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과일 ‘야콘’ 새로운 고소득 작물로 부상

병충해 피해없고 비료 없이도 잘자라

2012-04-23     원예산업신문

야콘이 새로운 고소득 유망작물로 떠오르고 있다.
남미 안데스가 원산지인 야콘은 국화과 식물로 고구마와 닮은 괴근 형태이며 아삭아삭한 배맛이나 ‘땅속의 과일’이라고 불린다. 프락토올리고당의 왕이며 잎에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생리활성화물질이 풍부함에도 그간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적포도주와 비슷한 양의 폴리페놀 함유, 혈당 저하, 비만 예방 등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무수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시장거래 규모는 영세했다. 야콘이 지닌 효능을 잘 몰랐기 때문이거니와 고구마 같은 외형에 배 맛이 나니 묘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탓에 지난 1985년 농촌진흥청에 의해 처음 야콘이 도입·보급되었지만 1999년까지 상주, 영주, 강릉, 강화 등 일부 지역에서 8ha(10여 농가)정도 경작돼 왔다. 재배방법 또한 확립되지 않아 널리 재배되지 못했지만 야콘의 숨겨진 기능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2009년에 이르러서는 전국 각지로 확대돼 재배면적이 166ha(447농가) 약 20배로 급증했다. 지역별 재배면적은 경북 59ha(35%), 강원 30ha(18%), 경기 20ha(12%) 순이고 경기도 지역에만 이 117개 농가가 몰려있다.
특히 야콘은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5,506kg/10a로 감자나 고구마보다 두세 배나 많고 가격 또한 2,041천원/10a로 감자와 고구마에 비해 두 배 이상 고가로 거래 중이다. 게다가 병해충의 피해가 적어 무농약재배가 가능한 덕분에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가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화학비료 없이 퇴비만으로도 잘 자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지난 2004년 귀농해 야콘재배에 전력을 기울여온 충북 옥천군 온당야콘 강성식 대표(야콘연구회 회장)는 “6500평 규모로 야콘을 경작하며 상품 대다수를 인터넷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는데 원물 및 가공제품 판매를 합치면 연소득이 1억 원 정도 된다”며 “야콘은 원물에 비해 가공과 제품화를 거칠수록 부가가치가 비약적으로 향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강 대표는 야콘차, 야콘 와인, 식초, 짱아지, 된장과 쨈 등 가공식품 개발에 열성을 보여 왔다. 그런 결과로 지난 10년 사이 충북 옥천, 나아가 국내에서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야콘시장을 개척해 지금은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다. 시장 및 쇼핑몰,  지역 유원지 등에도 야외판매를 진행하는 등 판매망을 꾸준히 넓혀온 것이다.
현재 야콘은 괴근 1kg에 2,000원 선에서 거래되지만 껍질을 제거한 즙은 6,300원, 잎차는 무려 31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더구나 막걸리나 와인 등 제품은 부가가치가 더욱 높아 농가 고소득 창출은 물론 야콘인지도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더구나 야콘은 수입물량이 전혀 없이 국내산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등 충분히 경제성을 갖춘 만큼 향후 농가 고소득 작물로 손색이 없다. 
지난 10여년 사이 야콘 재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소비자 인지도 및 구매도 또한 급증했지만 경작 관련 어려움도 다소 있다. 우선 야콘 품종육성이 시급하다. 열근이 없는 매끈한 가지 모양에 아삭아삭한 식감, 평균 11~12브릭스와 프락토올리고당 함양 10~14%에다 6개월 이상 장기저장이 가능한 야콘품종을 최고로 치는 추세에 감안, 신 육종기술을 모색하고 이와 더불어 정부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례로 일본은 이미 오래전 야콘품종 개발에 나서 지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3품종을 출원해 등록한 상태다. 종자전쟁에서 이미 한 발짝 앞서 나가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야콘 김치, 쥬스, 젤리,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해 연중시장에 공급하고 있고 현재도 상품개발이 계속 이뤄지는 중이어서 우리나라도 이에 뒤처지지 않게 야콘상품화 관련 정부차원의 연구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현재 등급별로 구분해서 판매하는 산지공판장은 구미, 대관령, 상주, 포천 이 4개 지역에 불과해 전국 농협마다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유통 판로의 개척도 당면 과제다. 
박구현 옥천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는 “야콘은 추위에 약한 작물이어서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하면 관아가 얼어버리고, 정식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서리피해를 입어 수량 및 품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며 “밀식 재배로 인한 괴근 저성장, 장마철 뿌리 썩음, 비료양에 따른 열근 현상 등이 대표적인 피해로 나타나 경작에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야콘은 평지에서부터 고랭지까지 폭넓게 재배되지만 그 지역에 적합한 재배기술 확립 및 기상환경을 고려한 저장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성식 야콘연구회장
“멧돼지, 고라니 피해 전혀 없어”
변비, 당뇨 등에 탁월한 효과

“야콘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친환경농산물이며, 병충해가 거의 없고 산짐승 피해 또한 지난 10여 년 동안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강성식 야콘연구회장은 “모양이 고구마 같아서 그간 큰 관심을 못 끌고 마땅한 재배교본또한 없어 야콘 재배가 널리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행히 2000년대부터 시장 판매가 해를 더해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도 야콘 대중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배 맛이 나는 좋은 식감에 단맛까지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양식품이 바로 야콘이라며 거듭 강조했다. 특히 변비, 당뇨 등에 즉효를 보인다는 것이다. 고구마나 감자처럼 시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을 만큼 대중화됐고 현재 재배기술로 연중보급이 가능해 새로운 소득원으로 손색이 없다는 점도 야콘재배 장점으로 들었다. 
강성식 회장은 “야콘이라면 한겨울에만 거래되는 작물로 잘못 알려졌다”며 “사시사철 곁에 두고 섭취할 수 있는 먹을거리이자 맛과 건강을 모두 만족시키는 경쟁력 높은 작물이다”고 덧붙였다. 
그간 야콘을 필리핀에서 몇 차례 수입했으나 작물 특성상 건조가 빨라 상품성이 떨어져 이제는 수입되지 않는다. 
강성식 야콘연구회장은 특히 인기를 끄는 제품 중 하나로 야콘즙을 손꼽았다. 야콘 판매 중 상당부분이 야콘즙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특히 올봄 인터넷 구매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야콘즙 선호도가 8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나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해 가는 중이다. 휴대하기도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더해진 결과인 것이다. 
“작물의 효능과 기능성을 널리 알리고 나아가 가공 및 제품화를 위해서는 몇몇 농가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영농조합법인 설립 등을 통해 야콘재배 농가들의 힘이 뭉쳐져야 비로소 규모화·산업화가 이뤄질 것입니다.”
강 회장은 야콘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에 늘 고심중이다. 또한 홍삼 하면 특정 브랜드가 떠오르듯 야콘 또한 소비자에게 강하게 인식될 대표 브랜드를 하루빨리 마련해 시장 규모를 더욱 넓혀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의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