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프루트단지를 가다 - 시목단감작목반

“단감의 명성 새로 쓰고 있다”

2012-05-14     원예산업신문

담양에 단감이 본격적으로 재배된 시기는 지난 70년대로 현재 40여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시목단감작목반이 위치한 시목마을 일대는 조선 중종 때 세목(細木)이라 불리다 1740년경 감나무가 많은 마을이라고 해서 시목(枾木)으로 이름을 변경했을 만큼 감과 함께한 역사가 깊다.
이런 역사를 배경으로 한 담양군 시목단감작목반이 탑프루트 사업 참여로 국내는 물론 국외까지 단감의 명성을 새로 쓰고 있는 중이다.
담양군 대덕면에 위치한 시목단감작목반은 총 20농가, 50.4ha를 규모로 단감을 경작 중이다. 2차 탑프루트에 선정된 이후 향상된 기술력으로 지난해 탑프루트급 단감 5kg들이 한 상자를 3만5천원에 판매해 일반 상품에 비해 곱절에 가까운 가격을 받았다. 
단감의 탑프루트 최고품질 기준은 무게 280g±30g, 당도 14.5˚Bx 이상, 착색도 색도계 5이상으로 까다롭다. 시목단감작목반은 지난해 탑프루트급 단감을 전체 수확량 중 30%를 생산했다. 사업 첫해 15%에 비하면 두 배 높아진 수치다. 탑프루트사업으로 단감재배 기술이 해를 더해 발전했지만 고품질 단감 생산이 전체 생산량에 비해 아직 다소 저조한 것은 지역기후 탓이 크다. 경남 진영시와 같은 남쪽지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북쪽에 위치한 담양은 서리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담양지역이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 감을 수확하는 것과 달리 남쪽 지역에서는 그 즈음 수확을 모두 마친다. 담양 단감은 그만큼 서리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탑프루트급으로 잘 키워놓은 단감이 하룻밤 서리로 인해 품질 기준에서 벗어나버리는 것이다. 실제 작년에도 단감 총 생산량 중 30% 이상이 서리 피해를 입었다.
“단감부분 최우수단지로 선정돼 품질을 널리 인정받았고 그 만큼 국내 최고급 재배기술을 자랑하지만 기상환경 관련 대책에서는 아직도 산적한 문제가 많습니다.”
김 회장은 서리 피해를 막으려면 과원 3천평당 방상팬이 적어도 10~15개는 있어야 하는데 현재 비용 문제로 불과 4개만이 대다수 과원에 설치되었다"며 "방상팬 한 대 설치비가 500만원에 가깝고 전기료 또한 더해져 농가에게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런 역경에도 불구하고 시목단감작목반은 지난 해 탑프루트 최우수단지로 선정돼 농림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농심을 태우는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다른 단감생산단지 이상으로 품질을 향상시키며 단양단감의 이름을 새로 쓴 것이다. 
탑프루트사업 진행으로 시목단감작목반에 이뤄진 변화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칼라차트 및 색도판별용 장갑 착용으로 색도를 손쉽게 관리하고, 당도관리를 위해 비파괴 선별기 활용, 회원별로 각각 영농일지를 쓰며 재배기술 및 개선사항을 공유했다.
특히 단양군 시목단감작목반은 탑프루트 사업에 참여해 재배기술 향상과 더불어 경작지 기계화에도 괄목한 성과를 보였다. 시목단감작목반은 탑프루트 사업으로 2억8천만 원가량 예산을 지원받았다. 그 중 대부분을 전동전정가위, SS기, 농업용 굴삭기 구매와 같은 경작지 기계화에 집중했다. 고령화에 따른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더욱이 회원들 스스로 농기계 구입비 20%를 손수 마련함으로써 농기계 사용에 있어 주인의식을 고취시켰다.
담양군 농업기술센터에서도 겨울철 과수관리요령, 병해충 방지, 결실관리 등 현장컨설팅 및 교육에 적극 나서며 수시로 회원 농가를 방문했다. 특히 무작위로 과수를 선택해 전지 시범을 보이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일정한 과수를 대상으로 3년 동안 시범을 벌여 해마다 나무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회원 스스로 돌아보게끔 만들었다.
또한 계약 납품을 위한 유통업체 한살림, (주)조이야드(농산물전물 온라인유통업체) 등 출하처를 꾸준히 확보해 고품질 생산지도에 이어 판로 또한 넓혀 갔다.     
김경란 담양군농업기술센터 계장은 “밀식된 과원이 많아 간벌 지도에 자주 나섰으나 일부  회원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따라 오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며 “간벌 시범을 통해 품질과 생산량 향상을 눈으로 확인시켜주니 다른 현장지도에도 큰 영향을 미쳐 탑프루트사업이 더더욱 활성화됐다”고 말했다.
김국중 시목단감작목반 회장은 “작목반원 사이에 소통체계가 자리 잡히고 재배 성과가 서서히 안정될 즈음 사업이 종료돼 너무 아쉽다”며 “현재 3년 기한인 탑프루트사업을 5년 정도로 늘이면 작목반 운영이 더욱 공고해짐은 물론 품질 경쟁력 또한 더욱 향상될 것이다”며 탑프루트 최우수단지로서의 긍지와 사업종료에 따른 아쉬움을 번갈아 나타냈다.
/정의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