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패러다임 원예산업에서 찾자

2012-06-18     원예산업신문

■전문가 의견
■이용범<농식품 수출연구사업단협의회장>

생산 수확 유통 단계서 수출문제점 해결
수출연구사업단 지원강화와 후속연구 체계 확립

국제 개방화 흐름 속에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칠레와 FTA 협상을 타결한 이래 10년간 45개국 8개의 FTA를 체결하면서 우리의 경제 영토는 60.9%까지 늘어났고, 이는 세계 3번째로 큰 경제 영토라 한다. 이 중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경제권을 갖고 있는 유럽연합(EU),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과 FTA를 발효한 아시아에서의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농업에 몸담은 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FTA 확대는 우리 상품시장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보다 취약한 우리나라 농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능력을 키워가지 않으면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FTA로 인한 시장 확대는 우리 농산업에 위기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대응만 잘 하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우리 농식품 수출은 76억불에 달하고, 전체 수출액이 5,000억불을 돌파하여 무역액이 1조억불을 넘어섰다. 농식품 76억불 수출은 우리가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고지였다. 올해는 100억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식품 수출이 정보통신기기의 1.9배 부가가치와 7.9배의 취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농식품 수출 증대는 관련 산업의 발전과 확대에 크게 기여하리라 본다. 최근 정부의 농식품 수출정책은 이러한 어려운 농업 현실을 극복함으로서 위기 속의 농업을 기회의 농업으로 삼고자 하는 무한한 의지가 담겨있다 할 수 있다.
이런 배경 속에 정부의 R&D 정책과 수출촉진 정책의 효과적 연계를 통해 수출을 촉진하고, 수출과정에서의 애로 요인을 해소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생산, 유통, 가공 등 종합적인 연구 개발 과제를 도출시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코자 2008년 농식품 수출연구사업단을 발족하였다. 즉, 수출 잠재력이 있는 품목 중에서 수출규모, 대외 경쟁력, 해외 시장 규모 등을 반영하여 13개 품목(사과, 배, 감귤, 단감, 과수류공통, 메론, 토마토, 과채류공통, 백합, 선인장, 닭, 돼지, 버섯)에 대한 수출연구사업단이 구성되었다. 그동안 연구업적 평가에 따라 3개 연구사업단이 탈락하였다. 올해는 수출연구사업단 출범 4년차로 9개 연구사업단(사과, 배, 감귤, 단감, 토마토, 과채류공통, 백합, 닭, 버섯)이 활동하고 있으며, 각 사업단은 우리나라 신선농산물의 수출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수출작물 재배농가와 수출기업에서 긴급히 필요로 하는 과제 수행과 컨설팅으로 농식품 수출증대에 크게 기여하여 왔음을 자부한다.
올해 농식품 수출연구사업단은 지난 3년간의 잘된 점과 시행착오를 철저히 분석한 후 5개년 계획의 중장기 연구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2단계로 도약해야 할 시점에 접어들었다. 각 연구사업단은 지난 3년간 달성한 우수한 연구 성과물을 이제는 현장에 투입하여 각 생산, 수확, 선별, 유통단계에서 발생한 수출 애로 요인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각 사업단은 수출 생산 단지 중심의 기술 지원 강화로 수출농산물의 생산자 조직을 활성화시키고, 전문화, 단지화를 유도하여 정부의 전문 수출단지 육성에 기여하여야 하겠다.
농식품 수출은 상호 신뢰도를 기반으로 하며, 수출과정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출연구사업단의 역할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 즉, 안정적 생산기반 위에 품질과 안전성이 확보된 농산물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기술 지원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즉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갖추었을 때만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생산 기반 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생산비 절감과, 품질, 안전성 확보 및 상품화(브랜드 관리 등)를 통한 비가격 경쟁력을 갖추었을 때만이 가능하다. 가격경쟁력을 갖춘 농식품 수출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동안 각 연구사업단은 수출농가의 생산과정에서 애로사항 해결을 위해 연구와 기술지원을 위해 현장을 누비면서 수출농가들과 끈끈한 정이 흐르는 관계로 발전하였다. 수출 기업을 위해서는 수출과정에서의 신선농산물 선도유지 기술, 브랜드 개발 등을 비롯한 각종 기술적 정보 제공과 교류로써 서로간에 꼭 필요한 관계로 발전하여 왔다. 그 외에도 수출연구사업단에서는 연구와 기술지원과정에서 농산물 수출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많은 인력이 양성되어 기업 현장에 재투입되고 있는 성과를 낳고 있다. 각 사업단과 관련하여 약 500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농산물 수출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으로 활동하고 있어 농식품 수출의 앞날은 밝다고 본다.
수출연구사업단은 특히 재배농가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신선농산물의 수출확대와 수출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고 있으며, 이들 작물의 수출활성화를 위해서는 사업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강화되어야 하고 후속 연구지원체계 수립이 필요하다.

■김경필<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국가차원 우리농산물 판촉·홍보 필요
현지 판매회사 설립으로 유통 강화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농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에서 우위가 있는 농산업 부문을 발굴하고 성장시킴으로써 우리 농업에 다가오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해외시장에서 우리 농식품의 경쟁력을 가늠하고 해외시장세서 일정 부문을 점유하기 위한 방법으로 ‘수출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농식품 수출시장 확대시 농식품 수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신흥 국가들을 중심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는데, 대표적인 신흥 수출시장 국가들은 중국, 러시아, 아세안 국가들이 있다. 중국과 아세안 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은 2000년대 초반 5% 수준에서 15% 수준으로 증가하였으며, 최근 10여 년 간 수출증가율은 각각 20%, 17%에 이른다. 또한 수출대상 국가의 경제규모(GDP) 성장률과 국가 간 수송거리도 수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경제 성장률이 높은 신흥 국가들을 대상으로 수출확대 노력을 투입하는 방법이 수출노력의 성과를 거두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우리 농식품의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수출단계별로 국내부문과 해외부문으로 구분하여 수출 애로사항 및 개선사항들을 살펴볼 수 있다. 국내 부문에서 수출확대를 위한 주요 분야는 생산단계, 상품화단계, 수출물류 단계(해외시장 단계까지 연결됨)로 구분할 수 있으며, 해외 부문은 검역 및 통관단계, 수입유통단계(유통채널 확대), 해외시장 소비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신흥시장의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물류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수출물류 단계, 수입 농산물 유통단계의 유통채널 확대, 해외시장 소비자단계 부문을 개선하는 노력이 시급하고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물류 단계의 주요 문제점은 물류시설 부족과 불완전한 물류시스템으로 인한 품질저하와 운임 상승으로 인한 발생하는 손실이다.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중국과 러시아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소비자들이 우리 농산물에 대한 인지도가 부족하고 원활한 판매가 어려워 저온저장 및 판매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선농산물의 특성상 저온저장 창고 부족 및 장기 보관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품성 저하 및 폐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 국가는 열대기후이기 때문에 저온저장 유통이 필수이지만 현지 저온저장 설비가 부족하고 에너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저온 유통이 쉽지 않은 여건이다. 이러한 물류여건을 극복할 수 있도록 물류 인프라부문이 개선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 진흥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고 신흥시장 수출 경험이 적기 때문에 현지 유통업체 및 바이어와의 거래관계가 강하지 않고 또한 해외 소비자들의 우리 농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은 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해외 홍보 및 판촉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해외시장에서 인지도를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 최근 한류확대 영향으로 우리나라 공산품뿐만 아니라 농식품에 대한 선호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므로 인지도를 높일 경우 수출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지 유통채널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지 법인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 국내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시장판매 활동을 위해 지역별 지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외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판매활동을 위해서는 현지 판매회사 설립이 필요하다.
현지 판매회사는 현지 거래관행과 시장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현지 유통업체들과 지속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별 수출업체 입장에서 해외시장 판매회사 법인을 설립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경영 리스크가 따르기 때문에 수출업체들끼리의 연합한 수출회사 법인을 만들 수 있다. 우리 농식품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해외시장 현지법인 설립은 수출인프라 기반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부분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생산자와 수출업체의 규모가 해외 수출 강대국에 비해 영세하고 비조직적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수출조직 결성과 수출활동을 위해서 생산자연합회, 수출연합회 등의 전문화된 수출조직 법인을 결성해야 한다. 생산자와 수출업체의 개별적 활동으로는 기존 수출시장을 유지하고 신흥 수출시장을 개척할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출 품목별 특성이나 여건에 맞추어 생산자 중심 혹은 수출업체가 중심이 된 수출조직을 결성함으로써 수출 판매활동을 전문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품목별 수출전문조직 법인 결성과 육성은 수출지원제도에서 중점을 두어야 할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