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 되돌아본 2012년 원예산업
2012-12-17 원예산업신문
■과수결산
올해 과수 재배면적은 작년보다 6% 감소(15만 2천 ha)하였다. 그러나 품목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과수 전체 생산량은 가뭄과 태풍에도 불구하고 수확기 기상이 양호하여 작년보다 다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올해 과수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은 품목은 태풍 피해가 상대적으로 심했던 배가 아닐까 싶다. 배 재배면적은 농가 고령화와 도시개발, 그리고 수익성이 높은 타 작목전환으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2012년 재배면적(1만 4천 ha)은 19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였다. 또한 올해 배 생산량은 재배면적 감소와 더불어, 태풍의 영향으로 199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0월 이후 배의 가락시장 도매가격(신고, 15kg기준)은 전년에 비해 40% 이상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배 저장량은 태풍으로 신고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여 작년보다 30% 정도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배 가격은 생산량 감소와 농가들의 저장배 가격 상승의 기대심리로 계속해서 높을 전망이다.
사과 생산량은 작년보다 다소 증가할 전망이다. 사과 홍로의 경우 태풍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였으나, 만생종 사과(후지)는 후기 비대가 양호하여 작년보다 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홍로 사과는 태풍 피해로 가격이 작년보다 45% 높았지만, 11월부터 만생종 후지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사과 저장량은 후지 생산량 증가와 저장사과 가격 강세에 대한 기대심리로 작년보다 13% 정도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근래 들어, 주목할 만한 점은 사과를 수확한 후 1-MCP(에틸렌 생성 억제제)를 처리하면 장기저장이 더욱 가능하여 1-MCP처리를 하는 농가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단감, 포도, 복숭아 생산은 작년보다 각각 2∼5%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감귤의 경우, 생산량은 작년보다 다소 많지만, 평년에 비해 특소과(1번과)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소과는 시장에서 유통·판매가 금지되어 있지만, 최근에 불법적으로 시장에 유통되어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러한 위법적인 행위는 농가 소득의 저하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감귤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만큼 법과 제도적 정비를 통해 불법 행위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
농업관측센터의 농가 및 모니터 조사결과에 의하면, 과수의 품질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물론 태풍의 영향으로 사과와 배의 비상품률은 작년보다 증가하였지만, 당도·외관·크기 등 종합적인 과수의 품질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2012년 3월 한·미 FTA가 발효됨에 따라 오렌지와 포도 수입량은 작년보다 각각 20% 가량 증가하였다. 특히 체리는 관세 24%가 즉시 철폐됨에 따라 수입량이 작년보다 90% 증가하였다. 내년에도 미국산 과수 수입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사과와 배의 수입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미국산 사과와 배는 ‘식물방역법’ 에 의해 수입이 금지되어 있고, 현재 5단계(총 8단계)인 검역협상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관측센터 설문조사 결과, 2013년 과수 재배면적은 올해보다 다소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사과는 FTA 지원 사업에 힘입어 과원 갱신과 신규식재가 늘어 내년 유목면적이 올해보다 3% 증가할 것으로 조사되었다. 배·감귤·단감은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년간 국민들의 1인당 과수소비량은 증감을 반복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정체를 보이고 있다. 과수농가의 영세화와 고령화는 국내 과수산업의 미래를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중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들과 동시다발적인 FTA추진으로 국내 과수산업의 생산기반 약화가 우려된다. 국내외적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과수산업과 과수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과수산업에 대한 FTA 보완대책의 실효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과수농가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대책 추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재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과일관측 팀장
■화훼분야
농림수산식품부와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화훼생산액은 8,215억원이다. 지난해 전체 농업생산액 413,582억원과 비교해 보면 약 2%수준으로 농업에서 화훼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농업분야에서 화훼산업의 비중이 낮다고 해서 꽃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도 소소하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화훼산업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녹색성장산업으로서 꽃이 소비자들에게 주는 정서적 함양이나 정신적 풍요로서의 가치가 매우 귀중하고 꽃에게는 보이지 않게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무한의 가치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화훼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2005년도를 정점으로 화훼 재배면적, 재배농가, 생산액 등이 매년 줄고 있다. 2005년도 7,950ha에 달하던 화훼 재배면적이 2011년도에는 6,833ha로, 1만3천호에 달하던 화훼농가도 2011년도에는 1만호로 23%나 줄었으며, 화훼생산액도 2005년 10,105억원에서 지난해에는 8,215억원으로 19%나 감소하였다. 국내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으로 인해 꽃 소비가 부진하다보니 유류대, 인건비, 농자재 값 인상으로 인한 농가의 자금난과 경영애로는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화훼농사를 짓다가 농사를 포기하거나 시설채소나 타 작목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올해 aT 화훼공판장에서는 화훼류의 품질 향상을 위해 절화류의 습식유통을 확대하여 꽃의 유통기간이 연장되게 하는 등 화훼류의 유통개선에 힘써 왔으며, 경매장 외에서도 화훼류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웹거래 형태로 사전주문거래방식을 대폭 개선하여 농가와 중도매인 간에 양방향 거래가 확대되도록 하였다. 또한 꽃 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생활 꽃꽂이 강좌 개설과 유소년을 대상으로 한 원예체험 교실 운영 그리고 여러 사회복지시설과 장애우들을 대상으로 꽃을 통한 취업지원 교육 등 사랑나눔실천도 적극 펼쳐 왔다. 하지만 아직도 화훼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이 남아 있음을 많이 느낀다.
며칠 후면 2013년이 된다. 새해가 되어도 위축된 국내 경기가 쉽게 풀릴 것인지 예단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올해 보다는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내년에는 정부, 화훼업계, 단체 등이 힘을 모아 침체에 빠진 화훼산업이 재도약 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내년에도 aT는 화훼산업발전을 위해 새로운 목표를 정해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산 기술로 개발 보급되는 장미, 국화, 난류, 관엽류의 시장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신품종 출하농가에 대해서는 인센티브 지원을 강화하여 농가의 로열티 절감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범국민 꽃 소비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정부, 화훼관련 유관기관과 협회, 단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대규모 종합전시회도 개최하여 작금의 침체된 화훼사업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보고자 한다.
2013년은 화훼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화훼업계가 각 분야에서 맡은 바 노력을 펼쳐 보여야 할 때이다. 이러한 여러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성과로 이어질 때 화훼산업의 성장가도는 그리 멀리 있는 않을 것이다.
■노윤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분화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