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내몸을 지키는 간식 베리(berry)
2011-06-27 원예산업신문
오후 4시. 정해진 일과표에 맞춰 생활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이라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언가 활력이 필요한 시간이다. 이때 간식을 찾게 되는데, 주로 먹게 되는 과자, 빵, 분식류는 맛은 좋지만 저녁식사 시간에 식욕을 떨어뜨려 영양균형 면에서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간식은 세끼 식사에서 부족하기 쉬운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먹는 음식이다. 그러므로 좋은 간식거리를 찾아 매일 규칙적으로 먹어준다면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 요즘, 유행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베리류는 간식거리로 더할 나위가 없이 좋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0대 슈퍼푸드에 블루베리가 뽑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블루베리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더니, 2011년 현재 베리는 기능성 음료와 화장품 시장에서 당당히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우리가 즐겨먹는 식품 1113가지의 항산화 능력(체내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능력)을 확인한 결과에서 베리류가 10위 안에 다섯가지나 포함된다고 발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베리는 기능성 과실, 젊음을 주는 과실로 인식하게 되었다. 베리류는 칼로리가 낮고 아미노산과 필수 지방산, 비타민과 미네랄을 함유하는 영양이 풍부한 식품이다. 그 중에서도 베리를 슈퍼푸드로 만들어주는 것은 탁월한 항산화 효과를 내는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의 함량이 다른 과실류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폴리페놀은 식물이 유해환경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물질로 항노화, 항암, 항염증 등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천연성분이고 뇌를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베리류는 안토시아닌이라고 하는 강력한 플라보노이드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는 베리류에 붉거나 푸르거나 자줏빛을 내게 하는 색소 성분이다. 이 또한 항산화 작용과 더불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항염증, 당뇨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일을 껍질째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유는 껍질에 몸에 좋은 색소 성분 즉, 플라보노이드가 집중해 있기 때문인데, 이 베리류는 과육 전체에 색소 성분이 가득하니 기능성 물질 함량이 풍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베리류는 씨까지 톡톡 터트리며 같이 먹게 되는데, 이 씨에는 심장질환에 좋은 오메가 3 지방산이 들어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기능성 물질이 풍부한 베리류의 매력을 일찍이 파악한 선진국에서는 다양한 베리 관련 상품들을 개발하였고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하였다. 베리류의 항산화 기능은 잼 등으로 가공해도 크게 변하지 않지만, 안토시아닌은 가열이나 가공에 의해 어느 정도 줄어들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날것으로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그래서인지 유럽 등지에서는 대형 마트에서 일반 슈퍼마켓에 이르기까지 색색의 베리 생과실을 스낵과 같은 간식으로 먹을 수 있도록 소포장되어 판매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종류는 많지 않으나 생과로 즐길 수 있는 베리들이 있다. 전통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오디, 복분자, 산딸기와 최근에 보급되어 재배량이 급증하고 있는 블루베리가 그것이다. 오디는 뽕나무 열매로서 5~6월에 수확하여 이용하는데, 한방에서는 ‘상심자’라 하여 예로부터 대머리를 예방하고 머리를 검게 하는 자양·보양제로서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노병 및 노화를 치료하는 생약으로 이용되어왔다. 복분자는 6~7월에 성숙하며, 항종양, 암유발 억제, 항산화, 콜레스테롤 저하작용 등의 생리적 기능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한방에서는 간 손상을 보하여 눈을 밝게 하고 성기능을 높이며 기운을 세게하고 발모를 촉진시킨다고 기록되어 있다. 산딸기 역시 6~7월에 수확하며 효능은 복분자와 유사하다. 마지막으로 블루베리는 항노화, 항암, 요도염, 뇌경색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고, 6~8월에 수확하여 이용된다. 공통적으로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베리류는 망막의 시각과 연결하는 로돕신의 재합성 작용을 활성화하여 시력을 보호하고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암, 신근경색, 뇌졸중, 염증, 노화 등을 예방하므로 종류 별로 효능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녹음이 짙은 싱그러운 5월이 되면 싱싱한 베리를 맛볼 수 있는 시기가 된다. 생과를 활용할 수 있는 시기는 이로부터 3개월에 불과하지만, 이 시기에 미리미리 준비하여 냉동하면 1년 내내 건강한 간식을 마련할 수 있다. 학업과 업무에 지친 내 몸을 위해, 과도한 스트레스로 약해진 면역력을 높이고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간식 베리를 챙겨 내 몸을 재충전하는 것이 어떨까?■이지현<농진청 인삼특작부 인삼약초가공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