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작물역병 유전자 개발
농진청, 친환경방제 돌파구 찾아
2011-07-04 원예산업신문
작물을 말라 죽게 해 매년 큰 피해를 주는 작물역병을 친환경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새로운 항작물역병 유전자가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 주요 작물인 고추, 감자, 들깨 등의 역병 방제를 위해 토양 미생물에서 작물역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곰팡이인 ‘파이토프토라(Phytophthora)속’의 성장만을 특이적으로 저해하는 유전자군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항역병유전자군은 길항균(병원균의 생육을 억제할 수 있는 미생물)의 일종인 토양미생물 ‘YNB54’에서 분리한 총 10개의 유전자로 이루어져 있다. 이 유전자군을 대장균에 삽입해 실험한 결과, 작물에 역병을 일으키는 곰팡이의 균사 성장만을 특이적으로 저해하는 향균 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유전자의 한 부분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항균능력이 더욱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유전자군은 작물에 역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를 제외한 다른 식물 병원성 곰팡이에 대해서는 전혀 항균성을 보이지 않았다.작물역병은 토양전염병으로 물에 의해 이동?전파되기 때문에 토양의 온도가 높고 물 빠짐이 나쁘거나 습기가 많으면 발병되기 쉬어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강우량 증가는 역병균 창궐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국내에서는 현재 70개 작물에서 역병 발생이 관찰되었고, 역병균은 총 18종으로 조사되었으며, 가지과 및 박과 작물에서 피해가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고추의 경우 전국 평균 8~25%의 역병 발병률을 보이며, 이로 인해 해마다 1만톤의 수확량 감소로 700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다 주는 작물역병을 방제하기 위해 현재 합성농약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 농약은 적어도 2속 이상의 곰팡이를 비특이적으로 제어하고 있다. 이는 여러 곰팡이병을 동시에 제어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토양 생태계의 교란과 한 종류의 병원균에만 작용하는 농약보다 상대적으로 독성이 강해 사람과 가축에 보건위생학적 위해를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 토양미생물에서 분리·개발한 항역병유전자군은 기존 역병 방제 농약의 단점을 보완해 사람과 가축에 위해를 주지 않고 친환경적으로 작물역병균만을 제어할 수 있어 새로운 작물역병 약제 개발의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항역병유전자군에 대해 지난 4월 특허등록을 완료하는 한편, 앞으로 이 유전자군이 생산하는 항균물질의 구조를 밝히고, 항균물질의 대량생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기능성물질개발과 윤상홍 박사는 “이번 항작물역병 특이유전자 개발은 세계적으로 최초 사례로써, 무엇보다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친환경 작물역병 방제를 위한 원천 유전자를 발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