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비ㆍ경영비 절감 방안 마련 시급

유통개선 및 국산품종 육성 지속적 필요

2012-02-27     원예산업신문

우리나라의 난은 심비디움을 위시하여 약 2,500만 달러 정도 수출을 하는 중요한 수출화훼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인건비 등 경영비 지출 증가와 더불어 기상이변, 국제경기 하락 등의 악재가 겹쳐 난 농가의 주름살을 더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난을 사치품으로 규정하여 축하 화분도 받지 못하게 하는 극히 잘못된 분위기는 난 산업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이에 난을 사랑하는 한 사람의 입장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밝은 난 산업의 미래를 이루기 위한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난은 국민 정서요, 문화이다. 꽃을 사치품이라고 규정하는 나라는 전 세계 아무데도 없다. 특히 난은 매화,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서 문화적으로 우리 생활 속에 자리해온 식물이다. 난을 보석이나 명품 가방과 같이 취급하는 것은 거의 문맹 수준이며 지속적인 홍보와 소비촉진 운동 등으로 바로 잡아야할 것이다.
둘째, 최근 수년간 반복되는 일조부족, 한파 등 지구온난화의 부작용은 당장 작년의 일조부족으로 인한 심비디움 작황 불량과 같은 피해를 초래하게 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다.
셋째, 난을 저투입 산업으로 전환해 나가야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농자재, 에너지 등 투입자재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난은 그 작물 특성상 고투입 고소득 작물인바 경영비(생산비) 절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넷째, 유통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의 난 경매는 행사 및 선물용을 위주로 가격이 결정되는데 이런 시스템은 일반 국민들이 각자의 취미에 따른 난 종류 선택 기회를 제한하여 난 잠재시장 확대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또한 출하농가에서부터 경매장까지 계절별로 냉난방시설을 확충하여 난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난 수출시장 확대 및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 최근 수년 사이에 중국의 심비디움 소비는 고급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패턴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난의 러시아 시범수출 결과를 볼 때 그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고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에 대한 수출도 적극 검토해야할 것이다. 미국 수출용 난의 현지 검역이 현재의 대만과 같은 수준으로 실현되면 수출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섯째, 이제 난 산업은 종자 주권 확보에 그 성패가 달려있는바, 고품질 국산 품종 육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현재 국내 난 개인육종가와 정부기관의 품종 수준 향상에 힘입어 농가의 국산품종 재배 의향이 높아지고 종자 수입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앞으로도 갈 길이 먼 형편이므로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요구된다. 또한 영세한 국내 종묘배양업체의 육성 대책은 종자의 국제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다.
지난 2008년부터 농촌진흥청에서 추진 중인 ‘난연구사업단’은 민간육종가 기술 지원, 국산품종 육성, 종묘 증식 및 보급 촉진, 해외 시장조사 및 시범 수출 등 다수의 사업을 추진하여 왔다. 그 결과, 품종 국산화를 통한 로열티 감소, 우리 품종의 국제경쟁력 향상 등 다수의 뜻 깊은 성과를 얻었으며 재배농가와 관련업체의 호응도도 극히 높다. 2013년부터 다시 계속될 제2단계 난연구사업단의 활동을 통하여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난 농가 등 관계자들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예병우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