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푸른농촌 희망찾기’ 제2 새마을운동화 하자

2009-10-26     원예산업신문

   
우리는 70년대부터 시작된 새마을가꾸기 운동을 기억한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의 일이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보릿고개에서 막 벗어날 무렵이다. 아침이면 각 마을마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로 시작되는 새마을 노래에 모든 사람들의 단잠을 깨웠던 시기로 기억한다. 그 이후 우리는 산업화다, 민주화다, 개방화다 해서 그 새마을 운동 정신을 잠시 잊고 지냈다. 그러나 이제 다시 새마을 운동의 불씨를 지필 때가 왔다. 1970년초 새마을운동의 시작은 지붕개량, 마을안길 넓히고 포장하기, 농로 넓히기 등 기초적인 환경개선 사업부터 시작되었다. 이렇게 하다보니 마을의 모습이 바뀌고 농가소득 수준이 향상되어 농촌 주민에게 “하면 된다” 는 의식과 성취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빠른 경제성장의 부작용으로 인한 각종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90년대 초기 민주화·개방화 흐름에 따라 사회 곳곳에서 자기 몫을 챙기겠다는 지나친 이기주의와 탈법·불법, 무질서, 과소비가 판을 치면서 사회적 갈등이 빚어졌다. 대충 대충하는 적당주의, 왜곡된 교육열, 무조건 쓰고 보자는 과소비, 일확천금을 꿈꾸는 한탕주의, 빨리빨리 조급증 등을 총칭해서 일컫는 ‘한국병’이란 말이 유행되었고 근로자들이 힘든 일, 궂은 일,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풍조를 두고 이른바 3D현상이란 새로운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다.이러한 상황에서 2012년 우리가 목표로 한 세계 7위 국가 진입이 가능할 것인가? 새마을 운동 중앙회에서 자료를 정리하고 각 언론사들이 조사한 국민의식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새마을 운동을 해방 이후 가장 잘 된 정책(78.7%)으로, 대한민국 50년, 우리 국민이 성취한 가장 큰 업적(45.6%), 정부수립 이후 국가발전에 가장 영향을 끼친 사건(46.3%), 건국60년,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업적(40.2%)으로 기억하고 있다.따라서 이제 건강한 문화 사회 건설을 위한 국민의식 개혁운동, 환경보전운동, 농어촌 가꾸기 운동 등 푸른 농촌 만들기 사업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우리국민의 역량을 재결집할 때가 온 것 같다.최근 농촌은 농산물의 수입개방화, 인구의 고령화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앞으로 농촌이 풀어야할 핵심과제는 ‘어떻게 농촌의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농가 소득을 증대하고, 나아가 농촌 지역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가’로 요약할 수 있다. 기존의 ‘농업=생산’, ‘농촌활성화=농가소득 증대’라는 고정관념과 다른 발상이 필요하다. 첫째, 지속가능한 농촌개발을 지향해야 한다. 소득증대를 통한 경제적 지속성, 삶의 공간으로서 사회적 지속성, 풍부한 어메니티를 유지 보전하는 환경적 지속성을 강화시키는 균형 잡힌 개발이어야 한다. 둘째, 새로운 기능을 받아들이기 위한 농촌공간의 복합개발전략과 토지이용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농촌공간은 더 이상 농민과 농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농업인은 물론 비농업인의 거주공간과 휴양공간, 새로운 산업공간으로 농촌의 기능을 재설정하고 농촌개발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농업경영 다각화를 지원하는 농촌개발이 필요하다. 인프라 정비나 정주환경 개선 등 하드웨어적 개발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농업육성, 농식품의 상품화, 농촌 어메니티 자원의 발굴, 농촌관광활성화 등 새로운 소득원과 농촌개발 수요를 창출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넷째, 지방자치단체 역할과 주민참여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계획수립과 사업수행을 담당하는 지자체의 리더십은 물론, 농촌개발 사업의 집행과 결과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주민의 자발적 참여와 역량 개발이 요구된다. 농촌을 둘러싼 환경변화는 예측을 뛰어 넘는 폭과 강도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주도의 획일적이고 설계주의적인 농촌개발방식으로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개방과 경쟁 환경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농촌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변화하는 만큼 주민중심, 시장중심, 소프트웨어 중심의 농촌개발로 전환하여 다양한 성공모델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농촌의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오늘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기능과 역할을 수용할 수 있도록 농촌개발의 목적과 방법 모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한번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으로 “하면 된다” 는 위대한 우리 국민의 역량을 보여줄 때이다.■정해붕<농진청 채소과 농업연구관>