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예학회 제7회 원예산업정책토론회’

선진국 원예산물 수확후 손실율 7~10%

2013-02-25     원예산업신문

(사)한국원예학회와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주최하고 원예산업신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협중앙회가 후원한 ‘한국원예학회 창립 50주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개원 60주년 기념 제7회 원예산업정책토론회’가 ‘원예산물의 선도와 품질 제고를 위한 유통체계 발전방안’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24일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성황리 개최됐다. 김병수 차기회장(경북대학교 원예과학과 교수)으로 진행된 주제발표는 이천일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관의 ‘농산물 유통정책 방향’, 김종기 중앙대학교 생명자원공학부 식물시스템과학전공 교수의 ‘농산물 수확후 관리기술 발전전략’, 홍윤표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관의 ‘원예산물 품질관리기술 개선방향’, 이석기 경주시농협원예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의 ‘유통현장에서의 품질관리 애로 및 제안’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천일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관 ‘농산물 유통정책 방향’ = 지난해 개정된 농협법에 의해 농협이 경제사업의 활성화에 전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재원이 마련된 만큼 금년은 이러한 노력이 조기에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 나갈 것이다. 우선 금년도에는 안성 물류센터를 시작으로 해서 2015년까지 연도별 계획에 따라 권역별로 5개의 도매물류센터를 개장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농협조합은 조합공동사업법인과 연합사업을 통한 조직화를 통해 ‘경영의 규모화’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명실상부한 공동출하·공동계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정책적인 지원을 해 나갈 것이다.
2011년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도매시장에서 기존의 경매제뿐만 아니라, 정가·수의거래 방식이 가능해진 만큼 도매시장의 시설현대화 사업과 연계해 이러한 거래방식에 걸 맞는 시설을 새롭게 구상하고 설계해야 한다. 경매제를 전제로 한 도매시장 시설과 정가·수의거래 또는 시장도매인제를 전제로 한 도매시장 시설은 전혀 다른 만큼, 현재의 33개 도매시장별로 어떤 거래제도가 적합할지,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시설이 필요한지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그동안 IT 기술발달 등 농산물의 직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이 크게 성숙됐다. 직거래 확산을 위해서는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도 농산물의 품질을 믿을 수 있는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이와 관련 지난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이버거래소가 최초로 1조원의 거래를 돌파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일이다.

# 친환경 수확후관리기술 개발
▲김종기 중앙대학교 생명자원공학부 식물시스템과학전공 교수 ‘농산물 수확후 관리기술 발전전략’
= 우리 배를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검역관이 국내에 상주하면서 검역을 통과해야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가 8∼9억원의 체류비도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배는 미국 검역관의 검사 없이 자체검사만 한 후 최근에 미국에 수출했다. 그만큼 미국이 중국의 수확후 관리기술을 신뢰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압축공기를 통해 먼지털이식으로 벌레를 털어내고 있지만 이 기술은 100% 안전하지 못해 미국 검역관이 돋보기를 들고 보고 있다.
사과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시로 오존을 파괴해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메칠브로마이드로 훈증을 하고 있다. 친환경적인 수확후 관리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농진청이 수확후 관리기술을 개발해 각 지방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농협APC에 보급하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상품을 만들어 농가소득을 증대할 수 있다. 수확후 관리와 관련돼 정책과 R&D를 총괄하는 사령탑인 ‘수확후관리센터’ 설립이 시급하다.
APC에서 취급하는 비중이 큰 사과, 배, 감귤, 단감, 토마토, 딸기, 참외, 풋고추를 대상으로 89개소의 APC를 선정하고 수확후 관리기술을 공정관리와 시설관리 분야로 구분해 역량을 평가했다.
APC의 수확 후 관리기술 공정은 수확, 이송, 수확 후 처리, 저장, 선별 상품화, 유통, 품질관리로 세분해 총 67개의 설문항목을 도출했고, 시설관리 분야는 시설전반, 반입처리시설, 수확 후 처리시설, 저장시설, 선별 및 상품화 시설, 유통설비, 품질관리설비 7개 항목으로 나누고, 42개 설문항목을 작성했다. 조사한 APC의 평균 수확 후 관리기술 활용도는 67.2점이었다. 품목별로는 단감이 73.3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딸기 71.4점, 감귤 70.4점, 사과 66.6점, 배 62.1점, 토마토 63.0점, 참외 61.8점, 풋고추는 60.0점으로 가장 낮았다. 한편, APC의 수확 후 관리기술 공정별로 그 역량을 분석하면, 전 과정 중에서 수확 후 이송 부문이 80% 수준이었고 수확과정은 69%이었다. 그리고 품질관리 공정은 61%를, 저장은 63%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이 분야의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제시됐다.
APC의 시설자원 확보수준 및 관리역량은 평균 64.4점으로 나타났다. 시설(장비)유형별로 비교하면 시설일반은 79%로 가장 높았으며 저장시설은 66%, 상품화시설 66%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통 및 품질관리 자원은 51%에 불과해 품질관리 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다. APC 품질관리 개선을 위해 조직화 및 규모에 적합한 신기술의 개발 및 보급이 요청되고,APC 농산물 품질관리 실무자의 육성 및 교육을 확대하고 품질평가 기기를 확보해 자체 품질관리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확후관리센터’의 하위개념으로 ‘APC기술지원센터’ 운영이 필요하다.

# 매뉴얼·리플릿 전국적 보급
▲홍윤표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농업연구관 ‘원예산물 품질관리기술 개선방향’
= 국내 원예산물의 수확후 손실률은 선진국의 7~10%에 비해 30~35%로 매우 높은 실정에 있으며 수확후 상품성 향상을 위한 처리 시설이나 기술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 아울러 수출시 수출 품목의 수확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출품 고급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세척, 훈증, 저장의 선진화된 기술들이 접목돼야 한다.
선진국에 대비해 국내 수확후관리 단계별로 수확, 예냉, 세척, 후숙처리, 선별, 포장, 저온저장, CA저장 등의 기술 수준은 60~80% 수준인 것으로 판단되고 이를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국내 수확후관리기술 선진화와 수출품목 고급화를 위한 복합기술 적용이 필요하다.
국내 수확후관리기술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APC 유통과학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지원으로서 농산물 품질 안전성 향상을 위한 세척 및 예건 기술을 보급하고, 저장 및 유통중 손실률 경감을 위한 환경제어 시스템을 보급해야 하며, 품목별 수확후관리기술 매뉴얼 및 리플릿을 전국적으로 보급해야 한다.
수출품목 고급화를 위한 복합기술 적용으로는 수출시 선도유지를 위한 패키지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해야 하고, 수출시 품질유지를 위한 환경제어 모니터링 시스템과 검역 안전성 제고를 위한 신개념의 훈증기술(이산화염소 등)을 보급해야 한다.
이러한 기술들이 국내 APC에서 보급되고 실행되면 향후 5~10년 뒤에는 국내 원예산물 수확후 손실률이 30~35%에서 15~20%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APC인력 상시확보 제도 마련
▲이석기 경주시농협원예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 ‘유통현장에서의 품질관리 애로 및 제안’
= 계절별 성수기에 인력수급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다. APC에 인력이 많이 필요할 때면 수확시기와 겹쳐 농가에서도 필요해 5만원 하던 인건비가 10만원에서 15만원까지 오른다. 비수기에 인력 이탈이 많아 매년 새로운 사람을 대상으로 가르쳐야 한다.
인력 상시확보를 위한 물량유치와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외국인이나 자기농사를 짓지 않고 전속적으로 APC에 근무할 수 있는 30명 정도의 숙련공과 성수기에는 10명의 임시인력을 고용할 수 있다. 숙련공에 대해서는 4대보험에 가입시키고 퇴직금지급 등 노무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품질관리를 위해서는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출하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이 필요하다. 교육을 해도 적기에 수확하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교육실시 관련 자율적 협약이나 페널티 부과가 필요한 것 같다.
▲종합토론에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배도함 본부장, 농협중앙회 국병곤 부장, 대구대학교 강선철 교수, 천안배원예농협 심훈기 상무, 농식품유통연구원 김대수 사무국장, 신미네유통사업단 김재왕 소장, (주)이마트후레쉬센터 이홍덕 센터장,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김연화 회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심훈기 천안배원협 상무는 “APC시설이 노후화 돼 고품질 선별에 문제가 있어 시설현대화가 필요하다”며 “APC의 선도유지를 위한 체계적인 기술이 부족해 이러한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