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의 결실안정 위해 재배환경 지켜내자

2012-04-09     원예산업신문

농업은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혜택을 정당한 방법으로 수령하는 최선의 방법이고, 우리 농업 현장은 좀 더 많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열심히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면 하늘은 뜨거운 햇살로 농부의 노력에 대답한다. 청명한 가을 하늘아래서 알차게 여문 곡식과 달콤한 과실은 한 해 동안의 수고로움을 잊어버리기에 충분한 결과로 돌아온다.
어느 순간부터 인간의 욕심이 자연에게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되었고, 그 결과 좋은 농산물을 얻기 위해 더 많은 인간의 노력과 부자재의 투입이 요구되었다. 더 크고, 더 많은 소출을 위해 화학 비료를 사용하고, 병해충과 나누어 가졌던 과실을 고스란히 우리 손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 화학 약제를 사용하면서 농업 환경이 점점 악화되기 시작하였다.
배를 생산하는 현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기후변화에 의한 기상 불안정으로 봄철 개화기 기온 변화가 심해지면서 결실 불안요소가 늘어나고 있으며, 배 재배여건도 결실 불안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환경오염에 의한 방화곤충의 감소와 경제성이 높은 단일품종의 편중재배로 인한 결실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이 벌을 대신하는 인공수분을 하게 되었으며, 2011년에는 전체 배 재배면적의 약 93%에서 인공수분 기술을 활용하여 결실량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이 자연을 대신한다는 것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인공수분에 사용하는 꽃가루의 확보 및 이용 방법의 오류, 인공수분 시기의 불일치 등으로 인하여 인공수분을 통해서도 결실량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사례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또한 인공수분은 사람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만큼 경영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연의 자생능력을 회복시켜 주는 방향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재배 환경을 개선하여 안정적으로 배를 생산할 수 있도록 자연의 자생력을 키우려면 먼저 벌과 같은 방화곤충의 먹이가 되는 밀원이나 꽃가루를 생산할 수 있는 배 품종을 전체 재배면적의 20~30% 정도는 재배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재배면적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신고 품종은 꽃가루가 없으며, 배를 방문하는 방화곤충은 배에서 꽃가루를 수확할 목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꽃가루가 없는 신고를 방문해서는 소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점차 배와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자연수분을 안정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방화곤충을 다시 배 과수원으로 불러들여야 하며, 방화곤충이 가져갈 수 있는 꽃가루가 풍부한 수분수 품종을 충분히 확보해 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자연환경을 보존하여 방화곤충이나 천적 등 익충을 확보하고, 그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 인간도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친환경재배를 적극 실천해야겠다. 화학제품의 사용을 최소화 하고, 자연에 순응한 재배법을 생산현장에 도입하여 환경을 살려간다면 우리 삶의 터전이 더욱 윤택해질 것이다. 또한, 환경 친화적으로 생산되지 않은 농산물에 대한 국가 간의 유통을 규제하는 나라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GAP나 국제 유기농산물 인증을 획득한 배를 생산한다면 세계 어느 곳에나 당당하게 판매할 수 있어 배 산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하고, 개개인의 경영개선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끝으로 환경을 보전하는데 소비자들의 도움도 매우 절실하다. 친환경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산량 감소가 수반될 수 있고,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농업 경영인도 충분한 소득을 바탕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친환경 농업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다소 가격이 비싼 친환경 농산물이라도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구매해 주어야 한다. 저 농약이나 무 농약, 유기재배 등 환경 친화적으로 생산하는 배는 수량이 감소하는 대신에 건강 기능성 물질의 함량이 높아지는 등 질적인 부분에서는 오히려 좋아지는 부분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자연을 공유하고 보존해야 하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자연을 보호하는 의무를 생산자와 소비자가 나눌 수 있어 또 다른 형태의 기부문화가 아닌 가라고도 생각해 본다.
인간의 삶 자체도 자연의 일부이지만 인간의 욕심이 부른 부작용이 많아 인공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어 자연은 좋은 것이고, 인공은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하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우리 모두 자연의 일부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면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아낌없이 돌려줄 것이고, 우리는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시험장 강삼석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