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순환식 수경재배로 환경을 살리자

2011-08-22     원예산업신문

   
이제 우리나라도 환경을 생각하면서 작물을 재배하는 순환식 수경재배 시설을 도입할 때가 된 것 같다. 수경재배는 토양대신 물이나 배지에 작물을 심고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녹인 배양액을 공급하면서 재배하는 방법으로 흙 없이 물에 녹인 무기질 비료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양액재배’라고 하기도 한다.수경재배는 1962년에 처음으로 시설원예에 도입되어 꾸준한 발전을 거듭한 결과 2009년 현재 1,252ha(2,890농가)에 달하게 되었고, 특히 수경재배로 생산한 파프리카는 수출이 증대되어 일본 시장의 68%를 점하게 되었다.그런데 화란 등 선진국에서는 95%, 일본에서는 45% 이상의 농가가 양액을 재사용하는 순환식 수경재배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수경재배 면적의 95% 이상이 양액을 재활용 하지 않는 비순환식을 적용하기 때문에 토양 및 하천 오염, 비료구입비 증가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순환식 수경재배의 장점으로는 첫째, 환경적 측면에서 토양의 염류집적 및 지하수 오염을 방지하고 수자원을 보호할 수 있다. 둘째, 경제적 측면에서는 배양액을 재사용함으로써 30% 정도의 지하수를 절감하고 30a당 1,130천원 가량의 비료 사용료를 절약할 수 있다. 양액을 재활용하지 않고 버리는 폐양액으로 인해 연간 355톤 이상의 비료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그동안 농촌진흥청에서는 한국형 순환식 시스템을 개발하여 수경재배농가에 보급코자 하였으나 순환식 시설에 필요로 하는 여과장치 및 살균장치, 양분의 조성농도 및 산도(pH)를 조절하는 보정장치 등의 설치가 비순환식(5∼7만원/평)에 비해 10∼15% 비싸 초기 투자비 상승에 부담이 있고, 주기적(2주 간격)으로 재사용 양액 분석에 따른 운영비 상승 등으로 순환식 시설 설치를 꺼려왔다. 또한 법적·제도적 장치 미비, 홍보 부족에 의한 농업인들의 인식 부족, 병 발생과 배양액관리 기술에 대한 농가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존재해 왔다.수경재배용 비료 가격이 오르고 친환경 재배가 절실히 요구되는 현시점이야말로 물과 비료의 사용을 줄이고 환경을 살리는 순환식 수경재배 도입에 박차를 가할 때라 생각된다. 순환식 수경재배 시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물론 학회, 연구소의 연구 및 기술 지원, 그리고 농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이미 설치된 비순환식 수경재배 농가에 대해서는 순환식 시스템의 전환에 필요한 시설비에 대한 지원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고 신규로 설치하는 시설원예 단지에는 순환식 양액재배시설의 설치가 의무화되어야 될 것이다.■이한철<농진청 시설원예시험장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