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이상 고온 농가 피해 속출
배춧잎 변색, 양파 노균병 등 주의
때 아닌 고온으로 인한 농가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봄배추 등 노지작물이 제철을 맞아 수확이 한창인 서산시 시설하우스 채소재배단지에서도 고온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서산지역은 지난달 초부터 낮 최고기온이 20℃를 넘더니 지난달 말엔 30℃ 안팎에 이르는 고온현상이 5월초까지 계속됐다.
서산시에 따르면 감자가 덜 영근 상태에서 익거나 배춧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
황토딸기로 유명한 서산시 신정리에서는 딸기가 썩으면서 아예 딸기농사를 일찍 접는가 하면 황토총각무는 예년보다 10일에서 보름정도 앞당겨 출하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에서는 복숭아 착과에 비상이 걸렸다. 이상 고온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개화기간이 짧아지고 수정능력이 떨어져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양파 등 노지작물에서도 이상 기온으로 인한 병해가 예상되고 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생육기에 있는 양파가 최근 기상여건으로 인해 노균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예방에 힘써 줄 것을 농가에 당부하고 있다. 노균병은 평균기온이 15℃정도이면서 비가 잦고 안개 끼는 날이 많으면 잘 발생하는 병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고온현상으로 못자리용 볍씨가 발아하지 못하고 그대로 익어버리는가 하면 출아된 싹이 더 이상 자라지 못하고 말라죽는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날까지 집계된 피해만도 부석면 66농가를 비롯해 운산면 54농가, 고북면 42농가 등 모두 384농가에서 23만1천801개의 모판이 고온피해를 입었다. 이는 3만㎡의 논에 벼를 심을 수 있는 양이다.
서산시 고북면 가구리의 농민 김모(60)씨는 “작년에는 불량볍씨가 많아 발아율이 저조했는데 올해는 볍씨는 좋은데 날씨가 너무 덥다”며 “못자리를 새로 설치한 농가가 꽤 있다”고 말했다.
서산시 농업기술센터의 한 관계자는 “못자리는 환기와 통풍에 신경을 쓰고 엽·과채류는 수정장애, 착과불량, 칼슘결핍 등에 의한 기형발생에 유의해야 한다”며 “모든 농작물에 대해 고온에 따른 역병과 탄저병, 진딧물 등 병해충 방제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