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라지산학연협력단

‘토종백도라지’로 중국산과 차별화마케팅

2012-09-17     원예산업신문

경남도라지산학연협력단(단장 이신우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농학·한약자원부 교수)은 농촌진흥청과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경남도라지 농가의 재배기술 향상, 유통체계 확립 및 가공을 통한 부가가치 증진을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협력단은 국내 ‘토종 백도라지’ 보급 확대를 통해 중국산 자색 도라지와 차별화 마케팅을 한다는 전략으로 토종 백도라지의 채종시스템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산 등이 국내의 유통시장을 점유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국내 토종 도라지의 품종화, 산업화가 시급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재배되고 있는 도라지는 단순히 오래전부터 재배돼 오는 것으로 품종이나 계통의 개념이 확립돼 있지 않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 등의 외래종이 혼재돼 있다.
경상남도는 국내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경상남도 토종농산물 보존·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으나 도내의 일부지역에서 조상대대로 재배돼 온 것이란 농가의 진술만을 근거로 하고 있어 과학적인 뒷받침이 부족한 상태다.
그래서 국내외 도라지 유전자원의 수집, 보존, 특성평가 시스템 확립과 종자의 저장, 보존, 특성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며 이와 함께 도라지의 채종, 관리체계, 원산지 판별을 위한 분자생물학적, 생화학적 마커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신우 단장은 “도라지는 타가수정작물로서 잡종강세를 이용한 F1채종체계와 종자검사 및 보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하나 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며 “협력단에서는 토종 백도라지를 분자생물학적으로 확인하고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서 증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 단장은 토종 백도라지 종자채취를 위해 국내 토종 도라지 재배 농가를 돌아보고 있다.
이 단장은 “중국산 종자가 많이 들어와 국내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중국산은 일반적으로 자색도라지가 대부분인 만큼 중국산을 대체해 우리는 토종 백도라지 보급을 늘려 차별화 마케팅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도 ‘장백도라지’, ‘으뜸도라지’ 등 일부 품종이 개발돼 있으나 별도의 채종시스템을 통한 보급시스템이 없어 농가에서는 자가 채종한 종자를 대대로 재배해 오고 있어 품종으로서 고유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단장은 “우리가 애창하는 도라지 타령에도 백도라지가 나오지 않냐”며 “신토불이인 토종 백도라지를 브랜드화하고 마케팅 수단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협력단은 최근 회원농가의 도라지를 이용해 가공제품인 ‘도라지환’을 남해보물섬영농조합법인과 공동 개발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있다. ‘도라지환’은 도라지 분말과 꿀을 섞어 만들어 도라지 특유의 쓴맛을 줄였다.
협력단은 지금까지 도라지농가의 부가가치 증대를 위해 도라지한과, 도라지꿀, 도라지음료, 도라지조청, 진수고, 도라지떡 등을 개발했으나 이번에 개발한 ‘도라지환’은 휴대와 식용이 편리해 소비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남해보물섬영농조합법인에서 회원농가의 친환경인증 도라지를 직접 수매함으로써 유통단계를 축소, 농가는 높은 단가에 판매할 수 있고 업체는 저렴한 가격에 원료를 구입할 수 있으며, 소비자 또한 낮은 가격에 제품구매가 가능하다.
협력단은 또한 경남도라지의 규격화를 통한 부가가치 증진과 차별화를 위해 공동브랜드인 ‘도라지대감’을 개발해 관련 포장재를 보급하고 있다. 생도라지는 5kg 박스에 담아 유통하고 있으며 엑기스 등은 별도의 포장재를 이용하고 있다.
‘도라지대감’ 포장재를 사용하기 전에는 우체국박스나 일반박스를 사용했으나 공동브랜드인 ‘도라지대감’ 포장재를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 포장박스에는 협력단의 전화번호가 기재돼 있어 소비자로부터 가격, 품질 등의 상담을 해오면 협력단에서 설명해 주고 있다.
‘도라지대감’ 포장재 비용은 현재 협력단에서 70%, 농가에서 30%를 부담하고 있으나 사용량이 늘어나면 농가부담을 높일 예정이다. 협력단이 시범농가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한 결과 농가당 15%, 3.3㎡(1평)당 20%의 수량이 증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단은 무엇보다 뿌리썩음병 방지를 위해 물빠짐이 좋도록 토양 경반층을 대상으로 깊이 경운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일정 주기별로 농가 토양분석을 실시해 일정수준의 질소, 칼슘함양을 유지시켜 약용도라지 뿌리의 생산성 및 수량이 증가됐으며 밀식재배와 밀식이식을 통한 잡초발생 경감기술을 확대 보급하고 있다.
친환경 및 우수농산물 인증마크를 획득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컨설팅을 실시,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 우수브랜드의 입지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육묘재배한 도라지가 일반노지 관행법에 비해 본당 뿌리의 생체 중 무게비율이 최고 87%까지 향상된 시험결과를 바탕으로 토종 백도라지를 시설육묘재배기술을 통하여 유묘를 보급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면 보다 생산성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수확시기의 단축 및 조절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백도라지 단지의 구성 및 고품질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뷰 / 이신우 경남도라지산학연협력단장
도라지 기능성 연구 강화 통해
우수가공품 개발 부가가치 높여야

“도라지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어 수요창출을 위해 도라지의 기능성을 활용한 우수한 가공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능성 연구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신우 경남도라지산학연협력단장(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농학·한약자원부 교수)은 “현재 도라지의 국내 총 생산액은 1,100억원에 이르나 기능성 연구를 강화하면 부가가치를 배로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남지역 내 도라지 생산량은 협력단이 출범한 2009년부터 크게 증가해 2005년 대비 4배 증가했으며 소득은 약 12배 늘어났다.
이 단장은 “경기도 벤처업체에서는 다양한 신약을 도라지에서 추출하여 세계시장에 도전하고자 하고 있다”며 “이러한 신 수요처를 개발하게 되면 도라지 시장은 팽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라지는 폐에 작용해 가래를 없애주고 기침을 억제하는 효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고름을 빠지게 해 상처를 아물게 하는 배농작용을 하며 목구멍 염증으로 생기는 발음장애에도 좋다. 과음으로 인한 속 쓰림을 가라앉히며 위액분비를 억제해 궤양을 억제하기도 한다. 간 섬유화를 억제해 간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알코올추출물에는 혈당강화작용, 간장내의 콜레스테롤 함량저하, 말초혈관확장작용, 용혈작용, 항궤약작용, 기억력개선작용도 한다.
이 단장은 “도라지는 다양한 기능성을 자랑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능성을 체계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을 거쳐 수요창출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