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주권 15년 만에 되찾아
동부팜한농, 몬산토코리아 종자사업 인수
2012-09-17 원예산업신문
몬산토코리아는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다국적기업 세미니스가 당시 국내 종자분야 1위였던 흥농종묘와 3위 중앙종묘를 인수해 설립한 세미니스코리아를 몬산토가 다시 인수하면서 만들어진 회사다.
당시 흥농과 중앙 외에도 서울종묘는 노바티스(현 신젠타)에, 청원종묘는 일본 사카다에 각각 인수합병되면서 국내 4대 종자기업들이 모두 다국적기업에 넘어갔다.
그 결과 국내 토종 유전자원과 육종기술이 유출되고 로얄티 지급 부담이 급증하게 됐다. 로열티 부담은 농가뿐만 아니라 농산물과 식품을 소비하는 국민 모두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우리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무, 배추, 고추 등 토종 채소 종자의 50%가 다국적기업에 넘어가고, 양파, 당근, 토마토의 경우에는 다국적기업이 무려 80% 이상을 장악함으로써 종자주권 상실과 식량안보 위기가 초래됐다.
이번 동부팜한농의 몬산토코리아 인수는 단순한 기업인수 차원을 넘어 다국적기업들에게 매각됐던 토종 종자회사를 우리나라 기업이 다시 인수함으로써 종자주권을 되찾아 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 동안 외국기업에게 로얄티를 내고 사먹어야 했던 삼복꿀수박, 불암배추, 관동무 같은 한국 대표 품종들이 15년 만에 우리 손으로 되돌아 왔다.
국내 종자시장 역시 이제 동부팜한농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주도하게 됐다. 동부팜한농의 몬산토코리아 인수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게 됐으며, 한국 종자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또한 세계적으로 식량 위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작물 생산의 기초가 되는 종자를 대거 확보함으로써 식량안보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부팜한농은 앞으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려 다양한 품종을 육성하고, 기능성 식품 및 의약품 원료로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종자와 바이오작물 종자도 적극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 현지 적합 품종을 개발하고, 작물보호제·비료·상토 등 다른 농자재들과의 패키지 상품을 확대해 세계 종자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동부팜한농 우종일 부회장은 “종자주권을 되찾아온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우리나라 종자산업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포부를 밝혔다.
몬산토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동부팜한농은 한국을 대표하는 농업·바이오 기업이라는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게 됐다.
한편, 동부는 최근 ‘동부팜’을 농업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확정하고, 동부한농을 동부팜한농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관련 계열사들의 이름을 대대적으로 바꾼 바 있다. ‘동부팜’을 명실상부하게 ‘씨앗에서 식탁까지’ 아우르는 세계적인 농업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것이 동부의 야심찬 계획이다.
/연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