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건강은 물론 환경을 위해서도 역시 ‘인삼’

2011-11-30     원예산업신문

인삼이 사람의 건강에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자연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식물의 생장에 가장 필수적인 질소는 1900년대 초 이전까지 번개가 공중질소를 분해하여 생산한 것과 미생물이 고정하는 질소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었다. 그리고 그 이후 화학적으로 공중 질소를 고정할 수 있게 되면서 현재 세계에 공급되는 활용 가능한 질소의 절반 이상은 공장에서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농업에서도 석유나 석탄연료를 이용하여 고정한 질소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농가에서 어느 작물 가릴 것 없이 이렇게 인공적으로 고정한 질소를 과잉 투입하는 경향이 있다. 농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실제 작물이 이용하는 질소량은 투입량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면 농작물이 미처 흡수하지 못하는 과잉 합성 질소는 어디로 갈까? 일부는 공기 중으로 기화하여 비를 산성화시키고 지구 온난화를 유발한다. 왜냐하면 질소비료의 한 형태인 질산암모늄은 온실가스의 주성분인 아산화질소로 바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일부는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나머지 질소들은 빗물, 특히 봄에 내리는 빗물은 들판을 지나 배수로로 흘러들어 작은 강과 큰 강을 차례로 통과해 최종적으로 호수와 바다에 유입되어 오염원이 된다. 일부 국가에서는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질소가 가장 많은 봄이 되면, 경고를 발령해 아이들에게 수돗물을 먹이는 데 주의할 것을 당부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물속에 있는 질산염이 아질산염으로 바뀌는데, 아질산염은 헤모글로빈과 결합하여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의 기능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이렇게 과잉 공급된 질소가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피해로 돌아오는 것도 문제이지만, 질소를 과잉으로 흡수한 작물은 연약해지고, 인간은 그런 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농약 살포를 늘리면서 또 다른 문제점도 유발시킨다.
또한, 질소를 미생물이나 자연에서 공급받지 못하고 고온 고압의 상태로 생산하는 것은 많은 양의 석탄과 석유 등의 화석에너지를 소비하게 되어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의 문제도 유발한다. 인위적으로 과잉 공급된 질소는 농지와 식수뿐만 아니라 숲과 바다까지도 오염시킨다. 옥수수나 조류 등에는 질소가 유리하지만 다른 생물종에게는 해를 끼쳐 토양, 강, 바다의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즉 과잉 생산된 질소는 대지, 강, 바다의 생물종 구성을 바꾸고 생물학적 다양성을 훼손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조상과 하늘로부터 받은 큰 은혜 중의 하나인 효능이 뛰어난 인삼은 다른 작물과 달리 질소질 비료 과다 시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알까? 매년 수천억의 부가가치를 산출해 주고 있는 인삼이 환경을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인삼산업법에서 인삼밭에는 화학비료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또 인삼은 화학비료를 시용하여 토양에 염분이 많아지면 병에도 잘 걸려서 잘 자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적변이라고 하여 뿌리가 붉게 되기도 하여 농가에서도 스스로 화학비료 사용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인삼은 다른 작물에서와 같은 질소 과잉 시용의 문제가 없어서 인삼 재배면적이 좀 더 늘어나면 농업에서 사용하는 화학비료의 소비량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인삼은 우리나라의 큰 보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과 박기춘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