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과수농협 이영은 이사
농심 30년, 비결은 온도·습도 관리 철저
2012-10-22 원예산업신문
3대째 배 농사를 이어오는 평택과수농협(조합장 조용욱)의 이영은(54) 이사도 아침부터 배따기 작업에 부산하기는 마찬가지다.
“8천 평 되는 땅에 배 농사 하려면 등골이 휘어”라고 농을 던지는 이 씨는 3대째 이어오는 장인으로, 전수받은 비법은 특별할 것도 없다고 말한다. 그저 관심과 부지런을 떠는 것 그뿐이라고 강조한다.
배는 한 곳에서 오래 자라므로 토양의 질이 좋아야 한다. 이 씨는 좋은 토양을 가꾸기 위해 토양시료를 채취해 농업기술센터에 분석을 의뢰한다. 또 전문 박사를 찾아 가 조언을 구하고 퇴비를 주는 것도 소홀히 하는 법이 없다.
“화학비료를 먹여 키운 배는 옹골진 배의 참 맛을 느낄 수 없고 씹는 식감부터 다르다”며 “토양이 숨 쉴 수 있게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배를 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배는 기본적으로 11브릭(Brix)이 되면 높은 당도와 맛을 자랑한다. 사질토에 배 농사를 짓는 이 씨는 13브릭(Brix) 이상의 깊은 당도를 자랑한다. 그 비결은 최상의 온도와 습도 유지에 있다고 말했다. 영하1도에 저장하되 배는 얼지 않고 수분이 꽉 들어차게 습도 역시 잘 유지하는 노하우가 예쁜 빛깔과 맛을 자랑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걸어 다니는 온도계’라고 칭할 만큼 이 씨의 열정과 노력은 배의 당분만큼이나 깊다.
2개의 배 저장창고를 손수 지었고 얼마전 까지만 해도 대야에 물을 담아 창고에 두면서 배 수분을 체크 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 씨는 한동안 미국과 대만 등지로 수출하다 지금은 생활협동조합에 3년째 납품하고 있다.
“평택 배 특징은 색이 조금 탁하고 투박하지만 맛은 일등이다"며 "그만큼 영농기술이 높다는 말인데 약 7백 농가가 해마다 조금씩 줄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부터 정부에서는 농가 고령화에 여러 정책을 내 놓고 있지만 정작 농사꾼인 내가 보면 도움 되는 정책은 뚜렷하게 없다"며 이 씨는 고령화를 대비한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또 “배를 키울 때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며 “꽃을 맺고 수정을 거쳐야 비로소 열매가 열리는 것처럼 가격에만 치중하는 것보다 좋은 토양을 먼저 가꾸는 농심(農心)이 먼저”라고 말했다.
한편, 이영은 이사는 2006년 새농민상을 받은 바 있다.
/정미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