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신선편이 농산물 포장기술 개선 방향

2012-11-19     원예산업신문

소비자들이 농산물 선택에 있어서 위생과 편리성을 추구하면서 이제 대형마트에서 흙 묻은 고구마, 당근 등은 점차 사라지고 깨끗한 세척 농산물과 박피 또는 절단되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신선편이 농산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세척, 신선편이 농산물은 외부로부터의 이물질 혼입, 오염을 방지하고 상품성 향상을 위해 포장하여 유통시키는데 품질유지와 편리성, 환경친화성 등을 고려한 포장방법의 개선이 아직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신선편이 농산물의 포장방법은 부피가 줄어 운송에 편리할 수 있는 진공포장, 포장내부에 선도유지에 적합한 기체조성을 갖게 하는 플라스틱필름을 이용한 MA(modified atmosphere) 포장, 외관이 돋보이고 휴대하거나 이용이 편리한 용기포장, 취급의 편리성과 선도유지를 함께 고려하여 용기에 필름으로 밀봉한 포장 등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세척, 신선편이 농산물 포장방법 중 아직도 많은 품목에서 진공포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오래 전부터 이용한 깐감자, 깐도라지 등이 진공포장으로 인해 갈변이 억제되다 보니 아직도 산업 현장에서는 진공포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실정이다. 진공포장은 포장 내부에 산소 농도를 빠르게 낮추어 절단 후 쉽게 갈변될 수 있는 감자, 우엉, 연근, 도라지 등의 갈변억제에 도움을 주고, 과거에는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소비되는 단체급식 및 외식업체용으로 주로 이용되다 보니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선편이 농산물 소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통기간이 늘어나게 됐고 이때 신선편이 제품의 포장내부에 산소가 없고 이산화탄소가 높게 축적되면서 생리장해 발생 및 휘발성 물질 생성에 의한 이취 등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신선편이 농산물이 과일, 채소뿐만 아니라 나물 및 버섯류까지 종류가 확대되고, 절단 및 혼합형태 등이 다양해지면서 각 품목별 특성을 반영해 품질과 환경을 고려한 포장기술이 요구되고 있어, 다음과 같은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신선편이 제품은 농산물의 절단, 세척과정이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호흡량이 증가하고 색깔도 변하기 쉬우며, 미생물 또한 쉽게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신선편이 농산물의 포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품목별 적정한 기체조성을 갖는 MA포장조건이 필요하다.
둘째, 신선편이 제품은 편리성이 요구되는데 용기포장에서 지금까지 편리성을 강조하다 보니 신선도가 문제되기도 했다. 특히 혼합과일 및 샐러드의 경우 한꺼번에 혼합해 포장하는 것보다 몇 개의 칸으로 나눠진 용기를 사용해 각 칸에 재료를 따로 넣고 포장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조리용 채소에서 소스가 용기 내부에 들어 있는 것은 교차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 용기 밖에 넣거나 부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압상에 민감한 채소가 혼합된 파우치 포장은 재료들이 서로 눌리지 않게 세우는 타입의 포장방법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신선편이 농산물은 주로 건강에 좋은 영양성분을 갖고 있는 과일, 채소 등이므로 소비자들에게 구입하고자 하는 품목에 대한 영양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과일, 채소는 보관온도에 따라 품질이 크게 차이나므로 적정 보관온도를 표시해 소비자가 신선편이 농산물을 신뢰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넷째, 신선편이 농산물을 포장하는 필름은 쉽게 생분해되는 환경친화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갈변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 품목은 산소투과율이 비교적 높은 필름을 사용해 유통 중에 이산화탄소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환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선편이 과채류와 같이 유통 중 조직이 연화되어 물이 생기기 쉬운 품목은 포장내부에 필터나 패드를 넣어 유통시키거나 새싹채소와 같이 품질이 쉽게 변하는 것은 냉기를 유지하는 포장유통기술이 보급돼야 하며, 유통 중 신선편이 상품의 이취 또는 미생물 증식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지시계가 부착된 이른바 smart packaging 기술도 확대돼야 할 것이다.
신선편이 농산물 수요는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크게 성장했으며, 특히 소매용 수요가 확대되면서 다양한 품목에 맞는 선도유지와 편리성이 강화된 포장기술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신선편이 포장에 대한 연구는 일부 주요 품목에 한하여 선도유지에 적합한 MA포장이 대부분이었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품목 및 혼합 형태에 대한 맞춤형 선도유지 포장기술이 보완돼야 하며, 포장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영양정보, 생산이력 등이 포장재에 포함돼야 할 것이다.
■농진청 원예원  채소과장 윤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