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좌담회(농협경제사업 품목농협에 힘 실어야)
품목농협이 산지유통사업 규모화 추진하는 주체돼야
한미 FTA 통과로 본격적인 농업개방이 되고 한중 FTA 추진 움직임 속에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고 있는 품목농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품목농협은 경제사업을 중심으로 과수와 채소, 화훼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어 농가조직화, 공동마케팅에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개방화 시대에 맞서 농업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품목농협이 해야 될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지 점검하기 위해 지상좌담회를 개최했다.
■ 참석자
박범수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국장
황의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성재경 농협경제연구소 경제사업연구실장
박철선 한국과수농협연합회장
김운용 전국품목농협조합장협의회장
FTA 피해보전 확대할 것
▲박범수 과장(농림수산식품부 농업금융과)=한미 FTA 등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하여 우리 과수농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는 지난해 5월 “과수산업발전대책”을 수립했다.
첫째로 고품질의 안전한 과실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생산시설 현대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생산시설현대화사업 3,732억원, 과수생산기반정비사업 950억원, 과원영농규모화사업 1,952억원을 지원하여 시설 현대화비율을 현재 19%에서 2017년까지 35%로 늘릴 것이다.
둘째로 과실전문 APC 13개소를 추가로 건립하고, 과실계약출하사업을 산지유통활성화사업과 통합하는 등 사업을 내실화하겠습니다. 또한 외국시장 개척을 지원해 신선과실 수출액을 현재 8천만 달러에서 2017년까지 2억 달러 수준으로 증대되도록 할 계획이다.
과수분야 R&D 지원을 확대해 생산비 절감기술과 노동력 절감기술, 기후변화에 적응 가능한 품종, 과실을 이용한 다양한 식품소재 및 기능성 소재, 고부가가치 식품 등 미래 수요에 대응한 식품기술 등을 개발할 것이다.
특히 과수농가가 안정적으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피해보전제도와 재해보험을 확대해 나 갈 것입니다. 수입 확대로 인해 농가 피해가 발생할 경우 농가소득보전직불금과 폐업을 지원할 것이며, 태풍·우박 피해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는 재해보험을 모든 재해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철선 회장(한국과수농협연합회)=생산력 절감과 고품질 과실생산으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고품질의 과실을 전국 거점 APC를 통해 출하하고 이를 전국공동브랜드로 판매해야 한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에서는 전국공동브랜드인 썬플러스로 고품질의 과수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연합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또한 우수 품종이 개발돼야 하고 개발된 품종은 무병묘로 공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과수묘목센터의 역할을 높여야 한다.
▲김운용 회장(전국품목농협협의회)=우리의 농사의 기술은 전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앞으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산비를 절감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농자재 값이 계속 올라서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유기질퇴비 및 농약 등 농자재보조를 늘려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농업보조는 엄청나다. 미국은 50%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미FTA로 우리농산물이 미국농산물에 지배를 받지 않게끔 농자재보조를 확대해야 한다.
▲사회=전문연구기관인 농경연에서는 과수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
생산성 제고 위한 기술개발 필요
▲황의식 연구위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한미FTA 추진으로 원예부문에서는 과일 및 과채류 부문 피해가 크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행기간인 15년 동안 연평균 과수부문이 2,411억원, 채소특작부문이 655억원 정도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규모화, 시설현대화가 중요하지만 미국과 비교할 때 한계가 있다. 과수의 품질제고,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개발이 중요한 과제이다.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을 개발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기술혁신만이 아니라 농가가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지도도 중요한 요소이다.
우리나라는 생산의 규모화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수확 후 판매단계에서 규모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과수산업의 산지유통혁신을 추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를 구축하고, 품질관리를 강화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연중 공급능력을 확보하여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로서 농협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사회=농산물 수급안정을 위해 농협의 경제사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가
▲박범수 과장=우선은 조합원과 조합, 중앙회가 유기적 결합을 통한 역할 분담으로 계약생산 체제를 확립하고 마케팅을 전문화해 나간다면 시장지배력이 극대화되어 농산물을 적정하게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농업 특성상 기후 변화 등으로 예상치 못한 과잉 생산 등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비축, 가공, 수출, 산지폐기 등으로 수급을 안정시키는 조치를 정부와 공동으로 취해나가면 된다.
농산물의 가격안정과 농가의 소득안정을 위해서는 수요과 공급이 안정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어 이를 위한 농협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지난번 농협법 개정 시에도 조합과 중앙회가 공동으로 수급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황의식 연구위원=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이 이루어지면 농협경제지주회사 중심의 유통판매사업이 단계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제까지 일선조합을 지원하고, 지도하는 중앙회가 경제사업을 담당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다. 경제지주회사는 협동조합 조직이지만 지도, 지원보다는 사업을 수행하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경제사업을 추진하는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할 것이고, 이는 농협이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결과로 표현될 것이다.
경제지주가 도매사업 중심으로 역할을 강화한다면 이와 협력관계, 계열화 관계를 가진 산지유통조직이 요구될 것이다. 이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핵심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주체로서 품목농협의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산지유통사업은 너무 영세하고, 전문성이 부족하다. 산지간, 농협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큰 틀에서 거래교섭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품목농협이 보다 유연한 조직으로 산지유통사업의 규모화를 추진하는 주체로서 역할을 담당했으면 한다.
▲김운용 회장=산지유통체계가 많이 변했다. 옛날에는 경매장 위주였는데 요즘은 대형마트 체제로 가고 있다. 품목농협이나 지역농협은 APC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APC를 활용해서 대형마트에 공급하려 해도 시설이 부족해 물량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C를 설립한지 10~15년 돼서 공간이 협소하다.
공간 활용도를 넓히기 위해 추가로 시설을 지으려고 해도 현재 법적으로 건폐율을 60%이상 초과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돼 있다. 신규로 부지를 구입해 시설을 지으려면 힘이 든다. 건폐율을 최대한 80%이상으로 높여 시설을 보완해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APC 선별기 전기료는 농사용이 아니고 산업용이라서 비용부담이 크다. 조속히 농사용으로 전환을 시켜야 한다.
▲박철선 회장=품목농협의 장점은 경제사업에 있다. 경제사업 규모가 작고 신용사업을 주로하는 일반 지역농협과 달리 품목농협은 판매사업, 지도사업에 강점이 있다. 산지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과실을 생산할 수 있도록 영농지도를 강화하고, 조합원은 공동출하를 통해 고품질의 과실을 브랜드화해야 한다.
산지유통센터를 활용해 공동선별, 공동출하를 할 수 있도록 농가들을 독려하는 지도사업을 강화해야 한다.
공선출하 조직 육성 중요
그러나 공선출하조직이 결속력이 약해 많이 깨지고 있다. 공선출하의 핵심은 높은 가격을 받는 것보다 판매망 확보를 통해 안정된 가격을 받는 것에 있다. 농가들이 수취가격에 매달리다 보니 공선조직이 깨지는 일도 발생한다. 공선출하를 통해 좋은 거래처를 확보해야 평균가격이 잘 나온다.
▲박범수 과장=현재 우리 농산물 판매사업은 소규모 조합단위로 각자 추진하고 있고, 농협중앙회는 판매보다는 조합 지도·지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시장개방 확대, 대형마트 성장 등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판매사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주고 팔아줄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하며, 금번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을 계기로 농협중앙회와 조합이 역할분담을 통해 일체화된 판매·유통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즉 생산관리와 수집 및 상품화는 산지 조합이 담당하고, 농협중앙회는 조합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 위탁받아 전국단위 도매유통 주체로서 교섭력을 발휘해 제값받고 잘 팔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조합은 조합원을 공선출하회로 조직화해 계약재배 체제를 확립하고, 소규모 조합들이 연합해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해 산지유통의 규모화·전문화가 필요하다. 아울러 농협중앙회는 전국단위 통합 물류망을 구축하고, 통합 마케팅에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
▲박철선 회장=품목농협의 연합마케팅이 필요하다. 한국과수농협연합회의 공동브랜드인 썬플러스를 통해 농가수취가격을 높이고 있다. 품목농협이 과수분야, 채소분야에 공동브랜드를 만들어 연합마케팅을 해야 대형마트와의 가격교섭력을 높일 수 있다.
공판장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대형거래처 개발과 함께 중도매인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과수품목조직의 전문화로 과수산업의 주제척인 역할을 품목농협이 담당해야 한다.
▲황의식 연구위원=품목농협은 품목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품목농협의 기술지도사업과 판매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품목농협의 모습을 보면 지역농협보다는 사업규모가 크고, 경제사업에 전문화되어 있지만 품목농협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느냐 보면 조금은 실망스럽다. 읍면단위로 영세한 지역농협과 비교하여 조금 잘 한다고 자만한 것은 아닌가 자문해 본다. 최근에는 경제사업보다는 상호금융 신용사업에 더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품목농협의 경영자가 경제지도사업보다는 상호금융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품목농협의 경제사업이 더 활성화되려면 산지유통, 가공사업에서 보다 확실한 성과를 보여야 할 것이다. 보다 규모화하고, 전문성을 제고하자는 것이다. 영세한 지역농협의 경제사업과 비교하는 것은 지양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품목농협도 보다 합병 등을 통하여 규모화하여야 할 것이다. 보다 과감하게 과수 중에서도 사과농협, 배농협, 포도농협 등 전국단위에 버금가는 규모로 전문화하여야 할 것이다. 즉, 품목농협간 사업교환을 통해 사업을 규모화하자는 것이다. 품목농협이 품목특성 전국단위 경제사업으로서 위치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높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었을 때 그만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산지유통사업의 핵심주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품목농협 기술지도 강화해야
▲김운용 회장=농협사업구조의 개편이 되면 중앙회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지도사업과 판매사업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산지에서는 중앙회에서 소비지에 농산물을 잘 판매 할 수 있도록 원물을 수집해 공급만 잘하면 된다. 중앙회 차원에서 농산물을 잘 판매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분리의 목적은 경제사업 활성화에 있다. 품목농협과 지역농협은 거의 APC를 가지고 있다. 산지에서는 도시 소비지에 농산물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도록 안정적 공급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거점APC 등을 통해 산지수집기능을 강화하고 품목별 연합마케팅을 해야 한다.
▲박범수 과장=농협 경제사업 활성화는 결국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잘 팔아 주어 농가 소득이 향상되고, 판매사업으로 발생한 이익이 APC, 저온창고 등 판매 인프라 확충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농협의 판매사업은 역량이 부족한 조합이 판매, 지도 등을 모두 담당하고 중앙회는 자금 지원 등에 치중하여 농산물 유통사업의 위험과 손실을 조합이 모두 부담하는 상황으로 경제사업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이기도 하다.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조합과 중앙회의 역할분담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해답이 있다고 판단한다. 조합은 조합원을 공선출하회로 조직화하고 자재 공급, 생산 지도 등에 집중하여 제대로 된 상품을 생산하고, 중앙회는 생산된 상품을 잘 팔아주어 조합의 부담을 줄이고 조합원에게 생산 농산물의 판로를 보장하는 구조가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서 연합마케팅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농협의 연합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성재경 실장=연합마케팅은 개별조합들의 영세한 물량을 모아서 판매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기본으로 물류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합마케팅은 주산지별로 규모화해 물량을 확보한 뒤 대형마트에 집중돼 있는 소비처에서 벗어나 신시장을 개척해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사회=농협이 경제사업 활성화를 목표로 사업구조를 개편합니다. 개편 이후 농협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은 어떻게 됩니까?
과일가공품 수출도 중요
▲박범수 과장=우리 농민 대부분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직·간접적으로 조합을 통해 영농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농협의 변화 없이는 우리 농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하에 정부는 농협중앙회 사업구조를 개편해 농민은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만 전념하고 농협이 판매를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농가소득은 제고되고 농업 경쟁력도 향상되어 농민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안정적인 생산으로 적정가격에 농산물 공급이 가능해져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정부에서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이 성공해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농협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사업구조 개편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족자본금 4조원(3조원 이차보전, 1조원 정책금융공사 보유 현물출자)을 지원하고, 추진실적의 성과 평가 및 점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경제사업평가협의회 운영 등으로 농협 경제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사회=정부는 한미 FTA로 인해 대미 농산물 수출에 적극적이다. 농산물 수출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품목농협의 과제는 무엇이 있는지요.
▲박철선 회장=농산물 수출도 단일화된 공동브랜드를 통해야 한다. 산지에서는 수출에 적합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출용 배와 사과는 중소과를 많이 선호하는데 전문적인 수출농가를 육성해 수출용 과실을 생산하게 해야 한다.
농협중앙회에서는 전문수출농가를 육성할 수 있도록 품목농협에 지원해야 한다. 또한 NH무역이 해외시장 개척과 판매에 적극 나서야 한다.
▲황의식 연구위원=개방화 시대, FTA시대에 수출은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가 상실한 국내시장만큼을 다른 곳에서 확보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수출사업은 매우 제한적이다. 중앙회는 직접 수출하기보다는 수출업무를 지원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직접 시장을 대상으로 하여 위험을 감수하고, 전략을 수립하여 수출하는 체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농협의 수출사업 모습이 실망스럽다.
이제는 농산물 수출을 보다 전략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수출을 얼마나 할 것인가 목표보다는 국내시장에서의 브랜드 확립, 판매능력의 제고, 새로운 시장의 창출 등의 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명품농산물을 수출할 것인가, 아니면 중저가 중심의 국내에서 부가가치가 낮은 등급을 수출할 것인가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수익성은 어떻게 변하는가를 고려하면서 수출을 하자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과수의 수출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개별조합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계의 소비자들은 한국의 사과면 같은 사과이지, 그것이 경북사과인지, 장수사과인지, 거창사과인지 잘 모른다. 세계 소비자는 구분하지 않는데 공급자인 우리만 애써 구분하여 공급능력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출품목은 단일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최소한 품목농협만이라도 단일 브랜드가 되도록 수출창구를 통일해야 할 것이다.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선농산물보다는 가공이 중요하다. 제품을 통하여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시설이 현대화되어야 하고, 가공확대에 따른 생과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이익이 함께 공유되어야 한다. 품목농협이 사업의 통합을 통하여 과수부문의 가공사업을 활성화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과거 적자에 허덕이던 경북능금의 주스공장 사업을 되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수출업체 덤핑없애야
▲김운용 회장=시장개척을 할 때 비용이 많이 들어 개별조합 차원으로는 어렵다. 배 시장을 개척하려면 오이, 사과 등 타 품목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반발한다.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시장조사를 하는 등 해외시장을 활발히 개척해야 한다.
또한 수출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 수출업체가 많아서 출혈경쟁이 심하다. 수출업체가 덤핑으로 판매할 경우 고스란히 그 부담은 산지에 돌아온다. 농가는 수출하려면 수출업체에 농산물을 싸게 판매할 수밖에 없다. 각 품목별 수출협의회로 창구를 단일화 해 저가판매로 산지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범수 과장=수출확대를 위해서는 국내 조합 간 출혈경쟁을 막고, 외국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문적인 마케팅 주체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수출창구를 단일화하고 마케팅을 전문화해 협동조합 회사로서 세계적인 키위 수출회사로 성장한 뉴질랜드 제스프리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각 조합은 수출 농가를 조직화하여 수출용 전문 계약재배 체제를 갖추고 품목별 조합별로 뭉쳐서 마케팅 보드를 만들어 수출창구를 단일화해 나가야 한다. 아울러 농협중앙회는 외국 시장개척 등 마케팅 부분에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이번 경제사업 신규투자에 중국·일본·미국에 판매법인을 육성하고 국내 수출항 인근에 물류기지를 설치에 필요한 자금 605억원을 반영했다.
/연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