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황인석 농산물품질관리원 아산사무소장·농학박사

이제 ‘로컬푸드’에 눈 돌려야 할 때다

2011-08-29     원예산업신문

   
최근, 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를 실천하는 로컬푸드(지역먹을거리) 직거래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이렇게 지자체들이 로컬푸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수입식품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식품사고로부터 국민의 밥상을 안전하게 지키고,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에게 신선한 먹을거리 제공과 농가소득 증대를 도모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필자는 이렇게 각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로컬푸드 직거래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며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는 원주시 농업인새벽시장(이하 원주새벽시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고찰했다. 원주새벽시장은 1994년 5월1일 처음 개장한 이후, 매년 4월 하순에서 12월 상순까지 매일 04시부터 09시까지 열린다. 원주시 농업인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전날 또는 당일 수확하여 직접 판매한다. 지난해는 1일 평균 고객수가 600~700명(연간 24만 여)이나 되며, 약 80억 원의 매상고를 올렸다. 시장의 운영주체는 농업인새벽시장원주시협의회이고, 관리주체는 원주시이다. 협의회에는 현재 426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판매장소는 6개 구역으로 나눠, 1구역은 친환경농산물을, 2~5구역은 원주시 13개 지역의 농업인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한다. 6구역은 상품구색용으로 일부 타 지역의 농산물도 판매한다. 또 판매자는 산지, 생산자명, 전화번호를 팻말에 표시하고 있다. 판매 수수료는 없고, 회원별로 원주시협의회 운영비 6만원과 자체협의회운영비(리·동에 따라 다름)를 연회비로 납부하고 있다. 원주시에서는 판매장소의 무료 제공과 포장용 비닐봉투구입비 50%를 지원하고, ‘원주시 농업인새벽시장 개설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새벽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용고객의 분포를 보면, 원주시 지역이 55% 정도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여주, 횡성, 제천, 평창, 홍천, 충주 등 지역의 소비자와 상인들이다. 고객수를 보면, 월·화는 4~5백명, 수·목·금은7~8백명, 주말은 1,500~2,000명으로 주말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월별로는 7월~9월이 성수기이다. 출하농산물은 채소류가 80%로 가장 많고, 과채류가 15%정도이다. 원주새벽시장의 성공요인을 분석해 봤더니, 시장의 접근성과 인지도가 양호하고, 소비자가 싱싱한 제철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어 고객수가 많고, 소비자가 생산자와 대면하며 상품을 구매 할 수 있어 신뢰와 안심이 된다는 점, 그리고 협의회에서 회원들에게 품질 좋은 농산물만 판매하도록 지도하고, 원주시의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필자는 현지조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보완해야할 과제를 제시하고 싶다. ①고객이 승차한 차량이 시장 내로 진입하는 것은 차량배기가스로 인해 상품의 오염과 신선도 저하가 우려되며, 시장의 질서차원에서도 동선 조정이 필요 ②판매가격은 소매화되지 않도록 가격결정에 주의 ③시장바닥은 에폭시로 포장하여 바닥먼지가 상품에 묻지 않도록 고려 ④빗물 등 튀김방지와 상품이 시들지 않도록 좌판대와 간이천막 설치가 필요 ⑤가격표시제 실시로 소비자의 알권리 충족 ⑥인터넷 검색사이트와 아이나비에 원주새벽시장 안내 표출 필요 ⑦상품구색용 품목 개발 및 연중생산 대책 필요 ⑧출하자 감소 대책 강구 ⑨생산자가 직접 만든 가공품 개발 및 판매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 ⑩수세식화장실, 택배 및 포장소, 휴식 및 편의시설 필요 ⑪농업인 판매구역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표시 필요하다. 필자는 본고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항에 주목했다. 로컬푸드는 각 지방에서 수집된 농산물이 서울가락도매시장이나 대형유통업체를 거친 후 다시 지방으로 분산되는 농산물과는 달리, 푸드마일리지(농산물이동거리)가 짧아 매우 신선하며, 유통비용이 절감되는 만큼 가격이 저렴하고 농가소득도 올릴 수 있다.아울러 도농 상생기능, 정보교환기능, 휴식기능, 자연경관보전 등 농업의 다면적기능이 있다.또한 여성농, 고령농, 소규모 농가에게 활동의 장을 제공하는 고용창출효과와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파는 즐거움으로 인해 유발되는 건강증진효과(의료비절감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