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선물세트 판매부진 현실로…
정부 한우세트 선물 권장 원인
설 대목을 기대했던 과수농가들이 과일선물세트 판매부진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이는 농림수산식품부가 한육우 암소 산지가격이 폭락하자 축산농가를 돕기 위한 목적에서 정부차원에서 한우선물세트를 명절선물로 적극 권장하면서 과일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9일 이마트가 설 선물 판매에 들어간 5일부터 18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과일은 전년 동기(1월 16~29일)보다 매출이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면 한우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지난해 갈반병과 흑성병 등으로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과일가격이 오른 것을 고려하면 판매량은 매출 감소에 비해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설 물가 안정대책의 일환으로 농협에서 한우고기세트 8종을 제작해 할인가격에 판매토록 하고 특히, 공공기관과 100대 주요기업에 명절선물로 한우를 구매토록 협조요청을 한바가 있다. 또한 TV광고 등을 통해 한우선물세트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19일 한우는 소비촉진캠페인 등으로 인해 소비력 상승 바람으로 소비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사과와 배는 하락세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과(5kg/18내)는 전주대비 800원(2.7%)이 내린 29,000원, 배(7.5kg/15내)는 전주대비 2,000원 내린 26,000원을 각각 형성했다.
산지농협 관계자는 “설 대목을 맞아 미리 포장해 놓은 선물용 사과 수백상자가 먼지만 뒤집어쓴 채 쌓여 있다”며 “판매촉진을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지만 사과판매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산지농협 관계자는 “정부에서 한우를 먹으라고 야단을 떠니 과일이 잘 팔릴리가 있냐”며 “과일값은 오르면 오른다고 문제만 삼을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