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래 적정착과로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하자

2012-07-09     원예산업신문

참다래라고 알려진 키위는 20세기에 개발된 새로운 과실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에 들어서야 이 과실을 소비자들이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참다래 재배는 이미 19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되었으며 90년대를 거치면서 현재는 1,000-1,300ha의 면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참다래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많은 비타민C(60-120mg/100g)를 함유한 건강과일로서 요즘의 삶의 추세인 웰빙(Well-being), 로하스(LOHAS) 등과 잘 부합되기 때문일 것이다.
참다래 산업에 있어 과거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품종의 다양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과종 같으면 이미 당연지사로 여겨질 일이지만, 참다래는 상품화되어 시장에 출시된 것도 늦었을 뿐더러 품종의 다양화도 이제 막 시작된 과실이다. 또한 참다래가 어떤 과일인지, 어떻게 먹는지에 대한 정보를 최근에서야 소비자들이 보편적으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참다래는 몸에는 좋은데 시고 맛없는 과일로 상당부분 오인된 것이 사실이다. 과거에는 생산자 측에서는 그저 단위면적당 많이만 생산하면 소득이 보전되는 상황이었지만, 최근에는 품종의 다양화로 소비자들이 맛있는 참다래를 원하고 있으며 품질이 우수한 과일이 가격도 좋게 받고 있다. 따라서 요즘 생산자들은 자연스레 품질이 좋은 맛있는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참다래의 단위면적당 생산되는 이상적 목표수량은 10a기준으로 3톤이다. 이상적이란 말에서 짐작하겠지만 3톤이란 수치는 실질적으로 기술적인 완성이 없이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참다래가 한국에서 재배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농가의 단위면적, 10a당 생산량은 평균 2톤 정도이다. 즉, 개별농가의 기술수준에 따라 1.5톤에서 3톤까지 다양한 농가가 분포하며, 지역에 따라 일부 농가에서는 3~5톤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생산량을 보이기도 한다. 과연 이런 농가에 대해 우리가 경외감과 찬사를 보내는 것이 정상일까? 일반적으로 과수의 경제수령 즉, 유실수가 정상 품질의 과실을 정상적 수량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나무의 나이는 25년 내지 30년이다. 이것은 나무가 견뎌낼 수 있는 만큼의 과실을 나무에 열리게 했을 때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이다. 만일 평소에 나무가 감당할 수 있는 수보다 많은 양의 과일을 나무에 열리게 했을 때는 경제수령은 이보다 훨씬 줄어 일찍 노화, 쇠퇴하게 된다. 따라서 앞서 언급했듯이 품종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겠지만 참다래의 경우 나무가 경제적 수명을 정상적으로 다하기 위해서는 2.5~3톤이 적정한 최대 목표치라고 본다.
사람들은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각종 복지정책을 운운하면서, 어찌보면 삶의 동반자인 나무에게는 노예처럼 혹사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나 싶다. 다른 과종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가 이 땅에서 오래도록 농업을 통해 먹을거리를 꾸준히 공급받기 위해서는 자연과의 조화가 필요하며, 나무가 회복 가능한 수준에서 착과를 시키고 생산을 도모해야만 건강한 나무에서 안정적으로 맛있는 참다래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생산자는 다수확 일변도에서 벗어나 오래도록 맛있는 과실을 생산할 수 있도록 참다래 나무가 감내할 수 있는 만큼만 착과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소비자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재배를 통해 생산된 농산물에 대해 일반재배에서의 수량과 외관상의 품질을 기대하거나 당연시하는 생각을 조금은 양보해 주길 바란다.
■농진청 남해출장소 농업연구사 곽용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