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목선인장 수출량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
주문량에 비해 생산량은 턱없이 모자라
2012-05-14 원예산업신문
국내 접목선인장은 수출물량은 지난 2009년 350톤에서 지난 해 450톤으로 계속 상승해 현재 전 세계 컬러선인장 시장 70% 이상을 한국산이 점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국화훼농협 선인장 수출 공선출하회의 수출물량이 80.5%를 차지해 말 그대로 선인장 수출시장을 휩쓰는 중이다.
접목선인장이란 엽록소가 거의 없어 스스로 생육이 불가능한 탓에 접목해 재배하는 작물로 우리나라 고유의 품종육성과 재배기술에 의해 생산·수출되는 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 특히 색상과 품질에서 세계 최고로 손꼽혀 국제시장에서도 화려함과 도도함을 동시에 갖춘 식물로 남다른 주목과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수출 유망종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품종으로 수출에 나서기 때문에 로열티 지불액이 전무하고, 접목기술 역시 세계에서 독보적인 만큼 수출 경쟁력 또한 무척 높다. 고품질 생산 기술력이 밑받침된 데다 병충해에도 강해 접목선인장은 매출대비 실소득이 60~70%에 달한다.
접목선인장 수출은 지난 70년대 일본이 주도했으나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뒤따르지 않고 노동집약적 산업이라 차차 쇠퇴기를 맞았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는 1994년 선인장시험장(현 선인장연구소)를 설립해 품종개량 및 생산기술 제고에 부단히 노력해 왔다. 외국 바이어와 생산농가의 기호도 조사를 통해 선발된 비모란, 산취. 소정 등 우량계통의 특성을 철저히 검정해 식품종을 육성, 연간 2만구 이상의 우량 품종을 농가에 보급했다. 퇴화된 선인장을 신품종으로 교체함으로서 생산비 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낸 것이다. 또한 국내육성 식품종의 해외유출 방지에도 힘써 온 결과 계 1위 수출국으로 자리매김됨과 동시에 현재 수출시장은 한 마디로 없어서 못 팔 만큼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추고 산적한 애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화훼농협 선인장 수출 공선출하회가 지난 1월 17일에 결성되었다. 접목선인장 수출 창구를 단일화해 포장, 규격, 수출단가를 체계화시켜 농업인권익보호와 농가 실익을 제고한다는 목적으로 재배농가 스스로 단체를 조직한 것이다. 현재 공선출하회는 조직원 총 29명으로 국내 선인장 생산농가의 80.5%, 총 26,800평을 경작 중이다. 국내 접목선인장 36농가(고양시 21, 안성 4, 음성 8, 상주 3) 중 29농가가 공선출하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접목선인장 재배면적의 80%가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다.
공선출하회가 출범하면서 제일 먼저 이룬 성과는 지난 10년간 40원 인상으로 거의 동결이나 마찬가지였던 접목선인장 수출단가를 대폭 상승시킨 점이다. 조한철 한국화훼농협 선인장 수출 공선출하회장 및 임원들은 주요 수입국인 네덜란드로 직접 찾아가 현지 유명수입업체와 협상을 통해 9cm 접목선인장의 경우 기존 거래가인 낱개당 300원에서 350원으로 50원을 올려 받았다. 접목선인장 농가수출조직이 갖춰지면서 수출대행업체에만 의지하던 판매방식에서 탈피해 단가 협상력이 높아진 까닭이다.
“네덜란드 대표수입업체인 기델만 사와 유빙크 사를 직접 방문해 공선출하회의 재배규모와 참여농가 수, 물량공급 계획 등을 설명하며 수출대행업체가 아닌 직거래를 제안했습니다.”
조한철 회장은 “밀고 당기는 협상으로 인해 국내 접목선인장 수출이 한동안 중단되었다”며 “생산물량을 국내로 유통시키며 농가 스스로 인내심을 보인 결과 네덜란드 수입업체에서 50원 인상에 합의했다”고 수출 선인장 공선출하회 출범 의미를 거듭 강조했다. 이 고품질 접목선인장 생산과 고도의 마케팅전략을 통해 고소득 창출은 물론 국내 선인장재배농가의 결집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접목선인장은 네덜란드 44%, 미국 31%, 나머지는 기타 28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처럼 수출 75%가 네덜란드와 미국에서 이뤄지는데 이 두 나라는 반제품 수입을 선호한다. 반제품을 수입해 가공을 거쳐 다시 외국으로 수출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전략에서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연구소에서 선보인 캑터스 제품은 반제품 거래가보다 많게는 3.2배나 높은 가격에 수출돼 앞으로 완제품 판매 전략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조한철 회장은 “실제 일본과 동남아시아의 경우 반제품보다 완제품 선호도가 높아 잠재적인 수출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올 초 발렌타인데이 수요에 맞춰 일본 바이어가 자국내 50개 매장에 캑터스(cactus) 상품을 전시하고자 완제품 납품을 문의해 와 시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선인장연구소는 카멜레온캑터스에 이어 친환경소재로 화분을 만든 초코릿캑터스를 선보이며 완제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중이며, 현재 접목선인장 완제품은 전체 수출물량 중 15%를 차지해 향후 시장을 계속 넓혀간다면 농가소득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선인장 불모지인 한국에서 세계 접목선인장 수출시장을 석권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그 가치 역시 매년 높아짐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인터뷰 / 이해길 선인장연구소 소장
생역트레이 개발 재배기술 일대 혁신
접목선인장 생산단지 설립 시급해
이해길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연구소장은 “선인장을 땅에 직접 심을 경우 뿌리썩음병으로 손실률 높았으나 생력트레이를 사용함에 따라 질병이 거의 사라지고 생산량 25% 상승, 재배노력 또한 절반이나 낮춰지고 품질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외국바이어들의 선호도가 고조돼 우리나라 접목선인장 수출에 획기적 분수령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선인장연구소는 생산기술 향상뿐만 아니라 품종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접목선인장은 생태학상 5년이 지나면 자연 도태돼 해마다 4~5개 품종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접목선인장은 모수를 접목해 번식하므로 접목 횟수가 늘어날수록 조직이 노화됨은 물론 발병률도 높아져 지속적으로 품종을 개량해야 하는 것이다.
선인장연구소는 현재까지 74개 품종을 개발해 수출길을 넓혀 왔음은 물론 실용화응용기술 영농활용 50건, 산업재산권 출원 16건등 많은 실적을 두루 쌓아왔다. 반제품 수출에서 벗어나 완제품 판매를 기치로 내걸고 고부가가치 선인장 신상품과 신규 수출품목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선인장연구소에서 직접 개발한 카멜레온캑터스와 코초릿캑터스 상품은 2012 고양국제꽃박람회에서 국내외 바이어들의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올해는 선인장 수출단가가 높아져 농가소득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이를 발판으로 향후 3년 내 생산량을 두 배로 늘일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해길 소장은 해외 소비 트랜드에 발맞추어 신품종 개발에 더욱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생산량 증가에는 기술력 못지않게 재배지 확보가 큰 관건임도 아울러 밝혔다. 고양시 개발에 따른 경작지 부족으로 현재로서는 접목선인장 생산량 증가에 한계가 있다는 것. 화성 간척지 등에 20ha 규모의 대단지선인장수출단지를 조성하고 현재 기술력을 더욱 신장시켜 세계 1위의 접목선인장 수출 명성을 더욱 공고히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의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