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농협 친환경급식 주체되자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 품목농협이 주체돼야

2012-06-11     원예산업신문

친환경학교급식사업은 단순한 식자재 공급이 아닌 친환경농산물의 유통을 통해 농업 전반을 활성화시키는  이다. 여기에 품목농협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 그간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품목농협이 주도해 왔고 또 가장 가까이서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품목농협이 친환경학교급식사업의 주체가 되어 안전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수익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농협의 상생정신을 전 국민들과 함께 나누는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2010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국내에 학교급식이 본격적으로 이슈화되었는데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학교급식추진팀을 신설했다. 학교급식을 비단 실 수요자인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농업 전체의 문제로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 농산물에 대한 인식 및 소비 확대는 농업협동조합이 예로부터 도맡아 왔어야 할 본연의 업무이다. 농협중앙회가 식품유통부 내에 학교급식추진팀을 새로 만들면서 일선 농협에서 개별로 진행되던 학교급식사업을 중앙회라는 하나의 틀로 묶어서 통합 지원할 체계가 세워진 것이다.
현행 학교급식 체계는 다품종 소량발주, 초저가격 경쟁 입찰, 공급업체의 영세성, 복잡한 다단계 유통경로 등의 큰 문제가 산적해 있다. 지난 2006년 학교급식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안전 식재료 공급' 사항을 강화했으나 공급업체 입장에서 학교급식은 아직 이윤추구의 수단에 머물고 있다. 이런 탓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산 농산물이 과다 납품되고 있다. 외국산 GMO농산물 및 저급한 수입산 가공식품의 납품 또한 제재할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수입산 농산물이 학교급식 식단마저 점령하게 된다면 그 영향이 우리나라 농업과 농업인에게 얼마나 해악을 끼칠지는 불 보듯 뻔한 노릇이다.
농협중앙회는 이런 점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통한 공동구매, 계약재배, 계약생산 방식을 도입하는 것으로 보았다. 현재 국내에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총 20곳으로 그 중 10개를 농협이 위탁 받아 운영 중이다. 농협중앙회 식품유통부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지역별 학교급식지원센터 지정?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개소할 때 농협이 운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전사적인 농정활동을 전개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농협에 대한 신뢰가 높고,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안전성도 믿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급식 선정에 있어 특히 품목농협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다. 학교 현장에서도 학교급식지원센터 건립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농협의 학교급식사업은 확장일로에 서있다.
현행 학교급식법 상에 식재료 공급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건립토록 했는데, 학교에서는 매월 업체를 선정해 발주하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 학교급식지원센터와 수의계약이 가능해 안전한 식자재를 연간 납품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학교급식지원센터는 농수축산물 및 가공식제품도 일괄 구매해 납품하므로 외국산 식품이 남발되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까지 더하고 있다. 더구나 납품되는 식자재의 가격, 품질을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해당 지자체, 학부모 단체, 교육청, 생산자 단체, 영양교사 등이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서 일일이 현황을 파악하고 발주를 내기 때문에 안전성과 품질성에 있어 최상을 유지할 수 있다.
농협중앙회는 이런 우수한 기능을 지닌 학교급식지원센터가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일선 학교와 학교급식지원센터 간에 입찰경쟁이 아닌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 차원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건립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해 우리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하는 사업활성화 체계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학교급식법에 의하면 2000만 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규정돼 있는데 이마저도 일선 교육청에서는 납품 비리 등을 구실로 삼아 한 업체당 금액을 절반에서 심지어 1/4까지 줄여서 계약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식재료의 상당 부분이 친환경농산물인데, 이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몇 년에 걸친 토양관리 및 생산된 농산물의 검수에도 긴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60% 이상의 학교에서 이 1~3개월 단위로 입찰을 보고 있다. 수의계약이 확보돼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소비처가 마련돼야 농가에서도 마음을 놓고 계약재배?생산을 할 수 있는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농협중앙회 학교급식추진팀 관계자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한 학기 정도는 농산물을 공급하게 해줘야 식재료 공급에 있어 안정성을 추구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학교급식법의 개선이 시급한 형편이다.
현행 학교급식법은 교과부 소관인데 학교급식을 통해 식교육이나 농업의 안정적 발전보다 단순히 학교급식 관리에만 치중해 농업계와 추구하는 목표부터 다르다. 현행 학교급식법의 목적은 급식품질 향상, 학생 심신발달, 국민식생활개선 등인데 이런 교육적 측면을 간과하고 단순히 외형적인 관리?운영에만 치우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학교급식이 효율화 선진화 되려면 학교급식법이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더구나 학교급식센터와는 금액에 상관없이 수의계약이 가능하게끔 해놓아야 센터가 만들어진 목적에 부합되며, 식자재의 안정적인 공급과 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기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농협중앙회는 학교급식법을 개선해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수의계약이 가능하게 하게끔 정부와 일선 학교에 의견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올해 전국 10개 광역자치단체와 49개 기초자치단체에서 학교급식센터를 건설하거나 건설을 추진 중인데 이는 농협중앙회가 나서 이뤄낸 큰 성과 중 하나다. 게다가 농협중앙회는 지역 농협을 상대로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을 것을 일선 농협에 주문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가 학교급식센터를 만들려고 나서는 만큼 이곳의 운영 주체로서 농협이 자리 잡아 갈 수 있도록 적극 나서라는 것이다.
농협중앙회 차원의 지원도 다양하게 계획되어 있다. 중앙회 자체 예산으로 식품안전진단평가제도를 운영해 학교식품법 등의 식품안전성 기준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의 품질을 확보한다는 목표로 올 하반기까지 평가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내년도 신규사업에 식재료 농약잔류검사 비용 지원도 농식품부와 조율중이다. 식품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산지에서 농약검사를 지금보다 더 많이 시행될 수 있도록 검사비 일부를 보조한다는 것이다. 학교급식과 관련해 심포지엄, 현장 의견 수렴, 일선 학교급식센터 방문 및 애로사항 청취 등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펼칠 예정이다. 또한 학교급식센터에 학교급식활성화자금을 올해는 400억으로 높게 책정해 무이자 자금을 지원해 학교급식에 소요되는 물류비용 등을 보조한다.
차후 농협중앙회는 직영급식센터와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를 통해서 수도권과 광역시에 학교급식을 납품하고 지역농협, 연합사업단은 시·군 급식센터를 설립해 시군지자체 학교급식을 담당하는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과 인천 등을 상대로 학교급식에 직접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에서는 농산물이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중앙회가 직접 나서 농산물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역농협과의 마찰도 야기되고 있다.
가령 수원지구원예농협은 오래전부터 수도권에서 학교급식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농협중앙회에서 지역 품목농협의 역점사업을 점유한다는 비판이 강하게 일고 있다. 애초 농협중앙회의 학교급식사업 추진 목적이 통합적인 지원에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원자로서의 역할에 매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 / 오석원 농협중앙회 학교급식추진팀장

학생 718만 명 하루 한 끼 학교급식 참여
우리 농산물 안정적인 소비처 역할 커

"우리나라 학교급식의 역사는 6.25 전쟁 직후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대에 학생들에게 영양을 보급하기 위해 급식이 시작되었는데 반세기가 지난 지금 국민 27.8%가 하루에 한 끼 이상 단체급식을 통해 식사를 해결합니다."
오석원 농협중앙회 학교급식추진팀장은 "국민 5000만 명 중 무려 1,390만 명이 매일 단체급식을 먹고 있으며, 특히 학생 718만 명이 학교급식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들이 하루 한끼로 우리 농산물을 먹어준다면 최소한 우리 농산물 생산과 소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수요 또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지난 해 농협 학교급식사업은 총 5851억 원 규모로 지역 농축협 860개가 이에 참여하고 있다. 2010년 학교급식사업비는 모두 5095억 원으로 제작년에 비해 16% 성장했으며 이는 전체 학교급식 시장의 20%에 해당한다.
"농업과 교육을 잘 연계해 서로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모델로 학교급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래 농업을 육성하는 의미에서 볼 때 이는 협동조합 본연의 업무라고 봅니다."
오 팀장은 학교급식으로 농산물의 안정적인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농가 소득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안전한 농산물 연중 꾸준히 공급할 수 있도록 학교급식법에 학교급식지원센터와 일선 학교 간 수의계약이 명시화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석원 농협중앙회 학교급식추진팀장은 "학교급식업체로 3천여 개나 등록된 상황인데 식품의 안전성 대신 싼 가격에 치중하는 경향으로 매년 배탈이나 식중독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학교급식지원센터는 그런 문제를 한꺼번에 다 해결할 수 있는 그야말로 전진기지다"고 다시금 강조했다. 이런 기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농협중앙회는 앞으로도 학교급식지원센터 건립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지원 및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가겠다는 입장이다.
/정의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