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꽃박람회 예산 50% 감소

입장료 오르고 볼거리 줄어든 반토막 행사

2012-05-21     원예산업신문

2012 고양국제꽃박람회가 18일간의 여정을 끝으로 지난 13일 폐막됐다. 
(재)고양국제꽃박람회 측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 유료관람객은 54만여명으로 지난 대회보다 7.4% 증가해 적자도 이윤도 없이 무난히 치러졌다고 한다. 지난 2009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유료관람객수가 줄어든 탓에 2006년에 이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총 90억원(시·도비 40억원)의 예산을 집행했지만 입장권 수입 37억 원에다 기타 운영수익을 더한 48억 원의 수익만 올려 무려 42억 원가량이나 손해를 봤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 수지균형은 운영예산 삭감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양시는 긴축재정을 실시하며 2012 고양국제꽃박람회 예산을 50% 감축시켰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축제성 행사 등을 줄여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시 지원부터 반토막 난 예산으로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박람회 기간 중 곳곳에서 문제점이 터져 나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입장료다. 전시관 관람시만 입장료를 받던 지난 대회와 달리 행사장 입구에서 일괄적으로 입장료를 징수해 호수공원 출입을 통제했다. 특히 입장료는 성인의 경우 10,000원으로 지난 대회에 비해 1,000원 인상된 가격이다.
입장료는 올랐으나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관람객들의 공통된 견해다. 새롭고 풍부한 볼거리를 찾아 박람회를 찾았지만 지난 대회보다 전시나 이벤트 모두 엉성하다는 평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적자를 면하려고 입장료는 올려 받고 정작 전시에는 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꽃박람회 목적 중 하나가 화훼농가의 소득 증대 기여인데 판매부스를 차린 화훼농가들의 불평이 대회 내내 이어졌다. 예전에는 출퇴근 혹은 산책하는 시민들이 박람회 기간 동안 분주히 호수공원에 들러 꽃을 사갔지만 이번 대회에는 꽃 판매부스만 이용하려 해도 입장료를 받으니 그 수요가 몽땅 사라졌다고 한다.
화훼 판매에 참여한 A농원 대표는 “지난 대회와 같은 임대료를 내고 판매부스를 차렸지만 구매자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수익이 절반이나 뚝 떨어진 형편”이라며 “유료관람객이 다소 늘었다지만 판매장을 찾은 총 방문객 수는 되레 줄어든 기이한 꼴”이라고 말했다. 적자를 모면하기 급급한 행사가 아닌 진정 국내 화훼산업 발전과 화훼농가소득 향상을 위한다면 삭감된 예산을 다시 예전처럼 늘려 명실상부한 국제꽃박람회로 대회를 계속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재)고양국제박람회 측은 아직 통계가 다 잡히지 않아 종합적인 의견을 내놓을 단계가 아닌 만큼 추후 여러 문제점을 고려하겠다며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의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