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수입종자 검역조치로 궤양병 예방돼야

2013-03-11     원예산업신문

토마토는 세계적으로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유통량이 많은 채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재배면적이 꾸준히 늘어나 2012년에는 2천787㏊이었으며, 생산량은 33만5천톤, 생산액은 6천2백억원에 도달하였다. 이 같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채종되는 토마토 종자의 비율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해외에서 채종되는 토마토 종자 비율은 98%(2010년 기준)로 수입되는 종자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 토마토를 비롯한 각종 채소종자의 해외 채종 물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종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판매용 채소종자 수입 규모는 949t, 2,4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826t, 2,130만 달러보다 물량은 123t, 금액으로는 260여만 달러가 각각 증가되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이처럼 토마토를 비롯하여 채소종자의 해외 채종이 증가한 것은 국내에서 채종할 수 있는 농지나 농가가 여의치 않고 여름 장마철 일조량 부족과 겨울철 추위 등 기후·환경적으로 연중 좋은 품질의 씨앗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종자회사들은 국내 채종의 경우 인건비를 비롯한 생산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자칫 씨앗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해외 채종에 눈을 돌리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판단된다. 이처럼 해외에서 채종된 종자나 수입 종자의 국내 유통은 종자전염성 병해의 유입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토마토에서 대표적인 종자전염성 병해인 ‘궤양병’은 종자 수입 시 국내에 유입될 경우 살균처리를 하지 않으면 토마토 작물에 발병을 유발하여 피해를 나타내는 정도가 크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지난해 춘천, 부여, 익산 등 토마토 주 재배지역에서의 궤양병 발생량은 23~28%로 전국적으로 발생되어 피해를 나타냈다. 또한, 시설 재배지내에서도 궤양병의 발병은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정식 후 40일이 지난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조기에 발견하여 제거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종자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검사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토마토 궤양병은 고시된 관리병해충이 아니어서 검역 검사 없이 수입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토마토 궤양병’은 2007년 강원도 철원과 춘천, 전북 익산 등에서 국내 발생이 처음 보고된 이후 전국적으로 발병 확산이 진행되어 ’11년에는 60~68%까지 발병되어 피해가 증가됐다. 현재까지 밝혀진 ‘토마토 궤양병’의 발생 경로를 보면, 오염된 종자로부터 시작되어 토양으로 병원균이 이동해 다른 건전한 식물체의 뿌리를 통해 전염되거나, 병원균에 오염된 농업용수에 의해서도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토마토 궤양병’의 확산은 재배하우스 내 가지유인 및 적심 등 일련의 농작업에 의해 전염되는 확률도 높은 실정이다.
최근 연구결과에서 가위 등의 작업 도구를 소독하여 사용함으로써 2차 감염을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예방조치 결과 수량 감소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로 볼 때, ‘토마토 궤양병’은 1차적으로는 오염된 종자를 사용하지 않아야 하고, 병에 걸리지 않은 건전한 종자를 이용하여 육묘해야 하며, 생산과정에서도 병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토마토 궤양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오염 종자를 검출해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과 농민들이 건전한 종자와 종묘를 이용할 수 있는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토마토 궤양병’을 방지하기 위해 ‘Good Seed and Plant Practices (GSPP)’를 운용하고 있다. GSPP는 토마토 생산 현장의 품질관리를 위해 GSPP 표준기준을 준수하면서, 종자 생산기업과 토마토 육묘업체 등 토마토 종묘 생산 주체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검사기관에서 검증해 농가가 토마토 궤양병으로부터 안전하고 건전한 종자와 종묘를 이용하게 하는 품질보장 시스템이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의 ‘GSPP’와 같은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며, 국가적 차원에서 건전한 종자 및 종묘의 생산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토마토 채종지역에서의 궤양병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국내 수입되는 토마토 종자에 대해서도 궤양병 검사를 실시하여 감염 및 오염종자가 유통되지 않도록 조기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 이중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