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동양과 서양인의 인삼 기호도 왜 다를까?
2011-10-17 원예산업신문
나무 조각이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을 보고 먼 옛날 동서양의 철학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슨 원리로 나무가 물 위에 떠 있을까? 지금은 비중의 차이와 부력의 힘으로 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고대 동양과 서양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다. 동양에서는 나무 조각은 어떤 다른 것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물에 떠있다고 생각했다. 즉, 지구가 끌어당기는 중력의 개념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서양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나무 조각 자체에 어떤 뜨게 하는 힘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하여 중력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밀물과 썰물이 생기는 원리를 달과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했으나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던 그 당시 서양에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숲속에 있는 코끼리 사진을 볼 때 동양 사람들은 코끼리 전체와 코끼리가 있는 주변 환경을 주로 본다. 즉, 코끼리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아 밀림에 있는 코끼리와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는 전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은 코끼리가 처해있는 주변 환경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코끼리의 몸 천체를 머리, 다리, 코, 귀 등으로 나누어 관찰한다. 따라서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어떤 물체를 쪼개고 나누어 보는 분석능력이 뛰어나 근대의 과학이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영어에서 ‘분석하다’를 뜻하는 analysis의 어원에는 ‘나누다’, ‘쪼개다’의 의미가 있다. 우리는 사람과의 상호관계, 주변환경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남들에게 비쳐진 내 모습을 의식하여 식당에서 혼자 밥 먹는 것을 꺼린다. 반면 서양에서는 내 자신의 입장에서 나를 봐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공원에서도 혼자 자연스럽게 샌드위치를 먹는다.이와 같이 동서양은 사고방식이 많이 다르니 인삼을 보는 눈도 당연히 다르다. 동양에서는 인삼을 흙의 기운을 머금고 있는 명물로 본다. 깊은 산속에서 우주의 정기를 받고 자란 영험한 식물이라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단지, 광합성에는 효소가 작용하고 명반응과 암반응이 있다는 세부적인 것은 서양의 과학자가 밝혔지만 햇빛을 받고 광합성을 하니 우주의 정기를 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서양 사람들은 인삼을 인삼의 성분 그 자체로만 본다. 깊은 산속에서 자랐는지, 밭에서 자랐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 인삼의 지표성분인 사포닌이 얼마나 들어있고 숲에서 자란 것과 밭에서 자란 것의 성분은 얼마나 다른지에 주로 관심이 많다. 사포닌 함량이 같고 농약성분이 없다면 숲이나 밭에서 자란 것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정성분과 효능이 과학적으로 검정되어 제품에 정확히 표기되어 있는지가 관심사다.한편, 우리는 인삼의 연근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래될수록 좋다고 믿는다. 현재의 기술과 과학적인 방법으로 조사해 보면 4~6년근은 성분과 효능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보고가 많다. 서양 사람들의 생각으로 보면 6년근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현재의 분석기술로 밝혀진 것일 뿐이며, 연생이 오래될수록 많아지는 고분자화합물을 제대로 분리해 내는 새로운 분석기술이 개발된다면 그 차이는 분명이 있을 거라고 필자는 믿는다.6년근은 자본회전이 늦고 경영비가 다소 많아지는 단점도 있지만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더 많다. 6년근에서 수량과 품질이 가장 최고조에 이른다. 4년근에서 수확하지 않고 2년만 더 잘 관리하면 체형이 좋은 인삼 즉, 사람의 몸을 닮은 인삼이 많이 나와 소득을 2배로 올릴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무슨 비과학적인 체형을 들먹거리느냐고 비웃을 것이다. 그러나 인삼의 뇌두(머리), 동체(몸통), 지근(다리), 세근(털)의 사포닌 함량과 조성성분을 분석해 보면 부위에 따라 현저히 다르다. 따라서 각 부분이 조화롭게 자라 체형이 잘 갖추어진 인삼이 성분 면에도 좋은 것이다. 조상들의 지혜가 과학적으로 구명되지 못했을 뿐이지 경험에서 내려오는 소중한 것을 절대 무시해서는 안된다. 서양에서도 우리의 6년근 생산과 가공기술을 부러워하고 있으니 4년근과 6년근 생산정책을 적절히 조정하면서 경쟁력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서양 사람들은 동양의 깊고 신비한 정신세계를 동경한다. 특히, 지식인일수록 나이가 들수록 그 깊이는 더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인삼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고려인삼을 재배하여 관광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중장년층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농장체험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그러나 고려인삼의 소비를 전계층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니즈(needs)를 파악하고 효능을 과학적으로 구명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지구상에는 당뇨병 환자가 3억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비만인구와 노인인구의 증가 때문이라고 한다. 인삼이 당뇨병에 좋다는 보고는 많지만 임상연구 등 과학적인 데이터가 부족한 실정이다.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