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환의 농사직설
2006-07-12 원예산업신문
■고추 이상증상 원인 규명과 대책세상을 살다보면 자신의 잘못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이웃에 있다는 관계만으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히거나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영농에서도 주위에서 받을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충북 ○○군의 고추재배 포장에서 제초제 피해로 의심되는 이상증상이 발생함에 따라 ○○군농업기술센터로부터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기술지원을 요청하였는데, 이웃 잘못 만난 탓이라 할까? 2006년 5월 15일에 고추를 정식하기 전에 우분, 유박비료, 수도용 복합비료를 밑거름으로 주었으나, 예년과 달리 특별한 기술을 투입한 것도 없는 처지에서 고추 끝부분이 마르는 등 피해 증상을 보였다. 처음에는 우분 등 유기질비료에 의한 피해인가 의심을 하였지만, 나타난 증상은 나아지지 않은 처지에서 고추가 자라지 않으므로 원인 규명이 필요하였다.현장을 둘러 본 결과 피해 고추포장의 위쪽에는 약 30cm 정도 높은 논이 있고 그 아래쪽에 있는 고추 포장은 2단으로 되어 있었다. 고추는 위쪽의 논과 인접한 논둑의 바로 아래부터 고추 포장의 2/3 정도가 이상증상을 나타내었다. 특히 같은 날자에 정식을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피해 부분의 고추들은 세근이 거의 발달되지 않았고, 지상부는 제대로 자라지 않아 키가 월등히 작은 60% 수준으로 절간이 짧으며, 줄기와 일부 착과된 과실은 경화정도가 심하고, 잎은 황백화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같은 포장 내에서도 아래쪽에 정상적인 생육을 보이는 1/3정도 면적의 고추생육은 정상적이어서 키는 80cm 정도이며 열매는 3단까지 착과되었다. 그리고 이상증상을 보이는 고추의 휴간, 즉 통로에는 잡초가 전혀 자라지 않았고, 정상 생육중인 고추의 휴간에는 잡초가 많이 자라고 있었다.피해 고추 포장은 논으로 벼를 심어 오다가 2005년도부터 고추밭으로 전환하여 2005년도에는 고추를 잘 수확하였으며, 올해 초에 산흙을 받아서 객토하고 성토를 하였으며, 정식이후 6월 2일 지주를 설치할 때까지는 이상 증상이 없었다. 그러나 6월 10일경 1차 고추 유인을 할 때부터 이상 증상이 발생하여 상황이 더욱 진전된 처지가 되었다.병리·토양적 측면으로 다양하게 점검하였으나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었으며, 고추의 포장관리 상태도 양호하였으므로 고추 포장 자체의 원인보다는 외부의 원인으로 피해가 발생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고추 포장 위에 있는 논에서 5월 25일경 이앙을 하였고, 6월 5일경 제초제를 처리하였으므로, 현장진단결과, 제초제에 의한 피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나 윗 논에서 제초제를 뿌린 경우에도 논물이 넘쳤거나 제초제를 뿌릴 때 고추 포장으로 날아 든 정황은 발견할 수 없었다. 아마도 땅속으로 농약 성분이 물을 따라 파고들어 피해를 준 것으로 추정이 되나 땅에서도 고추에서도 제초제 성분 분석이 어려웠다.따라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으므로 피해가 발생한 고추 포장의 토양을 이용하여 다음 작물 재배에서 피해 발생 여부를 판단하도록 생물검정을 실시하고, 생물검정 결과를 토대로 추가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였다. 다만, 이상증상을 나타낸 고추는 시간이 흐르면서 생육장애에서 다소 회복되었으므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배수로를 정비하여 이물질을 적극적으로 배출시키고 비배관리를 잘 하도록 조치하였다.<농진청 고객지원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