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공략하는 공동브랜드 마케팅
전국단위 공동브랜드로 소비자 인지도 높여야
네이버 백과사전에 따르면 공동브랜드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제품에 두 개의 브랜드를 공동으로 표기하거나, 시장지위가 확고하지 못한 중소업체들이 공동으로 개발해 사용하는 브랜드를 말한다.
2000년 초반부터 농산물유통에 브랜드화 바람이 불면서 수천개의 브랜드가 만들어지고 소멸하는 등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브랜드가 단순히 이름 짓기, 포장 디자인 등에만 치중되면서 생산자조직의 규모화를 통한 물량확보, 품질고급화가 미흡해 브랜드의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홍보 부족 등으로 소비자의 인지도도 매우 낮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주목을 받는 것이 전국단위 공동브랜드 마케팅이다. 외국의 썬키스트와 같은 단일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이고 상품에서의 차별성을 갖기 위해 국내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 농산물브랜드 난립으로 차별성 없어
2000년대 초 전국 지자체에 브랜드 개발열풍이 불면서 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다. 특히 지역 농축수산물 브랜드의 특허청 상표등록률은 37.6%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이 중 지역 공동브랜드의 등록률이 83.0%였고, 지역 개별브랜드는 30.3%에 불과해 대부분의 개별브랜드가 법적인 상표보호를 받지 못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농업경영체의 영세성으로 많은 브랜드들이 3년간 사용실적이 없거나, 10년 경과시점의 갱신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아 소멸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브랜드의 대부분이 특허청에 등록되지 않은 개별브랜드로서, 낮은 인지도와 미사용에 따라 자연적으로 소멸된 경우가 많다.
농식품부는 생산부터 유통단계까지 일관된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전국 산지조직의 규모화 및 권역화를 통해 우수 농축수산물 브랜드를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 농가, 영농법인 등의 소규모 유통 한계
생산과 유통단위가 개별농가 또는 영농조합법인 단위로 영세하고 대포장 형태의 산물출하가 대부분인 원예산물의 경우에는 브랜드화 추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생산 및 유통의 영세성을 극복할 수 있는 조직화가 미흡해 개인중심의 선별 포장과 시설활용도의 저위로 품질유지의 일관성 부족하고, 공동판매체제의 미정착으로 물량 규모화기반이 취약하다.
생산자 조직의 규모화를 통해 고품질의 농산물을 확보해야 하지만 개별적 브랜드로 유통을 하다보니 산지의 교섭능력도 부족하고 시장교섭력도 떨어지고 있다.
특히 소비지에서도 도매시장 중심의 다단계 경로와 소비자의 낱개 구매성향으로 브랜화의 유인이 부족하다. 작목반 단위의 영세 브랜드 범람과 출하기간의 단기성으로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가 낮아 대부분 산지명만 기억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국내농산물의 브랜드화는 단순한 브랜드명이나 포장디자인과 같은 외형적인 측면에 치우쳐 품질관리, 홍보 등 종합적인 마케팅 전략 수행에 따른 브랜드관리는 부족했다.
#공동브랜드 공동마케팅
공동브랜드와 지역조합 중심의 개별브랜드 간에 유통충돌로 공동브랜드 관리부실 및 이미지가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브랜드를 자산의 개념이 아닌 상품 이름으로만 인식하고 있으며 전문인력과 관리조직 미흡 등으로 사후관리가 안 돼 브랜드화 효과가 저조한 측면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공동브랜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고품질 농산물 생산을 기반으로 전국 공동브랜드로 단일화해 산지와 APC의 규모화와 공동마케팅 추진으로 상품성을 높이고 브랜드파워를 키울 수 있다.
공동마케팅은 출하 규모화를 통해 유통업체에 대한 대응력을 키우고 품질향상, 브랜드화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마케팅에 있어 개별적인 홍보보다는 규모화된 전국적인 홍보를 통해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17년까지 과실 공동브랜드를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조직화, 전문화된 브랜드 경영체를 육성해 2017년까지 생산량의 30%를 브랜드과실로 유통하겠다는 것.
과수 전국공동브랜드는 과수농협연합회의 선플러스(Sunplus)와 지역공동브랜드 30개소에 237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국 공동브랜드 및 지역공동브랜드 참여조직의 규모화, 품질관리 및 체계적인 마케팅을 지원해 연중 공급체계를 유지하고, 품질균일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철저한 품질관리가 성공의 핵심
성공적인 공동브랜드화의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한 품질 차별화와 차별화된 품질의 지속적인 균일성 유지에 있다. 여기에는 재배단계의 품질관리, 상품화단계의 품질관리 및 차별화, 품질의 균일성 유지, 품질보증 시스템 확립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개별브랜드화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화 상품의 규모화와 공동화이다. 또한 공동브랜드화의 효율적인 추진과 지속적인 브랜드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얼마만큼 개발된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동브랜드화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공동브랜드 대상 품목의 특성이나 범위나 규모를 고려한 효율적인 유통 및 판매전략 수립과 운용에 있다. 이와 동시에 성공적인 공동브랜드화는 효과적인 브랜드 개발에서 시작된다. 효과적인 공동브랜드의 개발은 적절한 브랜드이미지 개발, 브랜드디자인, 브랜드네이밍 전략 등이 잘 이루어져야 된다.
■전문가에게 듣는다 /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광역단위 통합 후 중장기적 전국브랜드로 가야
"산지조직화로 물량확보와 품질 균일성 확보해야"
전국단위 공동브랜드 마케팅은 난립한 브랜드 속에서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다.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 김동환 원장을 만나 공동브랜드의 성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들어 보았다.
▲지난해 유통공사 조사에 따르면 국내 농산물 브랜드가 약 5천여개가 있다. 우리나라 농산물브랜드가 난립해 있는 이유와 대책은?
농산물마케팅에 있어 브랜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브랜드를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다. 브랜드 이미지 창출이 중요하지만 이름만 만들면 브랜드마케팅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 정책이 브랜드마케팅을 강조하면서 브랜드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고 지방자치단체나 농협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브랜드만 만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천의 임금님표쌀, 안성의 안성맞춤은 성공한 케이스이지만 일부 브랜드는 이미지가 농산물이 연상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브랜드는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하며 농산물은 지역명과 연계하는 것이 좋다.
▲난립한 농산물브랜드 속에서 최근 썬플러스, 케이멜론 등 전국단위 공동브랜드 마케팅이 나오고 있는데 공동브랜드 마케팅의 성공조건은 무엇인가.
농산물마케팅에 있어 공동브랜드는 지향해야 한다. 전국단위 공동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생산자 조직의 브랜드 통합이 필요하다. 썬키스트, 제스프리 등 외국의 유명 농산물브랜드는 조직 브랜드가 통합이 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브랜드 통합이 돼 있지 않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에서 하는 썬플러스는 품질관리 측면과 과실브랜드의 대표성에서는 성공했지만 아직 소비자 인지도가 낮다. 썬플러스 역시 과수농협연합회 회원조합의 브랜드가 남아 있다. 브랜드 통합이 필요하다.
브랜드통합이 되더라고 하위브랜드로 조합의 브랜드를 사용하면 된다. 썬키스트도 하위브랜드를 병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 무임승차를 막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농산물 공동브랜드 마케팅이 국내에서는 시작단계인데 현재 국내 공동브랜드 마케팅의 문제와 개선점은?
공동브랜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표성을 가져야 하며 산지의 조직화가 필요하다. 산지 조직화를 통해 공동브랜드의 물량확보와 품질의 균일성을 확보해야 한다. 브랜드의 파워를 키우기 위해서는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대형마트 등에 연중으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와 판촉이 종요하다. 일반적인 회사에서는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면 경품이라던지 론칭행사를 통해 홍보를 하지만 농산물 브랜드는 이런 점이 약하다. 케이멜론은 농협중앙회의 뒷받침으로 홍보와 판촉이 잘된 사례이다.
▲공동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국브랜드로 한 번에 통합하기는 어렵다. 썬플러스나 케이멜론은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다른 농산물에서 전국브랜드로 가기 위해서는 광역단위로 통합한 후에 중장기적으로 전국단위 브랜드로 가는 것이 필요하다.
도매시장, 대형유통업체 이외에도 차별화된 유통경로를 개발해야 한다. 최근 편의점이 증가하고 있는데 편의점에서 손쉽게 과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과, 배 등의 조각과일을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하는 등 유통경로를 개척해야 한다.
또한 수출에 있어서도 공동브랜드로 통합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자체에서 개별브랜드로 외국의 대형마트에서 판촉행사를 하는 것보다는 공동브랜드로 규모화된 물량과 홍보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최근 SNS 등을 이용한 소셜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는데 공동브랜드 마케팅에도 도입이 가능할까?.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Social Networking Service)가 크게 유행하면서 이를 활용한 마케팅 홍보가 대세이다. 그러나 소셜마케팅은 농산물에 있어 도입하기 어렵다. 쿠팡, 티켓몬 등의 소셜마케팅은 공동구매를 통한 할인폭을 크게 하는 방식인데 농산물은 생산비가 정해져 있고 박리다매가 불가능해 소셜마케팅으로 판매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다만 홍보에 있어서는 적극 활용해야 한다. SNS를 통해 농산물의 특성, 맛, 품질 등을 알려주는 것은 가능하다.
/연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