분야를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농업용 전자기후도는 기후도 자체의 제작이 아니라 미래의 작물 수량, 생산성, 재배적지, 병해충 동향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실제 농업용 전자기후도를 이용하여 고랭지 여름배추와 난지형 마늘에 적용했을 때 고랭지 여름배추는 재배면적이 급격히 감소하고 난지형 마늘은 현재보다 10배정도 재배가능면적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배추나 마늘에 대한 미래의 수급정책을 세우는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배추나 마늘의 예에서 보듯이 농업용 전자기후도는 고추, 무와 같은 기간채소뿐만 아니라 사과, 배, 감귤 등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는 모든 작물에 대한 생산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따라서 농업용 전자기후도는 우리 농업 각 부문에서 미래를 예측하거나, 국가나 각 지자체별로 미래의 농업정책을 수립하는데 유용하게 이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 농업용 전자기후도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서 농업의 미래예측을 위한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 농업연구관 문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