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고품질 고려인삼 생산, 우리농촌 희망찾기

2009-11-18     원예산업신문

   
인삼의 학술적인 이름은 Panax gins-eng으로서 그리스어로 ‘Panax’는 만병통치약을 의미한다. 또한 인삼을 뜻하는 ‘ginseng’은 중국어 ‘renshen’에서 유래된 영문 표기로 ‘사람 모양의 뿌리’라는 의미로 오래전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재배 생산된 삼(蔘)만을 인삼(人蔘)이라 하였다. 이와 같이 고려인삼은 역사적으로 그리고 경험적으로도 그 효능이 입증되어 온 신비의 명약으로 한국의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임에 틀림이 없다. 예로부터 “인삼은 주인 발자국 소리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좋은 인삼을 생산하는 데는 재배농가의 노력과 정성이 그만큼 필요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좋은 인삼, 즉 품질이 높은 인삼이란 6년 동안 재배 후 수확했을 때 무게가 100g 내외로 적당하고 뿌리 모양이 사람 모양이며 병에 걸리지도 않고 붉은 색이 없는 흰색인 상태이어야 한다. 또 재배 중에는 잎과 줄기에 병이 걸리지 않아 건실하게 자란 인삼을 말한다. 효능 측면에서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효과가 있고 면역력 강화 등의 역할도 잘하는 그런 인삼을 고품질 인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고품질 인삼의 생산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인삼재배에는 화학비료 사용이 허용되지 않고 3∼5년간 같은 자리에서 자라며 토양에서 발생하는 병에는 등록된 농약도 없기 때문에 심은 후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사실 인삼을 심은 후에는 자연이 인삼을 키운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연에 맡기기 전에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심기 전에 흙 관리를 잘 하는 것이다. 흙 관리를 인삼 전문용어로 ‘예정지 관리’라고 한다.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인삼 예정지관리 표준지침서’에 따르면 물이 잘빠지고 바람이 잘 통하는 북향 또는 북동향 포장을 선정한 후 예정지 관리를 통하여 토양 pH 5∼6, EC 0.50dS/m 이하, 질산태질소 50mg/kg 이하, 유기물 15∼25g/kg, 유효인산 70∼200mg/kg 등 인삼이 다년간 자라는데 가장 적합한 조건으로 맞추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인삼을 재배한 적이 없는 땅이나 재배한지 최소 10년 이상 지난 땅에 호밀과 수단그라스 등을 재배하고 가을에는 15회 이상 수시로 갈아엎어 토양 조건을 좋게 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최소 1∼2년을 거친 후 인삼을 재배하여야 한다.한편, 이러한 예정지 관리의 노력은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기본적인 사항으로서 꼭 지켜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재배자의 기본 마음가짐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즉 1∼2년의 예정지 관리 후에는 3∼5년간 자연이 인삼을 키운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예정지 관리시기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욕심이 앞서서 질소 성분이 많은 퇴비 등을 사용하지 말고 좋은 퇴비를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녹색성장 시대에 우리 농업·농촌의 발전과 ‘신뢰받는 농업, 찾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에서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농산물 만들기’ 실천과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세계 최고의 약용식물인 신비의 고려인삼을 대충 준비해서는 얻을 수 없고, 자연의 도움으로 생산한다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흙을 준비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그러한 과정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고품질 고려인삼을 생산하고, 고려인삼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방법이 될 것이다.■배영석<농진청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